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복서'는 2019년 12월 4일에 연재를 시작한 네이버 웹툰이다. 매주 목요일에 연재하고 있으며 현재 네이버 목요 웹툰 중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정지훈 작가가 마지막 클라이맥스 장면을 먼저 떠올린 후 그리기 시작했다고 한다. 더복서는 '그 마지막 장면에 도달하기 위한 만화'로서 1화에 등장해 주인공 '유'에게 말을 건네는 노란 머리 캐릭터가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하는데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더복서는 간결하고 날카로운 그림체가 매력적인 복싱 만화다. 그림은 간결하지만 시원한 타격감과 빠른 이야기 전개 덕분에 1화부터 매우 몰입하면서 보게 된다. 처음 웹툰을 보기 시작했을 때는 어두운 내면을 지닌 '유'가 주인공인 줄 알았는데 이야기가 전개될수록 등장인물들마다의 비하인드 스토리가 드러나면서 이야기가 굉장히 입체적으로 그려진다.
지금까지 '유'를 포함해서 총 9명의 캐릭터에 대한 이야기가 그려졌는데 카심 알 하자드편을 제외하고는 모든 캐릭터에게 감정이입이 되었다. 나와 전혀 관련 없는 복싱이라는 장르에 대한 이야기지만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서사들은 나의 삶의 어딘가와 묘하게 닮아 있었다.
노력을 뛰어넘는 재능에 대한 이야기가 베이스에 깔려 있지만 이야기의 서사는 노력형 캐릭터인 인재와 다케다 유토에게 집중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얼마 전 이야기를 마친 다케다 유토 편의 마지막화를 보고 나서는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최고의 재능과 최고의 노력의 대결이라는 단순한 구도 속에서 다케다 유토의 극한의 성장과정을 지켜보는데 만화를 보는 내내 숨을 쉬기 어려울 정도로 몰입하면서 봤던 것 같다.
정지훈 작가를 처음 알게 된 것은 레진코믹스의 '모기전쟁'을 통해서다. '모기전쟁'은 모기가 지구 최강의 포식자로 거듭난 후 100 후의 미래를 그리고 있는데 인류는 마지막으로 살아남기 위해 김박사라는 사람이 남긴 연구자료를 찾는다는 단순 구도 속에서 이야기를 끌고 나간다. 작가 스스로 인터뷰를 통해 '그림은 노력, 연출은 재능'이라고 말한 것처럼 단순한 그림체 속에서 흡입력 있는 이야기가 매력적인 작품이다. 이 작품은 엄청난 인기 속에 단행본으로도 출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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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웹툰에는 수준급 작품들이 정말 많지만 더복서는 탑티어에 드는 작품들 안에서도 1,2위를 다툴 정도로 수준이 높은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나의 개인적인 순위로는 수요 웹툰의 '고수'와 함께 나란히 공동 1위를 달리고 있다.
어느 정도의 재능은 누구에게나 있지만 압도적인 재능을 타고나는 것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인류의 역사를 되돌아보면 어떤 분야든 역사적으로 큰 획을 긋는 것은 언제나 극소수의 재능파였지만 그 그림을 완성시키고 더 나은 그림으로 만드는 것은 언제나 노력파의 몫이었다.
더 복서는 나의 재능은 어디까지인지, 나의 노력은 얼만큼이어야 하는지 곱씹어 볼 수 있게 하는 만화다. 이 만화는 아마도 웹툰계의 한 획을 긋는 만화가 되지 않을까. 만화 원피스처럼 아주 오래오래 연재했으면 좋겠다.
나만 보기 아까운 웹툰 시리즈 01
꽃만 키우는데 너무 강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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