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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지의관객/잃어버린연극

[연극] 창작집단 LAS의 '복덕가아든'

by 식인사과 2013. 3.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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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모처럼 대학로 나들이를 했다. 전날 입학식 뒤풀이 때 먹은 술 때문에 비몽사몽 정신이 없었지만 그래도 나들이를 가게 된 것은 얼마 전 후배 녀석이 보내온 카톡 때문이다. 학창 시절 같이 연극작업을 하다 보면 들리던 그 녀석의 구수한 사투리를 좋아했고 항상 성실하고 밝은 친구였기 때문에 전날 입학식이 있다는 것을 깜빡하고 그만 꼭 가겠다고 약속을 한 것이다. 속이 꾸륵꾸륵하고 술기운 때문인제지 눈은 점점 티미해져갔지만 그래도 오랜만에 하는 서울 나들이는 꽤 즐거웠던 것 같다. 서울만 나가면 우와-를 남발하며 신기해하는 것이 이제 정말 촌놈이 된 것 같은 생각이 든다 ㅋㅋ

 

 

 

 

창작집단 LAS는 대학교 후배들이 만든 연극 집단이다. LAS(라스)라는 뜻은 ‘반짝임, 갑작스러운 나타남, 활활 타오름, 놀이, 무엇에 몰두함’ 이란 뜻을 가진 산스크리트어라고 하는데 연출이나 배우들의 면면을 보면 잘 지은 이름인 것 같다. ㅎㅎ 이 날 본 공연은 라스의 기상프로젝트였는데 신진연출가 발굴 프로젝트인 것 같다. 연출을 한 친구나 배우를 한 친구들 대부분이 후배들이라 못본 사이에 어떤 성장을 했을까 꽤 궁금했다. 졸업 이후 계속 대학로에 남아 연극 작업을 했던 친구들이었고 졸업생들 사이에서 자생적으로 만들어진 첫 극단이라는 점에서 다른 후배들에게도 좋은 모범이 될 것 같다.   

 

 

 

 

연우소극장에서 공연을 했다. 개인적으로 혜화 로타리 근처에 있는 작은 소극장들을 좋아하는 편이다. 혜화동1번지, 연우소극장, 게릴라극장이 여기에 위치하고 있는데 객석은 대충 100석 정도의 규모의 정말 작은 소극장이다. 정말 연극을 보는 느낌을 준다고 해야 할까- 요즘 대학로 한복판을 보면 연극을 위한 소극장도 관객을 배려하는 차원에서 점점 명품화가 되어가고 있는데, 아이러니한 것은 신진예술가들은 그런 명품소극장을 이용할 재정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홍대나 대학로나 점점 상업화가 되면서 예술가들이 변방으로 밀려가고 있는 이런 현상은 좀 개선되어야 할 것 같다.

 

 

 

공연은 존 스타인백의 '생쥐와 인간'을 각색한 작품이었다. 이 작품은 예전 학교 후배들이 학교작품으로 올린 적이 있었는데 그 때는 좀 아쉬운 점이 많았다. 하지만 이번 공연은 정말 좋았다. 인물과 상황을 한국형으로 잘 각색했고 배우들도 멋진 연기를 선보였다. 공연 초반 비상벨이 울리는 공연사고가 있었지만 배우들은 그 험난한(?) 시간을 차분하게 잘 대응했던 것 같다. 생각해보면 그냥 공연을 보면서 기분이 좋았다. 멋진 작업을 계속 이어가고 있는 후배들의 모습에서 한편으로는 소심한 질투심이 생기기도 했고 한편으로는 멋진 박수를 보내고 싶었던 것 같다. ^-^* 

 

 

 


연극이 끝나고 난 뒤 어떤 느낌일까- 학교에서도 아이들과 함께 연극작업을 하고 있지만 현장작업을 해 본지는 오래되서 그 느낌이 지금은 좀 궁금해졌다. 곧 학부모 대상으로 연극단을 꾸릴 생각인데 그 작업을 하면 조금은 알게 될까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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