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촌을 기다리며 | 도시농업관리사 양성과정 (05) 본초학+한방발효

 

오랜 기간 청소년 교육 분야에서 일하다 보니 수업을 들으면서 종종 교육과 관련된 내용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가령 지난 수업에서 '상추밭에 산삼이 자라도 잡초다'라는 수업 내용을 듣고 정말로 산삼을 잡초로 만들어 버리는 우리나라의 획일화된 교육 체계가 제일 먼저 떠올랐다. 

 

산삼의 능력을 가진 아이들이 상추가 아니라고 존재를 부정당하는 상황이 지금 이 순간에도 현실에서 버젓이 일어나고 있다. 이런 교육이 잘못되었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문화가 잘못되었든 말든 내 아이는 승자로 키우고 싶은 사람들이 훨씬 많기 때문에 현실은 잘 변하지 않는다. 아이러니하게도 사회적 부가 쌓이고 민주주의 문화가 발달할수록 이런 왜곡된 현실은 더욱 강화된다는 것이다.

 

귀촌을 기다리며 | 도시농업관리사 양성과정 (04) 도시농업과 노인+잡초의 이해와 활용 (feat. ZOOM �

 

이번 수업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줌수업으로 진행되었다. 수업 운영을 담당하는 분들이나 참가자분들이 줌사용에 능숙하지 않아서 소리가 들리지 않거나 소리가 섞이는 등의 아쉬움이 있었지만 그래도 무사히 수업을 마칠 수 있었다. 

 

모든 수업이 괜찮았지만 특히 한방 발효 수업이 재미있었고 일상 생활 속에서도 응용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아서 좋았다. 매실청 만들 때 매실과 청을 일대일로 넣어야 하는 줄 알았는데 발효액을 만들려면 설탕의 양을 줄여야 한다는 것도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다.

---

본초학 입문 수업 요약

자연과 접촉하고 자연물을 이용하고 자연을 먹는 사람들이 더 오래오래 건강하게 장수할 수 있음.

뇌질환에 가장 좋은 것 중 하나가 은행잎. 공해 있는 지역에 있는 잎이 아니라 공해가 없는 잎을 쓰는 것이 좋음. 아이들이 먹는 총명탕에 은행잎을 넣으면 효과가 배가 됨.

칡뿌리는 술 깨는 것 또는 감기몸살에 좋은 것만 알고 있음. 하지만 칡은 혈압을 내리고 혈당을 내리고 여성 갱년기에도 칡이 좋음. 

산사 열매를 볶아서 신맛이 감소됨. 계피를 조금만 넣고 잘 볶아서 먹으면 맛이 좋음. 

우리의 주식이 점점 변하고 있기 때문에 변화는 식생활에 맞춰서 한방 약초와 결합된 기능성 식품을 만들어서 판매하는 것도 좋음. 과거 연세우유와 함께 끼짱우유를 출시한 적이 있는데 이미지 마케팅을 잘해서 많이 팔렸음.

천당귀는 뿌리를 약으로 쓰고 줄기는 크게 자람. 어린잎이 아닌 성장한 잎을 분말로 만들어서 떡이나 빵을 만들면 기능성 식품이 될 수 있음. 당귀의 성분을 먹을 수 있고 향도 좋음.

콩은 밥 먹을 때 먹는 것 정도로만 생각하지만 약초로서 효과가 매우 좋음. 특히 여성 갱년기 치료를 할 수 있음. 흰 콩에 칡을 넣으면 효과가 더 좋음.

장 내 미생물이 우리의 몸에 매우 큰 영향을 주는데 장이 차면 미생물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함. 신체 상하체의 열의 균형이 맞아야 함. 아랫배인 하복부가 따뜻하고 머리쪽에 차야 하는데 현대인은 반대의 경우가 많음. 

동의보감은 400년 전 책. 그 당시는 약초도 모두 자연산. 신체구조도 많이 다름. 그래서 동의보감과 똑같이 치료를 하면 문제가 될 수 있음. 현대인의 몸에 맞게 적용 방법을 달리 해야 함.

