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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일야화/천개의공감

타로를 통해 보는 나 : 지금 내가 새롭게 시작한 일의 과거, 현재, 미래

by 식인사과 2018. 9.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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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작년에 졸업한 친구들과 짤막한 졸업생 모임을 가졌다. 한 친구가 최근 타로를 배우기 있는지 만지막거리고 있길래 그냥 서로 심심해서 나의 타로점을 보게 되었다. 질문은 '지금 내가 새롭게 시작한 일이 앞으로 잘 진행이 될 것인가'였고 과거, 현재, 미래의 관점으로 보게 되었다.


나도 어느 정도의 타로 해석이 가능하기에 세 개의 카드를 뽑고 첫 카드를 보자마자 마음이 심쿵거렸다. 첫번째 뽑은 소드 3번 카드는 극심한 고통과 마음의 상처를 뜻한다. 심장에 꽂힌 3개의 칼을 보면서 나의 질문과는 별개로 그 동안 있었던 여러가지 상황과 사람들이 떠올랐다. 새로운 프로젝트를 거의 다 만들어 놓고 이제 막 시작하려는 상태에서 어쩔 수 없이 다른 사람에게 일을 넘겨야 했던 상황들, 열심히 일할수록 점점 외로워지고 고립되어 가던 순간들, 중요한 일들을 앞두고 가장 믿었던 이들에게 오히려 가장 크게 상처를 받았던 일들 등 참 많은 일들이 있었다. 하지만 그런 여러가지 상황들은 카드의 또 다른 해석처럼 아픈만큼 성숙해질 기회였던 것일까. 마음의 회복을 위한 휴식을 하지 못했지만 어쨌든 일련의 일들을 극복하고 나서 나의 내면은 더욱 단단해졌다고 생각한다. (소드 3번 카드 해석)


현재를 뜻하는 두번째 카드는 완즈 4번 카드다. 결혼식을 앞둔 커플 한쌍이 축복받고 있으며 4개의 막대기에는 풍성한 과일이 걸려 있다. 그 동안의 열정의 보상을 뜻하거나 프로젝트의 성과를 의미한다고 한다. 참 신기하게도 작년까지 그렇게 어렵고 힘든 일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올해 초 나는 십년 동안 꿈으로 간직했던 학교 외 별도의 연극작업을 하게 되었고 대학로에 공연을 올리게 되었다. 그리고 그 동안 쌓아놓은 일들의 연결고리가 작용하면서 외부 기관과 연계하여 새로운 일들을 여러차례 추진할 수 있게 되었다. 타로를 가끔 학생 면담용으로 활용하기는 하지만 잘 믿지 않았는데 이쯤 되니 족집게 같은 카드 해석에 정말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완즈 4번 카드 해석)    


미래를 뜻하는 마지막 카드는 6번 연인카드다. 처음 연인 카드가 나와서 갸웃거렸지만 타로를 봐주는 학생이 내가 하려는 일의 미래에는 소통과 관계가 중요하게 작용할 것 같다고 해석해주었다. 남성과 여성이라는 불완전한 두 존재가 만나서 완전한 존재가 되는 것처럼 내가 하려는 일을 위해서는 이미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과 잘 소통하거나 일을 통해 새롭게 만나는 사람들과 잘 관계를 맺어야 한다는 뜻이 아닐까. 새롭게 하려는 일들도 결국 지끔까지 쌓아놓은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시작해야 하기 때문에 충분히 일리있는 해석이라고 생각했다. (연인 카드 해석) (보충해석)


십 분 정도 가볍게 보는 타로였지만 생각보다 내 삶을 돌아볼 수 있는 묵직한 시간이 되었다. 나도 미처 놓치고 왔던 내 마음의 흐름을 신기하게도 타로가 기억해주고 있었다. 그래서 사진을 찍어두고 싶었고 글로 남기고 싶었다.


나이가 들면 머릿속에 복잡하게 들어있던 생각과 욕망들이 정리되고 단순해질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하고 싶은 일은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 어쩌면 새로운 도약을 위해 지금은 잠시 멈춤이 필요한 시기가 아닐까 고민도 하게 된다. 우선 움직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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