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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도서관/나혼자맛집

과천맛집 | 유기농 식재료로 만든 친환경 동네 식당, 바오밥나무

by 식인사과 2020. 8.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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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태어난 곳은 서울이다. 하지만 누군가 고향을 물어보면 과천이라고 답한다. 지금은 결혼을 하고 의왕에 자리를 잡았지만 의왕으로 오기 전 대략 27년 정도를 과천에서 살았다. 지금은 재건축으로 고층 아파트들이 들어서면서 도시 환경이 좀 볼품없게 변했지만 예전에는 5층짜리 주공 아파트들과 예쁜 빌라들, 자연 풍경이 잘 어우러지는 전원형 도시의 모습에 더 가까웠다.


과천은 정치적으로는 보수에 대한 지지도가 높으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풀뿌리 민주주의가 발달한 묘한 곳이다. 초중고 일반학교가 잘 운영이 되면서도 공동육아, 대안학교, 방과후 학교 같은 대안적 교육 활동도 동시에 잘 이루어지는 곳이다. 생협 활동도 다른 지역에 비해 활발한 편인데 2013년에 식생활 교육 활동을 해 온 엄마들이 지역 주민과 성장기 청소년들에게 좋은 먹거리를 제공하고자 만든 친환경 밥집을 만들어서 8년 가까이 운영하고 있다. 그곳이 바로 오늘 소개할 '바오밥나무'다. 

 

 

과천은 베드 타운에 가깝기 때문에 번화가라는 개념이 없다. 그래서 어렸을 때는 친구들과 놀려면 안양이나 범계에 가서 놀았다. 그나마 과천 중앙청사역 인근에 이것저것 먹거리 가게들이 많이 있는데 바오밥나무는 이 인근의 빌딩 2층에 자리 잡고 있다. 

 

 

 

 

바오밥나무 홈페이지에 가보면 바오밥나무가 음식을 대하는 10가지 약속이 나와 있다. 초창기에 세운 단체 철학인 것 같다. 홈페이지는 관리가 잘 되지 않아 최신 정보가 별로 없지만 가게에 대한 전반적인 분위기를 엿볼 수 있다. 오프라인 매장 안에도 유기농 식재료로 만든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정보가 곳곳에 비치되어 있다. 

 

<바오밥나무의 10가지 약속 >
모든 음식은 친환경 유기농 재료를 사용합니다 
재료와 원산지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합니다 
자극적인 맛보다는 저지방, 저당, 저염식을 추구합니다 
바른 먹을거리 전문가들이 지속적인 메뉴 개발을 합니다 
김치 & 피클 & 소스 & 마요네즈 등 부재료를 직접 만듭니다 
아이들이 현금없이 이용하는 회원 적립제를 운영합니다 
친환경 먹거리로 아이들을 함께 키우는 마을 공동체에 기여합니다 
주민 생산 제품을 이용하는 로컬푸드시스템을 만들어 갑니다 
수익의 1/3 이상을 공익사업을 위해 사용합니다 
지역사회 일자리를 창출합니다

 

 

나는 이 날 치킨까스 덮밥을 주문했다. 김치치즈볶음밥 다음으로 제일 저렴한 메뉴였지만 가격은 9,000원이다. 과천 인근의 일반적인 식당 음식 가격과 비교하면 대략 1.5배 비싸다고 볼 수 있다. 유기농 식재료 자체가 일반 식재료보다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음식 메뉴가 비싼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그 전에도 바오밥나무를 이런저런 일 때문에 방문한 적은 있지만 밥을 먹어본 것은 처음이다. 치킨 속살이 마치 안심 스테이크 고기를 먹는 것처럼 식감이 부드러웠다. 간도 적절하게 잘 맞아서 아주 맛있게 먹고 나올 수 있었다. 

 

 

창문이 공원 쪽으로 뚫려 있어서 혼자 가면 창가 쪽 식탁에 앉아서 먹어도 좋을 것 같다. 실내 테이블은 창가 붙박이 테이블을 제외하고 4인 테이블 5세트가 있다. 단체로 갈 경우 20여 명까지는 커버가 가능하다.

 

 

이 곳 말고도 비슷한 콘셉트의 협동조합 형태로 운영되는 마을카페 통이라는 곳이 있었는데 어떤 이유인지는 몰라도 얼마 전에 문을 닫았다. 추측하건데 일반적인 식당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이 발목을 잡은 것 같다. 바오밥나무도 높은 가격 때문에 자주 가기에는 좀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이다. 인근 지하 식당가에 가면 저렴한 가격에 푸짐하게 밥을 주는 곳이 있기 때문에 더 비교가 되는 것 같다.

 

하지만 가격보다 좋은 식재료에 더 방점을 두는 분들이라면 꼭 한 번 들를만한 곳이다. 어린왕자의 바오밥나무를 콘셉트로 공간을 만들었기 때문에 매장 인테리어도 아기자기하고 따뜻한 느낌을 준다. 친환경 먹거리로 음식을 만들기 때문에 유아나 어린 자녀와 함께 외식을 해야 하는 가족들이 가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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