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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학교/수업과교실

전국과제자랑: 고기는 씹어야 맛이고 방학은 놀아야 맛이다

by 식인사과 2016. 9.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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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학교는 평가의 기준이 공교육과 다르기 때문에 대부분 시험이 없고 수업 과제를 내고 피드백하는 과정도 다르다. 방학과제 역시 비슷한데 내가 속한 대안학교에서도 몇 년간의 다양한 시도 끝에 지금의 PBL 방식의 과제를 학생들에게 제안학고 있다. 물론 하지 않는다고 불이익이 있는 것은 아니다. 단지 다 해온 친구들에게 멋진 선물이 있을 뿐이다. 2016/03/20 - [수상한교실/괴상한수업] - 2015 전국과제자랑





배움터길 방학과제 스타일에 대해서는 이미 지난 포스팅에 충분하 설명한 것 같으니 패스! 올해 초까지만 해도 1층 로비 공간에 전시를 했는데 이번 전시부터는 3층 도서관 공간에서 진행을 했다. 1층 로비에  공간에 전시했을 때보다 분위기나 모양새가 더 잘 어울리기는 했지만 접근성은 조금 떨어져서 아마도 모든 친구들이 과제를 다 보지는 못했을 것 같다.





2016_여름방학_안내문.pdf


방학 안내문 제목을 매번 다르게 하고 있는데 올해는 한국 속담을 이용해 '고기는 씹어야 맛이고 방학은 놀아야 맛이다'라고 지었다. 요즘에는 방학 제도 자체에 대한 변화가 필요하지 않을까 고민 중인데 그 동안 아무 생각없이 받아들였던 방학의 의미, 기간, 필요성 등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중이다. 지금의 방학의 형태는 정말 우리에게 꼭 맞는 형태일까. 그냥 12년간의 익숙한 경험 속에서 아무 근거도 없이 지금의 방학의 형태가 가장 알맞다고 착각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기존의 익숙한 체계에서 벗어난다는 것은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다. 사실 어떤 강렬한 경험을 하지 않고 익숙한 패턴을 벗어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대한민국처럼 라인 밖으로 벗어나면 패가망신할 것이라고 온 사회가 압박을 하는 곳이라면 더더욱 불가능하다. 하지만 익숙한 패턴에서 벗어나 자기만의 패턴을 찾아가는 과정은 행복한 삶의 첫걸음이다. 익숙한 게 좋은 것이 아니다. 단지 편안할 뿐이다. 





지난 과제 선물로 제공한 바나나에 대한 뜨거운 반응을 어떻게 이어갈까 고민하다가 이번에는 멜론으로 정했다. 과일의 특성상 학교에서 바로 먹기 어렵다보니 대부분 집으로 들고 갔는데 몇몇 부모님들이 잘 먹었다며 소식을 전해왔다. 더욱 뜨거워진 이 반응을 다음에는 어떤 과일로 이어가야 할지 나름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는 중이다. 




한편으로는 과제는 정말 꼭 필요한 것일까-라는 의문이 계속 머릿 속을 맴돈다. 아이들이 과제를 해오는 것을 보며 흐뭇해지는 것 역시 12년간의 억압된 교육 속에서 생겨난 강요된 감정일 수도 있다는 생각도 함께 해본다. 옛 것을 존중하면서도 익숙한 것에서 벗어나 새로운 경험을 하는 것이 '교육'의 본디 목적일 텐데 우리는 어느새 옛 것만 존중하고 새로운 경험에는 인색하게 굴었던 것은 아닌지... 깊이 생각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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