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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학교/수업과교실

[동아리] 몰라의 여덟번째 겨울 여행 '빙.신.들'

by 식인사과 2014. 1.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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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3일부터 15일까지 2박 3일간 몰라 여행을 다녀왔다. 이번 여행의 제목은 '빙어 잡는 신가경과 호빗들' 줄여서 '빙.신.들' ㅋㅋ 여름이야 아무 곳에서나 발 뻗고 자면 그만이니 여행 아이템이 많은 편이지만 겨울은 날씨가 추워 활동적인 청소년 친구들과 다녀올 곳이 많지 않다. 그래서 몇 번의 몰라 회의 끝에 나온 결론은 빙어 잡으로 가자! 그래서 빙어 축제로 유명한 곳들을 물색했고 교통비가 거의 들지 않는 청평 빙어 축제를 가기로 결정했다. 

 

청평역에 내리니 365마트, 레몬마트, 삼성마트 등 다양한 마트에서 펜션까지 픽업 차량을 지원해주고 있었다. 우리는 365마트 차량을 이용했는데 우리가 탄 차가 사장님이 직접 운전하시는 차였다. 학생들끼리 놀러 온 게 이뻐보이셨는지 여행 끝날 때까지 서비스로 차량 픽업을 지원해주셨다. 다시 한 번 감사의 인사를.. 꾸벅!

 

 

 

 

마트 픽업 차량을 타고 룰루랄라 이동 후 엄청난 식재료들을 구입 후 펜션에 도착! 호화로운 펜션을 보고 다들 엄청 좋아했다능 ㅋㅋ 내부로 들어가니 벽난로가 있는 아늑한 인테리어에 모두들 대감동했다. 물론 나도 대감동, 흙흙.  자유롭게 시간을 보낸 뒤 차차쌤이 준비하신 재미있는 게임을 했다. 처음에는 둘이 짝을 지어 엉덩이로 밀어내기 게임을 했는데 너무 우당탕탕 놀았는지 민원이 들어와 바로 다음 게임으로 고고싱!

 

 

 

 

 

스피드 게임인데 퀴즈 내용은 학교 사람들 이름 맞추기! 학교 인원이 늘어나면서 모르는 선후배들이 많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설명도 잘하고 맞추기도 잘 맞추는 것을 보니 이래저래 같이 하는 활동들이 많았던 것 같다.

 

 

 

 

 

다음 게임은 초성 게임. 세 글자의 초성을 주고 초성에 맞는 단어를 연상하는 게임인데 상대편이 준 초성으로 진행을 해야 해서 많이 어려웠다. 그래도 끙끙거리며 열심히 문제를 풀고 있는 친구들 ㅋㅋ 귀요미!

 

 

 

 

 

이번 여행에서 식사 당번은 교사의 도움 없이 진행하기로 했다. 작은나무 친구들이 준비한 메뉴는 불닭볶음면과 베이컨 떡말이. 시작은 순조로웠으나 볶음면을 1시간 동안 끓이면서 아주 부드럽게 불어버렸다 ㅋㅋ 볶음면을 끓일 때 어떻게 해야 할 줄 몰라 안절부절하는 영우의 벙찐 표정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마무리를 해서 다행히 저녁을 먹을 수 있었다. 이런 것을 보면 학교 소박한 밥상 수업이 아이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는 것 같다. 불닭볶음면은 처음 먹었는데 제법 매웠다. 그런데 몇몇 아이들은 너무 매웠는지 먹으면서 소리 없는 아우성을 팔락팔락 ㅋㅋ

 

 

 

 

교사워크숍 때 담쟁이쌤이 가져오신 새로운 방식의 윷놀이를 가져갔는데 아이들과 재미있게 할 수 있었다. 몇몇 친구들은 카드를 가지고 와서 원카드를 열심히 하고 한 친구는 큐브에 푹 빠져서 하루 종일 큐브를 돌리기도 했다.

 

 

 

 

자유시간에는 핸드폰 사용도 허락된다. 스마트폰에 몰입하는 청소년 친구들을 어른들은 대부분 얼굴을 찌푸리며 보지만 이들이 스마트폰을 어떻게 활용하는지를 조금 더 유심히 볼 필요가 있다. 나 같은 경우는 혼자 구석에 쳐박혀 스마트폰을 할 때는 잔소리를 하지만 이렇게 함께 모여서 스마트폰을 할 때는 내버려두는 편이다.

