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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일야화/자전거도둑

사유리 출산 이슈로 다시 보는 여성의 자기 결정권 feat. 사유리 인스타

by 식인사과 2020. 11.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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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JTBC News 유튜브 채널

 

 

결혼 없이 아이를 임신하고 출산까지 한 사유리의 KBS 인터뷰가 화제다. 결혼을 하지 않고 부모가 되는 경우는 종종 있는 일이지만 사유리처럼 배우자 없이 정자은행을 이용해 아이를 낳는 경우는 드문 경우다. 생명은 모두 소중하지만 그 생명이 어디로부터 기인했는가에 따라 차별과 혐오를 선택적으로 적용하는 왜곡된 사회 분위기 속에서 '자발적 비혼모'의 길을 가기로 한 사유리의 선택은 분명 용기 있는 선택이다. 

 

어떤 사람은 "기증받았다고 말하지 마. 사람들이 싫어할거야" 라고 말하는데 (아이한테) 내가 거짓말하고 있는 엄마가 되고 싶지 않아요. 

사유리 KBS 인터뷰 中

 

사유리는 2006년 예능 프로그램 '미녀들의 수다'의 외국인 패널로 처음 얼굴을 알린 예능인이다. 방송에서 보여준 파격적인 모습에 '엽기적' 또는 '4차원'이라는 수식어가 항상 따라다니고 있고 지금도 그녀의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를 보면 여전히 엉뚱 발랄한 매력을 가감 없이 보여주고 있다.

 

 

👇 사유리 인스타그램 👇

www.instagram.com/sayuriakon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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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리의 파격적인 말과 행동 때문에 가려져 있지만 그녀는 때때로 사회적 발언을 하면서 민감한 이슈에 대한 자기 소신을 밝힌 연예인이다. 2008년에는 나눔의 집에 방문해 위안부 할머니들과 식사를 하며 일본 국민의 대신해 사과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찬반의 논란이 항상 따라다니기는 했지만 적어도 그녀의 행동과 말이 일치했기에 다양한 이슈의 논란 속에서도 자기 길을 걸어갈 수 있었던 것 같다.

 

"남이 준 신발에 내 발 크기를 맞출 필요가 없는 것처럼 내 발에 맞는 신발을 스스로 찾아야 한다. 남들이 말하는 자신의 평가에 집착하면 자기 발에 피가 흘러도 모른다"

2015년 사유리 트위터 중

 

 

출처 : Unsplash

 

 

 

이번 이슈로 돌아봐야 할 것은 여성의 자기결정권이다. 자기 결정권은 누군가의 간섭 없이 개인 스스로 자신에 대한 내용을 결정할 수 있는 권리로서 헌법에서도 보장하고 있다. 지극히 당연해 보이는 이 권리가 그 동안 여성에게는 제한적으로 적용됐다. 특히 여성의 신체에 대해서는 이상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자기들이 권리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대표적으로 임산과 출산, 낙태와 관련된 부분이다.

 

작년에 낙태죄가 법 제정 66년만에 위헌 판결이 되었다. 하지만 이 법은 만들어질 때부터 논란이 되면서 사문화되다시피 했고 1960년대에는 출산 제한 정책이 국가 정책으로 자리 잡으면서 낙태가 적극적으로 활용되었다. 하지만 2000년대에 정부의 저출산 대책과 맞물리면서 낙태죄가 다시 부활하기 시작했다.

 

결국 국가 주도의 정책에 따라 여성의 신체에 대한 결정권이 사회에 넘겨져 버린 것이다. 나의 몸에 대한 결정권이 타인에게 있다는 것은 사실 과거 시대에 노예에게나 적용할 수 있는 일이다. 나의 몸에 대한 선택권을 내가 갖는다는 것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너무 당연한 일이지만 우리는 여성에게만큼은 그 당연한 일을 꽤 오랫동안 제한해왔다.

 

 

 

출처 : KBS News 유튜브 채널

 

 

아무리 생각해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급하게 찾아서 결혼하는 거는 저는 어려웠어요. 한국에서는 모든 게 불법이에요. 결혼하는 사람만 시험관이 가능해요. ... 요즘 낙태 인정하라 있었잖아요. 근데 그거를 거꾸로 생각하면 아기를 낳는 것을 인정해라 이렇게 하고 싶어요. 낙태하라만이 아니라 아기를 낳는 것도 인정했으면 좋겠어요.

사유리 KBS 인터뷰 中

 

여성의 신체가 아니더라도 사회에는 자기 결정권을 무시하고 다른 사람에게 조언을 가장한 강요를 하는 경우가 은근히 많다. 결혼은 언제 하는지, 아이는 언제 갖는지, 다이어트는 언제 하는지 등 예를 들면 정말 한도 끝도 없다. 내버려 두어도 각자 어련히들 알아서 잘 살아가지 않을까 싶은데 사람들은 지나친 관심과 발언으로 늘 누군가에게 상처를 준다. 

 

사유리는 예상하지 못했을 수 있겠지만 그녀가 KBS와의 짧은 인터뷰를 통해 들려준 이야기는 여성의 신체와 정상 가족에 대한 우리 사회의 왜곡된 편견에 신선한 충격을 전해주었다. 부디 이 충격이 짧은 이슈로 끊나지 않기를 바란다. 그래서 사람이 사람에게 말도 안 되는 이유로 상처를 주고 이상한 문화를 강요하는 사회 분위기가 사라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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