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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과경제/사회적경제

소셜벤처경연대회 2차 연수 후기!

by 식인사과 2013. 9.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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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더불어가는길센터에서 새로운 청소년 사업을 준비하면서 다양한 청소년 단체들과 미팅이 있었다. 유스바람개비를 시작으로 로드스꼴라, 하자센터, 시흥시청소년복지센터, 스타칼리지, 아름다운배움의 대표자분들과 만나면서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다. 그 중에 나의 귀를 솔깃!하게 만든 이야기가 바로 소셜벤처경연대회였는데 왠지 센터가 앞으로 할 일에 대해서 좋은 자극제가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접수 기간을 알아보니 한 달 정도 남아서 포기할까도 생각했지만 기획서를 정리하는데 도움이 되겠다 싶어서 그냥 무작정 신청하게 되었다.

 

학교에서 지겹도록 프로젝트 기획서를 써보기도 했고 여러 재단이나 단체에 제출하기 위해 기획서를 써본 경험도 많아서 어쨌든 초기 기획서는 쉽게 쓸 수 있겠다 싶었는데 사업화 모델에서 발목이 딱 잡혔다. 생각해보니 그 동안 사업화 모델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해 본적이 없었다는 것을 그 때 처음 알았다. 정신없는 학기 말 일정, 게다가 마감 날짜 바로 그 날에 출발 예정인 자전거 여행 준비에 이리저리 치이면서 마감날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젠장! 어쨌든 쓸거야! 그래서 그 동안 솜노트에 기록했던 아이디어 노트를 다 풀어놓고 써낸 초기 기획서- 분명 허접했지만 그래도 그 정성이 보였던 것인지 난 대략 7:1의 경쟁률을 뚫고 아이디어 부분 예선을 통과할 수 있었다. 만세!

 

오리엔테이션과 1차 연수를 거쳐 이 날은 2차 연수를 받으로 가는 날- 1차 연수 때까지는 하루 안에 끝나는 프로그램에어서 서울 한 복판에서 진행이 되었는데 2차 연수는 1박 2일 프로그램이라 국제청소년센터에 있는 유스호스텔에서 진행이 되었다. 처음에는 얼마나 멀겠어 싶었는데 5호선 종점 방화역에 있는 것을 알고서는 오마이갓!을 외쳤다능 ㅋㅋ 그래도 시설이 깔끔하고 쾌적해서 편안하게 지낼 수 있었던 것 같다.

 

 

 

 

센터 정문 간판에 붙어 있는 연수 프로그램 안내문- 생각해보니 이런 식의 연수는 처음 받아보는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안내문을 보자마자 기대, 호기심, 걱정, 설렘 등의 감정이 한꺼번에 몰려왔다. 음... 재미있을..거..야 ㅋㅋ 

 

 

 

 

엘레베이터 안에도 붙어 있는 안내문들. 엘레베이터 들어가는 문 앞에도 이 곳에도 사방에 붙어 있는 안내문을 보고 왠지 이번 연수 빡셀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도 연수는 빡세야 제맛이지. 연수니까!

 

 

 

 

이번 소셜벤처경연대회에는 전체 1119팀이 신청을 했고 그 중에 대략 400여팀이 예선을 통과했다고 한다. 그 중 일반 아이디어 부분은 총 420개팀이 지원했는데 60개 팀이 예선을 통과했다. 나름 높은 경쟁률을 뚫고 올라온 만큼 뿌듯함도 있었지만 그만큼 부담감도 있었다. 애초 목표는 예선 통과를 해서 역량 강화 프로그램을 받는 것이었지만 여기까지 오니 본선 통과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아무튼 내가 제일 먼저 도착했다능, 으쌰!

 

 

 

 

더불어가는길센터 김석윤. 학교에서는 '허실'이라는 별명으로만 불리다가 이렇게 외부로 나와서 내 이름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면 왠지 낯설다. 별명도 내 이름이고 실명도 내 이름인데 왜 이리 느낌이 다른지 모르겠다 ㅎㅎ

 

 

 

 

국제청소년센터 유스호스텔은 공간이 깔끔해서 좋았다. 숙소도 정리 정돈이 잘 되어 있고 전반적으로 정갈한 느낌이어서 편하게 사용할 수 있었다. 우리가 메인 공간으로 사용한 하모니홀도 이렇게 세미나나 연수 프로그램을 돌리기에 잘 정돈이 되어 있었다.  

