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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학교/수업과교실

'원더골' 손흥민을 찾아서 : 손흥민 생가 투어

by 식인사과 2020. 1.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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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CNN international

 

'손흥민 생가 투어'라고 하니 뭔 뚱딴지같은 소리인가 싶겠지만 작년 11월 말 손흥민이 태어나서 자란 동네와 학교를 찾아서 정말 투어를 다녀왔다. 내가 맡은 반 학생 중에 축구를 좋아하는 친구가 있는데 손흥민 선수를 정말 좋아한다. 평소 소원이 손흥민이 경기한 영국 축구장에 직접 가보는 것이라고 할 만큼 손흥민 선수의 열성 팬이다.

학기말 프로젝트 발표로 주제연구 과제가 있는데 무엇을 주제로 할지 고민하는 그 친구에게 영국에 가기 전에 손흥민이 축구를 처음 접하고 배우게 된 동네를 직접 다녀오는 것을 제안했고 그 친구도 기쁘게 수락했다. 최근에 나온 손흥민 에세이를 먼저 읽어보고 손흥민에 대해 충분히 알아본 다음 투어 일정을 정했다. 손흥민과 관련이 없더라도 춘천에서 가볼만한 곳도 투어 코스로 정했다.

투어 코스 : 가산초등학교 - 손흥민체육공원 - 한우마을 - 부안초등학교 - 후평중학교 - 잇츠커피 - 송암스포츠타운 - 소양스카이워크 - 공지천축구장 - 에티오피아집

처음에는 1박 2일 일정으로 춘천 이외 지역에 있는 육민관중학교와 동북고등학교에도 가보려고 했는데 다음 날 비 소식이 있어서 하루 코스로 정했다. 자가용이 아닌 지하철과 택시로만 이동했기 때문에 총 12시간 정도 소요했다. 난 손흥민의 팬이 아니라서 좀 지루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생각보다 재미있어서 좋았다. 투어를 다녀온 후 블로그에 사진을 올려도 되는지 물어보니 흔쾌히 좋다고 해서 이렇게 포스팅을 하게 되었다.


먼저 집 근처에 있는 4호선 라인에서 모두 만나기로 했다. 이촌역에서 중앙선을 타고 상봉역에서 경춘선을 타면 춘천까지 대략 3시간 정도 걸린다. 갈 때는 전철을 이용했는데 올 때는 피곤해서 ITX 경춘선을 이용했다. ITX를 이용하니 소요 시간이 반으로 줄었다.

 

 

 

춘천에 도착하고 나서 택시를 타고 제일 먼저 가산초등학교로 갔다. 같이 간 친구들과 함께 손흥민의 숨결(?)을 느끼며 버려진 축구공으로 축구를 하면서 신나게 놀았다. 근처에 작은 동네가 하나 있는데 아마 그곳에서 태어난 것이 아닌가 싶다. 에세이에 의하면 손흥민 선수는 여기서 4학년 때까지 다니다가 춘천 중심에 있는 부안초등학교로 전학을 가게 되고 거기서 처음으로 축구부 활동을 하게 된다. 

 

 

 

두 번째로 간 곳은 가산초등학교에서 걸어서 15분 정도 거리에 있는 손흥민체육공원이다. 아직 정식 오픈은 하지 않았지만 일부 마련된 축구장에서 청소년 축구 교실을 운영하고 있었다. 체육공원에 가기 전에 문이 닫혀 있으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다행히 열려 있어서 들어가 볼 수 있었다. 손흥민 선수가 어렸을 때는 공지천 인조구장에서 주로 훈련을 했는데 시민에게 오픈된 축구장이다 보니 안정적인 훈련에 아쉬움이 있었던 것 같다. 매번 인조구장을 빌려서 운동하는 후배들을 위해 전용구장을 마련하기로 했고 시와 도의 도움을 받아 지금은 거의 완공이 된 상태다.

 

 

 

점심은 손흥민 선수가 자주 다녔던, 그리고 비시즌에 춘천을 올 때마다 찾는다는 한우마을에서 먹었다. 투어 일정을 정할 때 직접 가게에 전화를 해서 물어봤는데 지금은 잘 오지 않지만 예전에 자주 왔다는 말을 들을 수 있었다. 비싼 한우를 먹을 수는 없어서 점심 메뉴로 나온 소머리곰탕과 뚝배기불고기를 먹었는데 정말 푸짐하게 주셔서 모두들 만족했다. 

 

 

 

점신 메뉴인데 기본 반찬으로 천엽과 생간, 날달걀을 함께 주신다. 날달걀을 넣어 먹으니 불고기나 곰탕이나 풍미가 더 살아나는 게 신기했다. 소머리곰탕은 고기 양이 동네 곰탕집의 12,000원짜리 특 사이즈와 맞먹는다. 뚝배기 불고기도 고기 몇 점에 대부분 채소만 있는 동네 분식집 불고기와는 상대가 되지 않을 정도로 고기양이 압도적으로 많다. 택시에서 내릴 때 기사분이 여기는 맛집이어서 아는 사람은 모두들 여기만 찾는다는 말의 의미를 알 것 같았다.