 

 

한방발효 : 발효와 건강 및 발효한약 수업 요약

건강의 근원은은 효소. 효소는 혈액을 맑게 하고 장을 튼튼하게 하여 정신을 건강하게 함. 건강과 수명은 효소가 좌우함. 효소가 없으면 단백질, 당질, 지방 등이 에너지로 전환되지 않음. 혈액이 맑아야 하고 장이 튼튼한 것이 장수의 비결임. 

소식을 하면 오래 사는 이유는 체내 효소에 있음. 평생 사용해야 할 체내 효소를 과식으로 일찍 소모하게 됨. 입버릇처럼 '배불러서 죽겠다'라는 말은 과학상 일리가 있는 말임.

건강은 잘 먹고 잘 자고 잘 싸는 것임. 즉 몸의 항상성(몸속의 환경을 일정하게 유지하려는 성질)을 유지하는 것임.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으로 균형이 있는 상태가 바로 건강하다고 봄. 몸의 대사 과정에 항상성을 유지하기 위해 효소가 중요한 역할을 함. 항상성이 깨진 상태가 병에 걸렸다고 하는 것임.

건강의 조건은 균형 잡힌 영양, 적절한 운동, 충분한 수면이 필요함. 즉 적극적 휴식이 필수 조건임. 적극적 휴식이란 몸과 마음을 이완시키는 것인데 제일 쉬운 방법이 멍 때리기임.

발효가 되려면 미생물에게 먹이감을 주기 위해서 설탕을 넣어야 함. 설탕의 당분 또는 소금의 염분이 그 역할을 함. 당분과 염도가 지나치게 높으면 발효가 아닌 부패가 일어남. 매실액의 경우 매실과 설탕을 일대일로 하면 당분이 너무 높아서 미생물이 살 수 없고 발효되지 않음.

발효하면 떠오르는 음식은 막걸리, 된장, 매실액, 식초 등이 있음. 그중에 식초는 발효 식품의 최고봉. 식초는 발효가 1번이 아닌 2번 일어남.

효소는 모두 끝말에 '제'가 들어가는데 소화제도 효소의 일종임. 할머니 약손으로 배를 문질러주는 것은 효소 활성화에 도움이 되고 동치미 국물에도 소화 효소가 있어서 소화 작용을 도움.

발효(fementation)는 미생물에게 먹이를 주는 것임. 즉 생명을 기르는 작용임. 발효한약은 한약재를 발효하는 방식. 당귀, 오가피, 인삼, 녹용 등이 있음. 사약의 원료인 초오(투구꽃)도 발효를 거치면 새로운 효능을 가진 치료제로 쓰임.

일반한약의 약리성이 50%라면 발효한약은 90%까지 높아지고 체내 흡수율이 훨씬 더 높아짐. 한약재의 종류에 따라 약리성이 450%까지 높아진다고 함.

발효 한약의 장점은 소화 흡수력이 높아서 치료효과가 크고 독특한 풍미를 가진다는 것임. 그리고 처방권이 한의사의 조제권으로부터 자유로워서 개인이 직접 만들어서 먹을 수 있음. 항노화, 항산화, 항암안정성 우수, 면역개선 효능 등이 발효 한약의 가장 좋은 점임. 

* 100세 인생보다 상수인생 개념이 중요함. 상수인생이란 현재의 건강한 상태를 120세까지 유지하는 것. 

---

한방발효 마지막 수업 때는 쌍화발효액을 강사가 직접 만들었는데 화면 너머로 보이는 발효액을 내가 얼른 만들어보고 싶었다. 과거에는 건강 관련 식품이나 약재에 대해서 전혀 관심이 없었는데 이제는 관심이 생기는 것을 보면 나도 나이를 먹었나 보다. 매년 매실청을 만들어서 먹었는데 올해는 한방발효에 도전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