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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학교/수업과교실

[부서활동] 사물함 수리하기

by 식인사과 2013. 9.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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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배움터길에서 부서활동은 1인 1부서를 채택하고 있다. 그래서 2011년인가 대대적인 부서 개편을 통해 기존의 큰 부서 3개에 하위 부서 여러개를 만들었다. 총무부에는 신문부, 회계부, 기록부, 도서부가 있고, 문화부에는 축제기획부, 파티플랜부, 방송부, 나눔부, 생활체육부가 있으며, 환경개선부에는 에너지나눔부, 시설관리부, 디지털관리부, 원예부가 있다. 부서의 특성상 인기가 많아 아이들이 몰리는 부서가 있는 곳도 있고 반대로 시즌때마다 아이들이 선택하지 않는 비인기 부서도 있다. 인기가 있든 없든 활동이 많든 적든 꾸준한 부서활동을 하는 것은 이후 어떤 단체에 가서도 중요한 경험으로 남을 것이라는 판단 아래 1인 1부서를 시작했지만 사실 그 효과는 아직 잘 모르겠다. 그저 믿는대로 이루어지리라 ㅋㅋ

 

배움터길에서는 사물함을 로비에 두고 쓴다. 이동 수업이 많아 교실에 두기 어려운 이유도 있고 교실은 개인이나 학년의 공간이 아닌 공공의 공간이라는 것을 강조하려는 의미도 있다. 아무튼 그래서 몇 년전 학교 부모님 중 목공을 하시는 분에게 의뢰해 사물함을 제작했는데 이 놈이 문 짝이 좀 약하게 제작되었다. 그 동안 떨어진 문짝만 열 개 가까이는 되는 것 같다. 특수 공구가 있어야 제작이 가능한 것이기 때문에 학교에서는 만들 수가 없어서 이번에 시설 관리부에서 그냥 수리하기로 했다. 아래 사진은 문짝이 떨어진 모습.. 흐미..

 

 

 

 

이번에 나와 함게 사물함 수리를 도와준 변모씨가 떨어진 사물함 문짝을 보고 엄청 놀라고 있다. 물론 100% 연출된 사진이라는 거 ㅋㅋㅋ 이 친구는 앉아서 하는 공부에는 도통 관심이 없는 편이지만 손재주가 뛰어나 물건을 만들거나 수리하는 것을 잘한다. 자연스럽게 내가 이런저런 작업할 때 이 친구를 부르게 되는데 본인도 재미가 있는지 잘 도와주는 편이다. 나중에 이 친구랑 카페형 철물점을 차리기로 했다 ㅋㅋ

 

 

 

 

문짝 자체도 약하게 제작되었지만 아이들이 문을 열고 닫는 강도도 상당히 세기 때문에 그냥 본드만 붙여서는 하루도 넘기기 쉽지 않겠다 싶어 앞 뒤로 짜투리 나무를 오려서 피스못으로 박았다. 모양은 좀 그렇지만 굉장히 튼튼하다는 거!

 

 

 

 

수리가 완료된 문짝 앞부분- 뭐, 모양새는 좀 아쉽지만 기능이 중요한 거니까 ㅎㅎ 다행히 수리된 문짝을 보고 싫어하는 친구들은 별로 없다. 휴!

 

 

 

 

문작 뒷부분은 더 단단하게 고정하기 위해서 짜투리 나무 두개를 달았다. 바깥쪽도 두개를 달까 하다가 그러면 너무 투박하게 보일까 싶어 하나만 달고 안쪽에 두개를 달았는데 나름 굉장히 튼튼한 편이다. 오래오래 버텨주길!

 

 

*

몇 년 전 한창 DIY 열풍이 분 적이 있다. "Do It Yourself" 그냥 집에 있는 물건이나 가구들을 자기 손으로 직접 만들어보거나 리폼해보는 것을 뜻하는데 이걸 배우려고 공방에 다니는 사람들이 그 당시 많았던 것 같다. 그런데 DIY 정신은 본인이 좌충우돌 실수도 해보면서 직접 부딪히는 것이 중요하다. 자기 집 전구도 직접 갈아보고, 벽도 페인트로 칠해보고, 오래된 가구들을 리폼해보고, 책장이 필요하면 직접 만들어보는 것 정도는 사실 공방에서 굳이 배우지 않아도 간단한 도구들로 집에서 대부분 할 수 있는 것들이다. 그런 의미에서 DIY는 어떤 취미나 취향이라기보다는 자신의 삶을 스스로 콘트롤 할 수 있게 도와주는 중요한 생존기술이라는 생각도 든다. 

 

만약 집 안에 고장나서 창고 구석에 밀어넣어둔 물건이 있다면 지금 당장 꺼내서 수리해 보기를 추천한다. 수리하다가 고장나도 상관없다. 어차피 그 물건은 창고 속에서 몇년 동안 쳐박혀 있다가 버려질 운명이었으니까. 그럴 바에는 고장이 나더라도 나에게 도전 정신이 생길 수 있게 활용하는 것이 백만배 유용하다.

 

소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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