 

 

 

점심을 먹고 걸어서 20분 거리에 있는 부안초등학교와 후평중학교로 갔다. 두 학교는 바로 붙어 있는데 부안초등학교는 평범한 초등학교 모습이고 후평중학교는 축구부로 유명한 학교답게 인조잔디 구장이 마련되어 있었다. 마침 축구부 학생들이 열심히 축구하고 있어서 잠시 구경을 하다가 다음 코스로 이동했다. 

 

 

 

다음 코스는 손흥민 선수의 가까운 지인이 운영을 하고 잇츠커피다. 손흥민 선수가 기증한 여러 유니폼과 손선수의 사진들이 한쪽 벽에 전시되어 있다. 손흥민 선수의 팬인 학생이 가장 좋아했던 곳이다. 손흥민 선수와 관련이 없다고 하더라도 카페 자체가 예쁘고 주인 분도 친절해서 근처에 갈 일이 있으면 한 번쯤 들려도 좋을 것 같다. 

 

 

 

송암스포츠타운은 2008년 12월에 철거된 춘천종합운동장의 기능을 대체하기 위해 만들어진 다목적 경기장이다. 축구장은 현재 K리그 1 강원FC와 K리그 3 어드밴스 춘천 시민축구단의 홈구장으로 사용되고 있다. 

축구장 이외에도 야구장, 인라인 경기장, 국궁장, 야외 공연장 등 체육과 레저를 위한 재미있는 시설이 많다. 대한민국 중부권에서 10종이 넘는 레포츠 시설을 갖추고 있는 최대 규모의 시설이라서 전국의 동호인들이 찾는 X 게임의 명소라고 한다. 매년 5월에는 춘천레저컵 스케이트보드 대회가 열리고 8월에도 국제 레저대회가 열린다고 하니 춘천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송암스포츠타운을 둘러보고 소양스카이워크로 택시 타고 이동했다. 스포츠타운 근처에 스카이워크가 있지만 규모가 작아서 규모가 큰 소양스카이워크를 갔다. 택시를 타고 가는 길에 택시 기사님이 레고랜드가 세워질 부지로 드라이브를 해주셨다. 2007년 현장답사를 시작으로 2010년에 추진이 결정되었지만 이런저런 정치적, 사회적 이슈들로 인해 아직 공사를 시작조차 못하고 있다고 한다. 

소양스카이워크는 춘천 관광 명소답게 사람이 정말 많았다. 하지만 입장권까지 끊고 들어갈만한 곳은 아닌 것 같아서 입구 근처 경치 좋은 곳에서 사진 찍고 풍경을 즐기다가 다음 코스로 이동했다.

 

 

 

공지천 인조구장은 손흥민 선수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낸 곳이다. 하지만 투어 일정을 정할 때는 이 곳에 대한 정보를 찾지 못해서 그냥 지나칠 뻔했는데 레고랜드 부지로 드라이브를 해주신 택시 기사님이 친절하게 알려주셔서 마지막 코스로 갈 수 있었다. 이 곳 역시 학생이 함께 간 친구가 가장 좋아했던 곳이다.  

 

 

 

원래 소양스카이워크를 끝으로 저녁으로 닭갈비를 먹고 투어를 끝내려고 했는데 갑자기 공지천 축구장을 찾게 되면서 바로 옆에 있는 이디오피아집도 오게 되었다. 이 곳은 유시민 작가님이 알쓸신잡에서 이 곳을 소개한 이후로 한 번쯤 가보고 싶었던 곳이다. 투어 일정에서 빠져서 아쉬워했는데 짧은 시간이었지만 이렇게 올 수 있어서 좋았다. 올드한 인테리어와 창가로 보이는 공지천 정경이 커피 향과 잘 어울리는 곳이다. 

 

 


투어를 끝내고 집에 돌아보니 저녁 8시가 되었다. 아침 8시에 집에서 출발했으니 꼬박 12시간이 흐른 것이다. 춘천은 나에게 닭갈비 먹고 펜션에 가서 술 먹고 놀고 오는 곳이었는데 이번 투어를 계기로 춘천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뀔 수 있었다. 손흥민을 좋아하는 팬이라면 손흥민 생가 투어를 해볼 것을 추천한다. 자가용이 있다면 훨씬 더 수월하게 투어가 가능하다.

투어 코스 : 가산초등학교 - 손흥민체육공원 - 한우마을 - 부안초등학교 - 후평중학교 - 잇츠커피 - 송암스포츠타운 - 소양스카이워크 - 공지천축구장 - 에티오피아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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