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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여행지 추천 | 여주 서민들의 생활 역사를 기록한 생활문화전시관, 여주두지

by 식인사과 2020. 10.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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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 여행을 끝내고 가장 기억에 남는 공간을 떠올리면 세종대왕릉과 여주두지가 생각난다. 세종대왕릉은 조선 시대 왕의 역사를 볼 수 있는 곳이고 여주두지는 여주 서민들의 근대 생활 역사를 볼 수 있는 곳이다. 전자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관 중심으로 만들어진 조선시대 역사박물관이라면 후자는 예술가와 여주 시민들이 '여강길 유랑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2년간 합심해서 만들어 낸 생활사 전시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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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곳 모두 여주라는 도시를 이해하기 위해서 꼭 들려야 할 곳이지만 시간이 없어서 단 한곳만 들려야 한다면 주저 없이 여주두지를 추천한다. '여주 시민의 100년의 희로애락'이 담긴 이 공간은 공간은 넓지 않고 전시된 물건도 많지 않지만 방향성을 잃지 않는 콘셉트와 잘 기획된 연구 과정으로 여주 서민들의 생활 역사를 알뜰하게 잘 담아냈다. 

 

 

내가 여행을 갔을 시기에는 코로나로 인환 휴관이 잠시 풀려서 재개관이 되어 있을 때였다. 하지만 지금 홈페이지를 보면 8월 코로나 재확산으로 인해 다시 잠정 휴관을 한 상태다. 

 

 

여주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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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문화전시관 <여주두지>는 일정 부분 여주지역 사람들의 삶을 표현하는 공간이자 집합체라고 할 수 있다. 보다 구체적으로 정의하면 특정한 물리적 공간에서 여주 주민들의 사회, 그리고 문화를 대상으로 이와 관련된 사회문화적 내용을 일정 부분 담고 있는 문화공간이라고 규정할 수 있다. 
예술가들은 이런 환경에서 삶의 층 위에 담긴 여주시민의 생활과 문화 등을 사회적 가치로 조망하기 위해 2016-17년까지 여주의 12개 읍·면·동 마을을 유랑하면서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주민들이 들려준 삶의 경험과 지혜에 관한 진솔한 이야기와 손때 묻은 표징을 채집하여 창작 작품으로 재구성하였다.
이 기간 채집된 내용은 여타 고고학이나 미술사 자료와는 달리 여주지역 사람들의 일상적인 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된 물건과 이야기들로 누구나 고민하는 문제와 크게 다르지 않다. 보다 구체적으로 정의하면 여주시민들의 사회, 그리고 문화를 대상으로 이와 관련된 사회문화적 내용을 일정 부분 담고 있다.사람(人間)과 삶(世界)에 관한 인문학적 담론 | 글/박李창식 | 대안공간 문화살롱공 대표

 

 

문을 열고 들어가면 아기자기한 공간과 함께 큐레이터 한 분이 반갑게 맞이해 주신다. 여주에 대한 애정이 듬뿍 담겨 있는 큐레이터분의 공간에 대한 설명을 듣고 안으로 들어가면 여주 서민들의 손 때 묻은 다양한 생활 물건들을 볼 수 있다. 어떻게 이런 것까지 모을 수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소박하고 재미있는 물건들이 많고 물건에 담긴 소소한 추억들도 함께 기록되어 있다. 

 

가벼운 봇짐을 꾸려 여주 사람들이 들려주는 삶의 경험과 지혜가 담긴 물건을 따라 여정을 하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삶의 의미를 되새겨 나를 돌아보는 계기가 될 것이다. 

 

 

여주두지에는 단순히 역사적인 기록물만 있는 것이 아니다. 지역의 특산품이나 공간의 특성을 잘 채집해서 캐릭터 작업을 거친 아이디어 상품들도 있었다. 이런 작업이 가능했던 이유는 아마도 지역을 잘 이해하는 예술가들이 함께 작업했기 때문일 것이다. 개인적으로 금사면 이포리의 '참외로운 뱃사공'과 가납읍 연대리의 '산가지할아범'이 제일 마음에 들었다. 

 

 

어렸을 때 보던 위인전을 봐도 그렇고 과거의 기록을 보존하고 있는 다양한 박물관에 가면 대체로 유명한 사람들의 이야기나 역사적으로 큰 사건 중심으로만 기록되어 있다. 이 세상의 모든 것을 기록할 수 없기에 당연한 부분이라고 생각하지만 언젠가부터 서민들의 일상적인 생활문화를 기록한 전시관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아래에 나와 있는 공간은 여주에서 오랜 기간 이발사로 일한 변태한 할아버지의 물건을 전시한 곳이다. 자신의 삶과 함께 해 온 이발 의자를 제공하고 인터뷰를 하면서 할아버지는 어떤 생각을 하셨을까. 이처럼 여주두지에는 소위 말하는 유명한 사람들의 기록이 없다. 그래서 기록에 담긴 모든 이야기 속에는 잔잔한 울림이 있다.     

 

 

여주에서 자라는 식물들의 표본을 전시해 놓은 공간이다. 이것 역시 역사적 보존 가치가 있는 대단한 풀들이 아니다. 여주의 일상과 함께 해 온 흔하게 볼 수 있는 식물들이다. 그런데 이렇게 전시해 놓으니까 왠지 이제는 사라진 희귀한 식물들을 보는 것 같았다. 같은 물건이라도 가치를 담아내는 방식과 사물을 바라보는 시선에 따라 다르게 보일 수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오래된 사진을 여러장 인쇄해서 입체적인 느낌으로 작업을 한 결과물이 인상적이었다. 그냥 사진만 전시했으면 의미는 있어도 밋밋한 느낌이었을 텐데 이렇게 해놓으니 재미있는 예술작품을 보는 느낌을 받았다. 

 

 

아래 사진은 마을 안에서 오랜 기간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의 인물 관계도를 유쾌하게 그려내 전시물이다. 51년 우정, 술친구, 형님동서, 단짝친구 등 마을 사람들과 직접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으면 알 수 없을 법한 알콩달콩한 이야기가 그림 한 장에 담겨 있다. 그림을 보면서 나의 생활사나 내가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을 이렇게 재미있는 이야기로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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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이 크지 않기 때문에 조금 천천히 공간을 둘러본다고 하더라도 30분 정도면 충분히 볼 수 있다. 꼭 여행차 들르지 않더라도 여주에 갈 일이 있을 때 잠시 여유 시간이 나면 꼭 가보기를 추천한다. 특히 마을공동체 또는 지역 기반의 문화기획 관련 일을 하고 있는 기획자라면 많은 영감을 받을 수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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