 

 

 

 

하모니홀에 들어가니 앞쪽에 나를 반겨주는 현수막! '새로운 세상을 만드는 평범한 사람들의 특별한 도전'이라는 문구가 마음에 들었다. 나는 과연 새로운 세상을 만들려고 하는 걸까, 나의 도전은 정말 특별한 것인가, 지금 기획중인 청소년 멘토링 프로그램이 과연 성공할 수 있을가, 그리고 이 작업을 통해 난 행복할 수 있을까- 현수막을 보면서 잠시 잠깐 이런 생각들을 했다. 결국 이 작업을 통해 나도 행복해져야 할 텐데 지금은 그런 생각을 할 여유가 별로 없는 것 같다. 

 

 

 

 

그래, 이런 게 행복한 거지! 하지만 연수 내내 주구장창 먹은 건 커피 뿐. 기획안 멘토링을 받을 때마다 엄청나게 뜨거워진 머리를 식히기 위해 카페인이 필요했다. 카페인 충전하고 소진하고 충전하고 소진하고를 반복하다보니 하루에 마신 커피만 열 잔은 넘은 것 같다. ㅠ.ㅠ

 

 

 

 

앉자마자 노트북과 에그 세팅- 1시 반이 시작이었지만 사람들이 오지 않아서 거의 한 시간 가까이 기다렸다. 대구에서 일어난 기차 사고 때문에 늦게 오는 사람들도 있었다. 하지만 생각보다 사람들의 참여도가 적어서 좀 놀랐다. 나를 포함해서 전체 참여한 팀이 20개도 안되는 것 같았는데 그래도 더 좋았던 것은 덕분에 더 많은 멘토링을 받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참- 아이러니해. 

 

 

 

 

2분 자기 소개 준비하라고 해서 몇 개 말할 것들을 적어갔다. 나는 발표 순발력이 제로라서 학교에서도 사회를 볼 때면 대본을 미리 다 적어 놓는 편이다. 준비하지 않으면 팔로 허공을 휘적휘적대면서 헛소리만 하니까 ㅋㅋ 몇 번 연습을 해보면서 2분에 맞춰놓았는데 앞에 발표하시는 분들이 1분도 채 발표하지 않아서 대본을 버린 것이 화근이 되었다. 으악, 또 다시 팔을 허공에 휘적거리며 완전히 멍청하게 발표해버렸다 ㅠ.ㅠ

 

 

 

 

낮에는 2분 발표가 끝나고 잠시 서로를 알 수 있는 레크레이션 프로그램이 진행이 되었다. 냠냠냠냠 맛있는 저녁을 먹은 후 진행 된 이번 연수의 하이라이트, 일명 '소셜점집'! 7~8명의 멘토가 각 테이블에 앉아있으면 연수 참가자들이 찾아가서 멘토링을 받는 형식이었다. 처음에는 찾아가는 방식이 좀 부담스럽다고 생각했는데 부담은 개뿔, 내 기획안을 업그레이드해야 한다는 생각에 무작정 자리에 앉아서 우선 다른 사람들 멘토링 받는 것을 옆에서 들었다. 꼭 내 기획안의 멘토링이 아니더라도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많은 도움이 되었다. 총 4분에게 이야기를 들었는데 정말정말정말 큰 도움이 되었다. 역량 쑥쑥!

 

 

 

 

 

린캔버스-양식.hwp

 

첫 멘토링을 받고 멘붕 상태에 빠져서 린캔버스에 적용한 사업기획안을 돌아보며 다시 점검에 들어갔다. 결국 나의 소셜미션이 무엇인지 한 문장으로 정리를 해보았다. 대상이 누구인지, 그 대상이 정말로 필요로 하는 건지, 나는 정말 이것을 해결하고 싶은지 오만가지 생각을 정리하면서 조금씩 생각의 선이 짙어지기 시작한 것 같다. 1차 연수 때 알게 된 린캔버스는 정말 괜찮은 사업계획서 양식 같다. 출처는 '린스타트업'이라는 책인데 창업에 관심 있으신 분들은 책을 꼭 구매하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10시 반쯤 모든 일정이 끝나고 주최측에서 전해 준 치킨 한 마리 ㅋㅋ 난 다른 한 분과 같이 숙소를 썼는데 그 분이 자기 일행과 숙소를 같이 쓰겠다고 장소를 이동해서 난 이 한 마리를 나 혼자 먹었다능! 저녁에 왕창 먹고 남은 것은 아침에 일어나서 먹었는데 느글느글 치킨을 아침에 먹는 것도 제법 맛있었던 것 같다.

