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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일야화/자전거도둑

'가능성'의 카멀라 해리스, 미국 역사상 최초로 흑인 여성 부통령이 되다

by 식인사과 2020. 11.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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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unsplas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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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은 미국 대선 역사상 120년 만에 최고의 투표율을 보여주었다고 한다. 투표한 사람은 총 1억 6천만 2천 명으로 미국 전체 유권자의 66.9%가 투표를 했다. 11월 8일 기준 바이든은 7300만 표를, 트럼프는 7000만 표를 얻어서 오바마 전 대통령이 2008년에 세운 미국 대선 최고 득표수(6950만 표)를 둘 다 가뿐히 넘겼다.

 

이번 미국 대선의 최고 투표율이 나온 것은 아마도 트럼프 대통령 때문인 것 같다. 미국은 우리나라에 경제, 정치, 사회 등 많은 부분에서 큰 영향을 주는 나라지만 미국 대통령의 말과 행동이 우리에게 피부로 닿을 정도로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다. 가끔 국제뉴스로 나온 트럼프의 파격적인 발언과 행동들을 보면 태평양을 사이에 두고 있는 나도 황당한 경우가 많은데 미국에 살고 있는 시민들은 황당함을 넘어 굉장한 스트레스가 아니었을까.


트럼프가 선거불복을 하겠다고 선언하고 각종 고발을 예고하고 있지만 어쨌든 현재까지 알려진 선거인단 득표수로만 보면 바이든이 290표를 얻어 214표를 얻은 트럼프를 제치고 당선이 확정되었다. 그리고 민주당에서 바이든의 러닝메이트로 지정된 부통령 후보 카멀라 해리스도 당선이 확정되었다. 그녀는 미국 최초의 흑인 여성 부통령이다. 

 

출처 : HIMAL SOUTHASIAN

오늘밤, 이 나라의 어린 소녀들이 본 것은 가능성의 나라다.
내가 첫 여성 부통령이 됐지만, 마지막은 아닐 것이다

2020년 11월 3일 미국 대선 승리 연설 中

 

그녀에게는 이번 부통령이 된 것 말고도 '최초'라는 타이틀이 여러 개 있다. 2010년에 흑인 여성 최초로 캘리포니아주의 법무장관으로 선출되었고 2016년에는 상원의원 역사성 두 번째 흑인 여성으로 정치 무대에 발을 들여놓았다. 

 

아직은 정치 신인이라고 할 수 있는 카멀라 해리스가 부통령 후보에 오르고 당선까지 된 이유는 바이든이 고려한 정치적 확장성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녀가 4년간의 의정활동에서 보여준 카리스마와 사회적 영향력 때문이다. 바이든이 정치적 확장성을 고려한다고 하더라도 그녀가 실력이 없었다면 후보로 발탁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미국 대통령은 한 번 당선이 되면 재선을 도전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수순이라고 한다. 1900년대부터 재선에 실패한 대통령은 트럼프를 포함하여 6명밖에 없다. 하지만 바이든은 78세인 현재의 나이를 고려했을 때 재선에 도전하기에는 어렵기 때문에 정계에서는 해리스가 4년 뒤 대선 후보로 올라갈 것이라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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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소수자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문화를 가진 나라이기는 하지만 다른 한 편으로는 유색 인종에 대한 차별이 매우 심한 나라이기도 하다. 최근에 미네소타에서 경찰에 목이 눌려 질식한 흑인 사망 사건을 계기로 대규모 시위가 일어난 것이 흑인에 대한 차별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미국 흑인 사회가 과거에 오바마의 말과 행동에 열광하고 블랙팬서 영화 한 편이 흥행을 넘어서 문화적 현상으로 확대된 데에는 모두 이유가 있다.   

 

4년 전 대선 승리의 가능성이 높았던 힐러리 클린턴도 백인 남성이 주류인 백악관의 유리 천장을 뚫지 못했다. 그 당시 힐러리는 자신은 하지 못했지만 언젠가는 누군가가 그 일을 할 것이라고 이야기했는데 그 예언(?)이 4년 만에 현실화된 것이다.

 

미국 대선을 검색하다가 연관 검색어로 뜬 '카멀라 해리스'라는 인물을 알게 되었다. 인물에 대한 정보를 찾아보니 올곧은 신념을 가지고 자기 언어로 사람들과 소통하는 매력적인 정치인이었다. 오바마가 그랬던 것처럼 만약 4년 뒤인 2024년에 해리스가 대통령이 된다면 미국 사회의 견고하게 자리 잡은 차별과 혐오의 문화가 좀 사라지지 않을까. 그녀의 다음 행보가 기대된다.  


사족.

솔직히 미국 대선에 크게 관심이 없었다. 수위를 한참 넘은 부적절한 언행과 행동 때문에 매우 큰 차이로 트럼프가 질 것이라고 생각했다가 생각보다 표 차이가 없는 것을 보고 좀 놀라기는 했다. 차별과 혐오의 언어를 거침없이 구사하는 트럼프를 지지하는 사람 7000만 명이 살고 있는 미국을 과연 민주주의 국가라고 볼 수 있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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