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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도서관/나혼자맛집

시골맛보따리 01편 :: 배달의 야채

by 식인사과 2015. 9.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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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동안 너무 바빠서 포스팅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글을 쓰지 못해서 그런지 우울우울.. 차곡차곡 쌓여가는 사진을 보면서 언젠가 올리겠지 싶었는데 어느새 몇 달이 지나가버렸다. 그러던 어느 날 오래 전부터 알고 지내던 분에게 연락이 왔다. 청양에서 좋은 농산물을 각 가정에 배달하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데 이번에 충청남도 우수마을기업에 출전해서 높은 성적으로 선발이 되었다고 한다. (축하축하!) 우수마을기업 프로젝트로 블로그 포스팅을 진행하고 있는데 농산물을 직접 받아보고 글을 부탁한다는 내용이었다.

 

오- 좋아요! 라고 했다가 요리까지 해야한다는 말에 급좌절.. 고민고민하다가 곧 배우자가 될 분에게 요리를 부탁하기로 하고 우선 서비스를 이용해보기로 했다. 예전에는 이런 서비스에 큰 관심이 없었는데 결혼할 시기가 가까워져서 그런지 좋은 먹거리에 나도 모르게 관심이 많이 가는 것 같다. 기대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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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일쯤 도착한다고 했는데 정말 화요일에 물건이 딱 도착했다. 일을 마치고 집으로 가져가서 하나씩 풀어봤는데 파릇파릇하고 실한 채소들이 한가득 들어있었다. 박스 겉면에 붙어 있는 냉동, 냉장 스티커는 사소한 부분처럼 보일수도 있지만 의외로 신선도 유지에 대한 신뢰도를 높여주는 기능을 한다.  

 

 

 

 

 

보내주신 분은 오래 전 지역 문화의 집에서 팀장과 인턴으로 알게 된 사이인데 이제는 서로 다른 공간에서 새로운 삶을 모색하면서 이렇게 인연이 닿았다는 것이 신기했다. 그 당시 깔끔한 일처리에 카리스마 있는 리더십 덕분에 직원들 뿐만 아니라 나도 굉장히 믿고 따른 분이었는데 그래서 그런지 농작물에 대한 안내문을 읽지 않아도 그냥 믿음이 생겼다.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시원한 물이 함께 들어 있었는데 오- 요 녀석 흔히 볼 수 있는 생수가 아니라 청양군에서만 생산이 된다고 한다. 희귀 아이템 자체를 그냥 좋아하는 터라 바로 따서 몇 모금 꿀꺽꿀꺽.. 마시려고 했으나 다음에 마시기로 하고 냉장고로 직행!

 

 

 

 

 

상에 모두 펼쳐 놓으니 양이 제법 많았다. 한 박스 가격에 30,000원이라고 하는데 요리를 잘 하지 못하는 나로서는 비싼건지 싼건지 알 도리가 없었다. 주변에 물어보니 일반 마트 기준으로는 비싼 편이긴 하지만 재배할 때 들어간 노력과 유기농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그렇게 비싼 것은 아니라고 한다.

 

 

 

 

 

 

 

다른 작물들은 대충 알아보겠는데 요 녀석은 처음 봐서 안내문을 보고 알았다. 작두콩이라는 녀석으로 검색을 해보니 알레르기성 비염 또는 만성 비염 증상을 예방하고 면역력을 향상시켜주는데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한다. 밥에도 넣어 먹고 분말로도 만들어 먹는 등 먹는 방법은 매우 다양하다고 하는데 만성 비염이 있는 나에게 매우 유용한 작물인 것 같다.  

 

 

 

 

 

 

 

1차 생산물만이 아니고 이렇게 가공된 식품도 함께 배달이 된다. 고추 피클은 평소 매우 좋아하는 녀석이라 며칠 만에 뚝딱 해치웠다능.. 맛있다!

 

 

 

 

시골맛 보따리 작물들에 대한 간단한 소개와 요리하는 방법도 소소하게 설명되어 있는 안내문인데 따뜻하고 친절한 문체가 마음에 들었다. 실제로 구기자순은 안내문의 방식과 비슷한 방식으로 해먹었다. 나중에 포스팅을 따로 올리겠지만 구기자순이 이렇게 맛있는 줄은 처음 알았다.  

 

 

 

 

 

 

설명서를 읽어보니 충남 청양의 가파마을 농부들이 정성껏 기른 작물들이라고 한다. 현재 일하고 있는 대안학교에서도 텃밭 수업을 하는데 쌈채소의 경우 제철이 되면 바로바로 뜯어서 점심상에 올린다. 그런데 그게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다. 하우스에서 주로 재배하는 마트 채소들과는 비교할 수 없는 맛인데 시골맛 보따리도 밭 작물을 그대로 재배해 보내준 거라 매우 싱싱해보였다. 

 

 

 

 

 

 

사진을 모두 찍고 야채실에 넣으니 이 녀석들만으로도 야채실이 가득 찼다. 아마도 주로 술안주로 만들어 먹지 않을까 싶은데..ㅋㅋ 아무튼 신선한 채소들로 가득차 있는 야채실을 보니 그냥 마음에 든든했다.

 

 

 

요즘 도시 속에서도 소규모 시민단체 또는 개인들 중심으로 다양한 텃밭 활동들을 이어가고 있지만 내가 보기엔 도시인의 삶이란 기본적으로 생산보다 소비를 중심으로 하는 삶이다. 때문에 텃밭 활동을 열심히 해도 밥상에 올라가는 대부분의 음식들은 대체로 마트에서 공수해 온 녀석들로 채워지는 경우가 많다. 도시인으로서 좋은 생산자로서의 정체성보다는 좋은 소비자로서의 정체성을 가질 필요가 있는 이유다. 좋은 소비자라면, 좋은 소비자가 되고 싶다면 시골맛 보따리같은 좋은 농산물 서비스를 '소비'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물론 선택은 그대 몫~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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