 

 

 

 

다음 날 오전은 'start with why'의 저자인 사이먼 시넥의 TED 강의를 봤다. (사이먼 시넥 : 위대한 리더들이 행동을 이끌어내는 법) 지금처럼 몽롱한 일요일 아침, 비몽사몽 상태로 영상을 봤는데도 불구하고 많은 영감을 받을 수 있었다. 그리고 이어진 프로그램은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소셜미션들을 모둠별로 해법을 만들어보는 시간이었다. 무상급식, 전자쓰레기, 실업고 이야기 등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지만 마땅히 해결책이 없는 것들에 대해서 모둠별 토론을 통해 해법을 만들어야 했다.

 

 

 

 

우리팀이 부여받은 소셜미션은 전자쓰레기 문제였다. 중국의 구이유 마을에는 전 세계 전자쓰레기의 70%가 버려지고 있는데 선진국들은 자국에서 쓰레기를 해소하는 것보다 개발도상국으로 넘기는 것이 훨씬 가격이 싸게 나오기 때문에 발생한다고 하다. 구이유 마을에서는 이 쓰레기들을 처리할 능력이 없어 그냥 맨손으로 분해하고 아무 여과장치 없이 태워버리다보니 마을 자체가 중금속에 오염이 되어 버렸다고 한다. 이 어마어마한 문제를 비지니스 모델을 만들어서 해결하는 것이 과연 가능할까.

 

 

 

 

Why 부분에서는 개발도상국들의 전자쓰레기 처리 능력이 떨어지는 것과 선진국에서 전자 쓰레기들이 너무 빨리 소비되고 버려진다는 것- 이렇게 두가지 초점이 나왔는데 우리는 후자를 선택했다. 소비가전 중에 가장 빨리 버려지는 것은 아무래도 최근의 소비자패턴을 고려했을 때 스마트폰이라는 이야기가 나왔고 이 스마트폰을 최소한 약정만큼이라도 쓸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우리팀의 해결방법이었다. 사실 이 문제를 처음 접했을 때 이것을 비지니스 모델을 풀기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다. 결국 환경을 고려하지 않고 제품을 무한정 찍어대는 대기업들의 비양심적인 행위가 근본 문제인데 이들에게 양심적 행동을 이끌어내기 위해 비지니스를 이용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아무튼 해법을 만들기는 했지만 팀원 내에서도 확신은 없었던 것 같다 ㅋㅋ

 

 

 

 

마지막 모든 프로그램이 끝나고 같은 모둠이었던 분들과 기념샷 찰칵! 본선 통과는 60팀 중 15팀이 된다고 하는데 모두들 열심히 노력해서 꼭 다시 만났으면 좋겠다 ㅎㅎ 우리 다시 만나서 낮술 한 캔 더해요! ㅋㅋ

 

 

 

 

마지막 인증샷! 원래 이것보다는 많았는데 전날 멘토링을 받은 후 많은 단체들이 아침 일찍 가버려서 그런지 마지막에는 인원이 많이 줄었다. 뛰어난 콘텐츠, 혁신적인 아이디어도 물론 중요하지만 결국 사업을 성공시키는 것은 고객을 감동시키는 진심어린 정성이 아닐까. 악담을 하기는 싫지만 그렇게 해서 본선을 통과하고 입상을 하더라도 몇 시간을 참지 못하는 그런 마인드로 시작한 사업이 오래 갈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

소셜벤처경연대회를 통해 처음 접하게 된 경영이라는 분야가 낯설지만 재미있다. 재미있는 것은 사업 경영과 학급 운영이 많이 닮아 있다는 점이다. 1차, 2차 연수 기간에 멘토링을 받는 동안 가장 많이 들었던 이야기는 나의 아이디어가 뛰어나다는 생각을 버리고 고객의 목소리에 집중해라는 것인데 학급 운영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교사가 자신의 가치관을 중요하게 여길수록 아이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기가 힘들고 그것이 반복되면 결국 아이들과의 신뢰관계가 구축되지 않는다. 결국 교사는 어떤 학생도 원하지 않는 아이디어를 내놓고 강요하게 되는데 그것은 자신의 아이디어 전부라 믿고 아무도 원하지 않는 제품을 만들어내는 것과 똑같은 것이다.

 

학교, 후츠파, 센터, 이사회 등 올해 들어 하는 일이 다양해져서 이 대회에 올인해서 참여하지 못하는 것이 좀 아쉽지만 그래도 재미있다. 정말 사회에는 해결해야 할 사회적 문제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또한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분들이 많이 있다는 것도 알게 모르게 힘이 되었다. 모두들 화이팅!

 

졸려소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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