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부터 지금까지 와이브로 에그를 사용하고 있었는데 얼마 전 9월 30일 와이브로 종료 소식을 듣고 난 후 KT 체인지업 이벤트를 통해 아이언에그(SMR-100K)를 새로 입양하게 되었다. 새로운 기계가 생긴 것은 즐거운 일이지만 한국이 개발한 국제 표준 기술이 어느 순간부터 계륵과 같은 존재가 되어 사라져버린다고 생각하니 어딘가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와이브로는 국내 토종기술로서 전세계의 표준이 될 수 있는 기술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이통사의 이해관계 속에서 결국 사장되어버린 비운의 서비스다. 그 당시 이통사들이 와이브로가 활성화되면 문자와 전화 요금으로 얻던 수익이 사라질 것을 우려하여 와이브로 활성화를 적극적으로 막아왔는데 국내 이통사들이 좀 더 거시적인 안목으로 와이브로 활성화를 위해 노력했다면 지금의 4G 국제 표준은 LTE가 아니라 와이브로가 되지 않았을까.
2011년에 KT에서 와이브로 프로모션 이벤트로 용량 30기가에 5,500원에 쓸 수 있는 요금제를 한시적으로 운영한 적이 있다. 그 때부터 가입한 후 지금까지 업무용으로 잘 사용하고 있었는데 대략 2년 전부터 와이브로 신호가 매우 약해지기 시작하더니 모바일 디바이스 2대 이상 연결하기 어려운 지경이 되었다. 기계의 문제인가 싶어 중간에 스트롱에그3 공기계를 구입해서 교체해주기도 했지만 신호의 세기는 여전했다. 지금 생각해보니 이 때부터 와이브로를 종료하려고 했던 것 같다. (개노무자식들)
와이브로 에그를 LTE에그로 변경하기 위해 이번에도 체인지업 프로모션 이벤트를 이용했다. 체인지업 이벤트를 이용하면 기존의 와이브로 요금제로 그대로 2년간 유지시켜주면서 위약금이나 단말 잔여 할부금도 전액 면제가 된다. 아쉬운 점은 2년간만 유지시켜주고 그 이후에는 원래의 서비스로 돌아가게 되는데 나같은 경우 2년 동안 5,500원에 30기가를 계속 쓸 수 있지만 2년이 지난 후 서비스를 유지하면 16,500원에 10기가를 사용할 수 있다. 2년 후면 5G가 상용화될테니 4G 요금이 지금보다 저렴해지기를 살며시 기대해 본다.
기계는 요즘 가장 핫하다는 마블 시리즈의 아이언맨을 연상하게 하는 아이언에그를 선택했다. 24개월 약정을 하면 기계값은 13만원 가량 할인이 되는데 아이언에그는 15만원 정도 해서 기계값 20,800원은 개통 후 완납 처리를 했다. 아이언에그 말고 좀 더 심플한 외형의 에그는 24개월 약정을 하면 대부분 무료로 구입할 수 있다.
사은품은 대리점마다 다른데 샤오미 보조 배터리부터 블루투스 스피커까지 종료가 많으니 본인에게 필요한 것을 선택하면 된다. 나는 일하는 곳에서 사용하고 있는 헤드폰이 어느새 10년 가까이 된 녀석이라 사은품 중에서 헤드폰을 선택했다. 겉보기에는 크고 좋아 보이지만 특별히 더 좋은 음질을 들려주지는 않는다. 그냥 업무용으로 쓰기에 딱 적당하다.
아이언에그 박스 포장은 아이언맨의 로고가 심플하게 박혀있다. 박스를 열면 정말 아이언맨의 아크 원자로가 들어 있을 것 같게 고급스러운 느낌이 났다. 기계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박스를 보자마자 마음이 심쿵거릴 것 같다. 박스 뒷부분에는 유심 카드가 붙어 있는데 개통이 된 후 온 것이기 때문에 기계에 유심을 넣으면 바로 사용이 가능하다.
구성품을 모아보니 에그, 크래들(충전독), 5핀 충전잭과 아답터, 배터리, 보조배터리용 변환잭이 들어 있었다. 아이언에그는 보조배터리 기능을 지원하는데 단자 입구는 5핀 모양 밖에 없어서 변환잭을 연결하고 5핀 충전잭을 함께 활용하면 보조배터리로 이용이 가능하다. 크래들의 기능이 조금 유용한데 단순히 충전 거치대가 아니라 뒷편에 LAN포트가 있어서 컴퓨터의 랜선과 연결하면 에그를 꼽는 순간 충전과 함께 바로 인터넷을 활용할 수 있다. 무선랜카드가 장착되어 있지 않고 유선 인터넷 연결이 어려운 상황의 데스크탑 컴퓨터가 있다면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크래들에 집안의 유선 인터넷을 연결하고 에그를 꼽으면 LTE데이터 소진 없이 무선 공유기처럼 사용할 수 있다.
충전기 출력 용량은 5V에 2.0A다. 요즘 충전기마다 전류량이 1.0부터 3.0까지 다양한데 어떤 것을 이용해도 충전은 가능하지만 기계는 가급적이면 자기의 최적 용량에 맞는 충전기를 사용하는 것이 가장 좋다. 배터리를 가장 오래 쓸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배터리는 용량은 4,000mAh여서 20시간 정도 연속 사용이 가능하다고 한다.
실제 본 아이언에그는 제품 형태부터 마감까지 꽤 고급스러웠다. 다만 기존에 쓰던 스트롱에그3에 비해 크기는 대략 5-6배는 커진 것 같다. 가방에 넣고 다니기에 큰 부담은 없지만 에그에 비해 확실히 크고 무거워져서 휴대성은 떨어졌다.
뒷면 케이스는 벗기면 와이파이 이름과 비밀 번호가 나온다. 대리점에서 함께 보내준 유심을 장착하고 배터리를 연결하고 전원을 올리면 바로 사용이 가능하다. 속도는 확실히 와이브로 에그보다 빠르고 일반 무선 공유기의 와이파이만큼의 체감 속도를 보여준다. 와이브로의 경우 주요 도시와 고속도로 중심으로만 망이 깔려 있어서 시골 같은 곳을 가면 먹통이 되는데 LTE는 전국망이기 때문에 어디를 가더라도 잘 연결이 된다.
전원을 올리고 불이 들어오니 더욱 멋스러운 모습을 연출한다. 오래 켜두어도 발열이 심하지 않고 약간 은은한 정도의 온도로 유지가 된다. 이번 모델의 성공으로 앞으로 마블의 다른 시리즈도 제품으로 나오면 괜찮을 것 같다. 지금은 동료 선생님 중 한 분이 얼마 전에 시골에 집을 새롭게 집에 지어 인터넷이 되지 않는다기에 잠시 빌려드린 상황인데 가져가시자마자 데이터가 쭉쭉 없어지는 것을 보면 연결에 문제는 없는 것 같다.
2년 한시적이기는 하지만 저렴한 가격으로 LTE 에그를 사용할 수 있게 되니 와이브로 에그를 사용할 때보다 확실히 쾌적하게 업무를 볼 수 있어서 좋았다. 다만 와이브로 서비스가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것은 여전히 아쉽다. 한 때 내 모바일 라이프를 유지시켜준 와이브로, 이제 진짜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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