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천일야화/천개의공감

불편해도 괜찮아, 행복할 수 있다면.

by 식인사과 2016. 3. 13.
반응형

`

올해 1월 태어나서 처음으로 해외땅을 밟았다. 신혼여행으로 가까운 일본이나 동남아시아를 가려고 여행박사 사이트를 뒤적뒤적이던 중에 저렴한 유럽행 패키지 상품을 발견했다. 독일, 오스트리아, 헝가리, 체코- 동유럽 4개국을 8일동안 여행하는데 1인당 149만원.. 2명으로 계산하면 300만원이지만 비행기값, 숙소, 식사가 모두 포함된 가격이라 기회다 싶어 덜컥 예약을 해버렸다. 하지만 막상 여행를 준비하면서 여행 준비물품 구입에 선택 관광, 현지에서 쓰는 돈을 포함해 대략 150만원을 더 썼으니 8일 동안 450만원을 쓴 셈이다. 유럽 여행 중에서도 동유럽 여행이 제일 저렴하다고 하던데 확실히 기회비용이 큰 것 같다.

 

 

 

짤쯔부르크. 2016 

 

 

 

비엔나. 2016

 

 

 

 

비엔나. 2016

 

 

 

 

 

비엔나. 성스테판성당. 2016

 

 

 

 

비엔나. 성스테판성당. 2016

 

 

 

처음에는 돌아오자마자 여행 후기를 자세히 쓰려고 했는데 두 달 가까이 시간이 지나니 내가 어디를 다녀왔는지도 기억이 나지 않았다.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얼추 장소까지는 기억이 났는데 지금은 어느 나라였는지도 가물가물하다. 그래서 여행 도중 열심히 찍은 점프샷만 올리기로 했다. 찍을 때는 조금 민망했는데 어차피 아는 사람도 없어서 중반부터는 열심히 뛰어다녔다. 나중에 전세계를 돌아다니면서 점프샷을 찍으리라.  

 

 

 

비엔나. 성스테판성당. 2016

 

 

 

 

비엔나. 2016

 

 

 

헝가리. 2016

 

 

 

 

헝가리. 2016

 

 

 

 

헝가리. 2016

 

 

 

 

헝가리. 2016

 

 

여행 자체를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 큰 기대를 하지 않았고 가서도 아주 큰 문화적 감동을 받지 않았다. 하지만 한국에 돌아오고 나서 여행에 대한 잔상이 꽤 오래 남았다. 8일 밖에 지내지 못했고 바쁜 일정 속에서 돌아다니느라 정신이 없었지만 한국에 돌아오고 나니 그제서야 두 세계의 차이를 조금은 알 것 같았다.

 

 

 

헝가리. 2016

 

 

 

 

헝가리. 2016

 

 

느리고 불편하지만 행복할 수 있다면 이 속도로 계속 살겠다는 사회적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반면 한국에 돌아오자마자 느낀 점은 불편함을 느낄 새도 없는 빠른 속도와 편리함이었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유럽에서의 불편했던 생활이 익숙해진 탓일까. 그런 편리함이 오히려 불편하게 다가왔다.  

 

 

 

체코. 체스키크롬로프. 2016 

 

 

 

 

체코. 프라하. 2016

 

 

 

 

체코. 프라하. 2016

 

 

 

 

체코. 프라하. 2016

 

 

외국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은 그리 많이 하지 않았지만 처음으로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직접 살게 되면 외국인으로 느끼는 차별도 있을 테고 살다보면 다 거기가 거기라는 깨달음도 있을 테지만 그냥 속도가 느린 곳에서 내 인생의 반을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물론 지금도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나이 40까지는 한국에서 살았으니 나머지 반은 다른 곳에서 살아봐도 좋지 않을까.

 

 

 

체코. 프라하. 2016

 

 

 

 

체코. 프라하. 2016

 

 

 

모든 나라가 좋았지만 개인적으로 오스트리아 비엔나를 여행할 때가 제일 좋았다. 도시에서 풍기는 묵직하고 무거운 느낌, 그 속에서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사람들의 기운이 좋게 느껴졌고 내 기질과도 잘 맞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체코. 프라하. 2016

 

 

 

체코. 프라하. 2016

 

 

처음 가는 해외여행이고 여행을 준비할 시간도 없이 급히 가야 해서 패키지 상품을 이용했는데 단체로 몰려다니는 것을 제외하면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다. 가이드가 각각의 명소마다 역사적 맥락을 얘기해주는 것도 좋았고 짧은 시간 동안 4개국을 다닐 수 있는 일정도 재미있었다. 다음에는 직접 여행 기획을 하겠지만 처음 해외 여행을 가는 사람들이라면 패키지 여행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여행을 다녀오고 나면 다음 여행이 별로 생각나지 않을 것 같았는데 요즘엔 다음엔 어딜 갈까 라는 생각을 더 많이 한다. 판도라의 상자가 열렸으니 아마도 매해 여행을 다닐 것 같다. 그리고 마음에 드는 곳이 있으면 정착해야지. 아- 체코에서의 마지막 밤이 그립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