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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기술연구소/기계공방

가난한 청년의 올레 스퀘어 탐방기

by 식인사과 2014. 7.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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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모바일 기기에 관심이 많다. 더 넓게는 기계 자체에 관심이 많다. 원래 이렇게 관심이 많지는 않았다. 2009년까지만 해도 핸드폰은 통화와 문자만 하면 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편이었고 그래서 비싸게 핸드폰을 구매하는 친구들을 잘 이해하지 못했다. 네이버 중고나라에 가면 단돈 3만원에 문자와 통화가 아주 잘 되는 폰들이 널리고 널렸는데 왜 수십만원을 주고 폰을 사는지 그 때에는 그런 모습을 보며 좀 사치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러다가 대안학교에 와서 어줍잖은 지식으로 교사실 컴퓨터 수리공이 되고 청소년 친구들과 만나면서 모바일 소통이 늘어나면서 어느 순간 기계를 좋아하게 되었다. 고장난 컴퓨터를 고치려고 2~3시간 끙끙대고 난 후 맑은 팬소리를 내며 작동하는 본체를 보면 마치 외과의사가 어려운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나왔을 때의 비스무레한 성취감을 느끼곤 했다.

 

 

 

 

그렇게 기계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모바일 기기에도 더욱 큰 관심을 가지게 되었지만 기본적으로 기계에 들어가는 부품들이 비싼 까닭에 매번 나오는 신상을 사기에는 주머니가 너무 가벼웠다. 그래서 주변 사람들이 신상을 살 때마다 양해를 구한 후 기계를 만져보곤 했는데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모델은 지극히 한정적이라 좋은 품질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외국 제품들을 만나기는 어려웠다.

 

 

 

 

그래서 찾게 된 올레 스퀘어. 진작에 한 번 가보려고 했었는데 나와 비슷하게 기계를 좋아하는 졸업생 친구가 있어 겸사겸사 같이 가게 되었다. 올레 스퀘어는 광화문역에 내려서 조금만 걸으면 바로 찾을 수 있다. 홀이 넓고 사람도 많아서 다소 산만하기는 하지만 오히려 그런 분위기 속에서 아무 눈치 보지 않고 기계를 편안하게 써볼 수 있었다. 

 

 

 

 

2층에는 사람이 거의 없었는데 미래 시대 스마트홈과 스마트 비지니스에 대한 전망이 담겨 있는 기계들이 전시가 되어 있다. 상용화 되기에는 아직 준비가 덜 되었는지 이것저것 만져보는데 좀 뭔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계속 받았다.

 

 

 

 

 

뭐- 어차피 1층의 모바일 기기들을 보러 온 거니까 다시 1층으로 고고싱! 레퍼런스가 갑이라고, 넥서스5가 갑이라고 그렇게 전도를 하고 다녀도 아무도 넥서스5를 사지 않아서 이번에 처음 만져보게 되었다. 직접 만져 본 느낌은 '안드로이드계의 끝장판'이라는 점. 저렴한 가격까지 함께 고려하면 넥서스5는 그 당시 나온 폰 중에서는 베스트 오브 베스트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좋은 폰을 우리나라에서는 이통사들의 횡포 때문에 쉽게 접할 수 없다. 매우매우매우 슬픈 사실이다. 흙흙.

 

 

 

 

그래도 이번에 가장 놀란 건 요녀석, 엑스페리아Z2! 넥서스5가 안드로이드계의 끝장판이라면 이 녀석은 폰카의 끝장판이다.

 

 

 

 

2,070만 화소 카메라는 정말 장난이 아니다. 거기에 소니만의 카메라 노하우가 다양하게 접목이 되어서 그런지 정말 카메라 기능 하나만큼은 끝내준다. IPS의 맑은 화면은 찍은 사진을 더욱 깔끔하게 재현해준다. 다른 기능도 물론 훌륭하지만 카메라 하나만 놓고 봐도 이 녀석은 명기라고 불릴 수 있을 것 같다.

 

 

 

 

고급스러운 메탈 제잘의 외관, 경박스럽게 가볍지 않고 기계만의 특징을 살린 묵직한 무게감, 소니 특유의 디자인 철학이 녹아난 제품 디자인- 그 동안 다양한 안드로이드폰을 접하면서 좋긴 하지만 운영체제의 한계 때문에 갖고 싶다는 생각을 해 본적이 한 번도 없었는데 이 녀석은 완전히 나를 사로잡았다. 아마 내가 안드로이드로 갈아타게 된다면 이 녀석을 첫타자로 지목할 것 같다. 

 

 

 

 

 

 

*

올레 스퀘어가 좋은 점은 나처럼 가난한 청년들도 평소 호기심을 가지고 있는 제품들을 만져볼 수 있다는 점이다. 두 제품만 리뷰를 남겼지만 이 외에도 한국에서는 보기 힘든 엘지의 L시리즈 폰이라든지 일상에서는 잘 보이지 않은 센상 베가 브랜드도 모두 전시되어 있다.

 

돈이 없어 매번 신상을 지르기 어렵다면 이렇게 제품이 잘 전시되어 있는 곳에 가서 접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나 같은 경우 올레 스퀘어나 하이마트, 삼성 전시몰 등을 가끔 방문해서 이것저것 구경하다고 오곤 한다. 처음에는 좀 뻘쭘하긴 한데 익숙해지면 그냥 편안해진다. 자자- 그럼 다음 코스로 가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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