 

 

 

 

 

다음 날 아침- 아침 당번이 모여서 식사 준비를 했다. 이번 여행에서는 몰라 졸업생 친구들이 두 명이 함께 했다. 졸업생과 재학생이 서로 오붓하게 모여서 음식을 하는 모습이 참으로 아름다워라! 이번 메뉴는 석규표 김치찌개였는데 매사에 준비를 꼼꼼하게 하는 녀석이라 집에서도 한 번 연습을 하고 왔다고 한다. 메모해 온 스마트폰 노트를 보고 쓱쓱쓱쓱 요리를 하더니 금세 김치찌개를 만들었다. 맛은 조금 오묘했지만 ㅋㅋ

 

 

 

 

밥을 먹고 옷으로 완전 무장을 한 후 빙어 잡으러 출발! 픽업해주시는 분이 더 잘 잡히는 곳으로 안내해주신다고 해서 그리로 갔는데 윽.. 빙어는 없고 송어와 산천어 잡는 축제에 내려주셨다. 낚인 건가.. 그래도 이왕이면 작은 것보다는 큰 게 좋겠지 싶어 낚시대를 구매한 후 낚시를 시작했다. 얼음 두께가 거의 30센티가 넘는데 그래서 얼음을 뚫어주는 기계가 따로 있어서 편하게 시작할 수 있었다.

 

 

 

 

여행 오기 전 다른 빙어 축제에 가서 한 마리도 낚지 못했다고 의기소침해져있던 나영우군. 이번에는 어떻게든 잡고 말겠다는 필살 각오가 자세에서부터 느껴진다. 하지만 이 날 우리는 한 마리도 잡지 못했다.. ㅠ.ㅠ

 

  

 

 

5분.. 10분.. 30분.. 1시간이 지나도 고기가 잡히지 않았다. 두개의 눈으로는 부족해서 열 개의 눈을 부릅뜨고 지켜봤지만 초보 낚시꾼들에게 너무 가혹한 송어의 송심에 결국 절망하고 철수해야 했다. 오, 통재라.

 

 

 

 

이번에 졸업하는 우현군과 올해부터 통합교사로서 교사회 멤버가 된 다리쌤. 다리쌤은 극회를 통해 연극을 하셨던 분이기도 하고 글쓰기도 좋아하셔서 나랑 관심사가 비슷한 것 같다. 부디 오래오래 배움터길을 지켜주시기를 ㅎㅎ

 

 

 

 

우현이와 석규와 기분 좋게 사진 한 컷, 찰칵! 기계매니아인 석규는 나와도 통하는 점이 많아 둘이서 기계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하는 편이다. 이번에 졸업하는 우현이는 내가 이 곳에 처음 교사로 일하게 될 때 십인생으로 같이 들어왔고 몰라 동아리도 함게 했고 큰나무 시절 때는 담임도 하는 등 다양한 관계로 많은 정을 쌓은 친구인데 이렇게 졸업하게 되다니 감회가 새롭다. 어디를 가서도 잘할거야!

 

 

 

 

이번 여행에서는 처음으로 졸업 파티를 했다. 케이크를 세팅하고 초를 꼽고 졸업 축하 노래를 불러주고 졸업생들에게 한마디씩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이런 낯간지러운 프로그램을 싫어할 줄 알았는데 모두들 졸업생인 우현이에게 어떤 점이 그 동안 고마웠는지 졸업하면 어떻게 지냈으면 좋겠는지 등 자기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진지하게 멘트를 하는 친구들을 보면서 그만 감동받아버렸다. 우왕, 너무 멋있다! 

 

 

 

*

몰라 여행은 이제 햇수로는 5년차가 되었다. 한 친구의 사진 프로젝트에서 시작한 아주 작은 동아리였는데 이제는 졸업생들도 놀러 오고 졸업파티도 하고 제법 멤버십도 견고한 멋진 동아리가 되어가고 있다. 사실 여행을 가기 전에는 학기 중 바쁜 일상에 치여 살던 몸을 쉬게 해주고 싶은 생각이 간절하지만 여행 안에서 아이들의 즐거운 모습을 보면서 되려 힘을 얻고 돌아온다. 이번에도 여행이 끝나고 전철역에서 재미있었냐는 질문에 다들 '네~~'라고 답을 하는 친구들을 보며 이번 여름에는 어디를 갈까 벌써부터 고민하고 있다 ㅋㅋ 즐거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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