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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학교/수업과교실

미션 임파서블: 가을여행, 바우길을 걷다

by 식인사과 2013. 10.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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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4일부터 19일까지 5박 6일간 배움터길에서 가을여행을 다녀왔다. 2년간 봄에 다녀오던 전체 도보 여행을 가을에 다녀오니 느낌이 새롭다. 가을바람이 건조해서 그런지 얼굴은 더욱 푸석푸석해지고 몸은 왠지 더 피곤한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여행을 모두 끝낸 지금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나 역시 한 걸음 성장한 것 같아 기분은 좋다. 그래도 푸석푸석한 얼굴은 너무 따가워.. ㅠ.ㅠ 팩을 해야지.

 

이번 가을여행 제목은 '미션 임파서블'. 기존의 여행이 행복, 놀이, 건강, 개그 등의 성격 모둠을 만들어 다양한 레크레이션을 통해 전체 화합을 목표로 한 여행이었다면, 이번에는 명확한 미션을 제공하고 그것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모둠 내 화합을 시도했던 여행이었다. 사실 이런 컨셉은 이미 각종 예능 버라이어티쇼에서 하고 있는 것들이라 준비 과정에서는 예능쇼의 장점들을 잘 버무리는 것이 중요했다. 예능을 좋아하는 아이들도 새로운 컨셉에 대한 불만보다는 재미있을 것 같다는 반응이 대체로 많았다. 다만 실제로 운영을 해보니 미션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과열되는 양상이 간간이 있었고 그래서 우리가 보는 예능 프로그램은 출연진들의 어마어마한 내공을 통해 재미있게 '만들어진' 것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래도 뭐, 재미있었잖아!

 

 

 

 

여행 준비 과정이 1주 밖에 없었지만 모둠별로 크게 준비할 것이 없어 비교적 넉넉하게 여행을 준비할 수 있었다. 모둠 이름, 모둠 구호, 모둠별 악세사리 등을 정하면서 각각 팀워크를 다지는 작업이 있었다. 준비 과정에서는 바로 붐업이 되는 팀도 있었고 붐업이 되지 않아 나른해진 팀도 있었지만 직접 미션을 수행하는 과정 속에서 모둠별로 멋진 팀워크가 만들어진 것 같다 ㅎㅎ

 

 

 

여행의 시작은 어제나 즐겁게 설렌다. 휴게소에 들르는 일은 그냥 매번 낯설다. 언제나 이방인을 대하는 휴게소만의 느낌 때문일까. 아무튼 이번 여행 코스는 바우길인데 여름학기 때 자연 다큐를 하나 보면서 알게 되었다. 그런데 방학 시즌에 1박 2일에서 바로 바우길을 걷게 되어 더욱 자세히 알게 되었다. 대관령 옛길, 어명을 받은 소나무길, 심스테파노길, 신사임당길, 강릉바닷호수길을 걸었는데 길마다 특징들이 살아 있고 무엇보다 길을 잃지 않게 안내 표지판이 잘 설치되어 있어서 좋았던 것 같다. 대한민국 3대 트레킹 코스라니 확실히 길 정비가 잘 되어 있다 ㅎㅎ

 

 

 

 

야심차게 미션을 준비했지만 첫날 예상보다 험난한 산길과 둘째날 싸늘하게 내리는 비 때문에 미션 수행이 쉽지 않았다. 위대한 대자연의 위엄 앞에 한 없이 초라해지는 인간의 나약함이라니 ㅋㅋ 걸을 때는 골골대던 친구들이 숙소에 도착해서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희희낙락 즐겁게 노는 것을 보면 확실히 십대의 체력은 무한한 것 같다 @.@

 

 

 

 

날씨가 좋아진 삼일 째부터는 산길도 너무 험하지 않고 적당한 포장도로길도 간간히 나오면서 제법 즐겁게 걸을 수 있었다. 심스테파노길이 시작되는 명주군왕릉은 볼거리가 많지는 않았지만 탁 트인 공간 덕분에 시원한 느낌을 주었다. 여기서 아침 체조 으쌰으쌰 마치고 출발! 날씨는 좋다고 해도 이틀 동안 힘들었던 일정 때문인지 시작은 찌뿌둥했지만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역시 기운을 되찾은 십대 친구들 ㅋㅋ 위촌리 마을회관에 도착해서는 저녁에 모둠별 여장남자 배틀과 노래자랑 시간도 가졌는데 재치 있는 공연들로 유쾌한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마지막 코스였던 신사임당길에서는 보물찾기 미션을 했는데 쉬는 지점마다 나와 영글이가 먼저 가서 보물을 숨겼다. 대략 70개를 숨겼는데 거의 다 찾았다능 @.@;; 신사임당길 끝에 있는 경포 호수는 정말 좋다. 좀 과장해서 표현하면 경포호를 보기 전에는 마치 내가 한 번도 호수를 본 적이 없었던 것 같았다. 우와우와우와우와우와~~!

 

 

 

 

마지막 날 묵게 된 어린왕자 게스트 하우스는 사장님이 너무 친절하고 좋다. 인근에 교수님으로 계시면서 1년 전부터 게스트하우스도 같이 운영한다고 하시는데 숙박비와 바베큐 세트 비용을 정말 저렴하게 받으셨다. 공간도 크고 넉넉하고 바다도 바로 옆에 있어서 아이들이 뛰어 놀기에 정말 즐거운 곳이었다. 저녁에는 모둠별로 고기를 구워먹었는데 미션 수행을 하면서 많이 친해졌는지 제법 돈독해진 팀워크를 엿볼 수 있었다. 아싸- 여행 끝!

 

 

 

 

마지막 단체샷 한 방! 여행 끝! 여행을 시작할 때만 해도 언제 끝나나 날짜만 헤아렸는데 끝날 때쯤 되면 조금 아쉬운 마음도 생긴다. 그래도 여행이 끝날 때가 되면 돌아갈 집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지 ㅎㅎ 집에 돌아와서 목욕재개하고 가만히 누워 있으면 세상에 천국이 따로 없다. 모두들 고생했어! 배움터길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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