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농업관리사도 어느새 6번째 수업이다. 코로나 때문에 주춤거리기는 했지만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라 낮아지면서 이번 주부터 소규모 모임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어제는 직접 밭에 가서 잡초도 뽑고 지난주 수업을 하지 못해 심지 못했던 배추도 심었다.
다른 일정을 마치고 가던 터라 밀짚모자를 챙기지 못했는데 모자 없이 2시간 가까이 일하니까 작업이 끝나고 머리가 어지러웠다. 그 동안 모자는 얼굴 피부 보호에만 도움이 되는 줄 알았는데 신체의 온도 변화에도 큰 영향을 주는 것 같다.
오늘은 줌을 이용해 총 3가지 주제로 이론 수업이 진행되었다. 지난 수업에서는 한방 발효에 대해 공부했는데 이번 수업에서는 한방의 기본 재료인 약용식물, 유아 대상의 원예수업, 병충해에 대해서 공부했다. 오늘 배운 내용들은 평소에 관심이 없었던 분야였는데 수업을 들으면서 관심이 생겼다. 특히 병충해 부분이 생각 이상으로 재미있었다. 수업을 진행해주시는 정창섭 교수님의 열정적인 강의 덕분인 것 같다.
약용식물의 재배와 활용
약초는 척박하고 험한 곳에서 자라는 게 특징이라 특히 강원도에서 가장 많이 재배된다고 한다. 단위 면적당 판매 가치가 모든 재배 식물에 비해 제일 높아서 일반적인 텃밭을 운영하는 것보다 약용식물을 재배하는 게 투자 가치가 높다고 한다.
삼백초, 황기, 맥문동, 하수오, 삽주, 구기자, 두충 등 몸에 좋은 약재들의 효능과 부작용에 대해 좀 더 나이가 들기 전에 약재에 대한 공부를 더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나중에 정원이 있는 집이 생긴다면 상추나 고추 같은 기본적인 먹거리 채소와 함께 약재가 되는 식물들도 함께 키워야겠다.
원예활동과 유아교육
예전에는 동네에 야트막한 동네산들이 제법 많이 있었다. 놀이터가 따로 조성되어 있지 않아도 아이들은 동네 산에 가서 자기들만의 놀이를 하면서 자연과 교감하면서 클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 도시 속에서 있는 그대로의 자연을 접할 수 있는 공간은 거의 없다.
수업을 진행해주시는 선생님은 도시 속 아이들이 흙을 만질 공간이 거의 없기 때문에 유아를 대상으로 하는 원예 교육들의 중요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고 말씀해주셨다. 손으로 직접 흙을 만지고 부드럽기 촉감을 몸으로 느끼면서 다양한 자연 놀이를 하면 아이들의 정서 교육에 좋다고 하는데 특히 집중력 향상과 사회성 발달에 큰 도움이 된다고 한다.
수업 시간에 각자 수업을 기획해보는 시간이 있었는데 손수건에 압화카드 만들기, 텃밭작물 돌보기, 나만의 베란다 텃밭 만들기 등 다양한 수업 주제들이 나왔다. 내가 생각했던 것은 농부의 모자 만들기 수업이다. 낙엽이 예쁘게 물든 가을 어느 시점에 밀짚모자를 들고 숲 속에 들어가 낙엽으로 모자를 꾸미는 수업이다. 이 수업은 계절별로 한 번씩 진행해도 절기마다 예쁜 모자가 만들어질 것 같다.
해로운 곤충과 유용한 곤충
곤충은 현재 지구상에 100만 종 이상이 서식하고 있고 지구 동물의 3/4를 차지하고 있다. 현재 다양한 분야에서 곤충에 대한 연구가 많이 이루어지고 있고 특히 미래 식량으로서 각광받고 있다. 과학관 같은 곳에서도 밀웜을 이용한 과자나 식품들이 시범적으로 판매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수업을 들으면서 제일 놀랐던 점은 전체 곤충의 비율로 볼 때 인간에게 유용한 곤충이 76.7%로 해충보다 훨씬 더 많다는 것이다. 모기나 파리처럼 눈에 보이는 해충들 때문에 해충이 굉장히 많은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정반대라는 사실에 놀랐다.
농사를 하는 분들이 가장 걱정하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병충해라고 한다. 병충해는 발견하고 조치를 하면 너무 늦기 때문에 예방이 가장 중요한데 예방을 잘하기 위해서는 병충해에 맞는 살균제, 살충제, 제초제를 잘 써야 한다고 한다. 재미있는 것은 농약통은 전 세계 국제 표준으로 뚜껑 색이 똑같다는 점이다. 분홍색은 살균제, 녹색은 살충제, 노란색은 제초제인데 세계 어디를 가도 동일한 색상을 쓰기 때문에 뚜껑 색만 봐도 농약의 종류를 파악할 수 있다고 한다.
도시 농업 수업 6주차에 접어들면서 달라진 점이 하나 있다. 집에 있는 화분을 더 자주 보게 되고 길을 걷다가도 이름 모를 꽃들 앞에서 발을 멈추게 된다. 식물의 성장과정을 공부하면서 본능과 생존에 충실하되 공생하는 법을 아는 식물의 삶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우게 된다. 역시 사람은 계속 배우면서 살아야 삶의 새로운 활력을 얻을 수 있는 것 같다. 언젠가 숲 속에서 집 하나 지어놓고 살고 싶다. 자연인이 아니라 자연 그 자체가 되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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