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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과경제/공동체네트워크

[더불어가는배움터길] 2012 교육과정평가회

by 식인사과 2013. 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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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12일- 배움터길에서 교육과정평가회가 있었다. 교육과정 평가회란 매학기별(1,2학기)로 교육과정에 대해서 교사와 학부모가 공동으로 평가를 하는 자리이다. 사실 일년에 두번씩 이런 자리를 마련한다는 것은 자리를 준비하는 교사나 이 자리에 오는 부모님들에게 쉬운 일은 아니다. 그래서 그런지 대안학교라고 해서 모든 학교가 이런 과정을 밟는 것은 아니다. 초기에 이런 과정을 밟았던 학교도 규모가 커지면서 또는 거리상의 이유로 다른 대체제를 마련하고 있다. 배움터길도 일년에 총 4번 있었던 간담회와 평가회 자리를 작년부터 총 3번으로 줄이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난- 부모들에게나 교사에게나 분명 '쾌거'가 분명하다고 생각한다- @.@;;)


내가 처음 이 곳에 올 때만 해도 간담회용 자료집에는 길잡이 교사와 길동무 교사의 모든 평가가 모두! 들어가서 참! 많았다- @.@;; 모아찍기를 해도 대충 30~40페이지가 넘었던, 스크롤의 압박이 아닌 시각과 촉각의 압박이 참 힘겨웠던!  많다는 것 자체가 뭐.. 나쁜 것은 아니지만.. 그런 것 있잖아- 그냥 두꺼운 책은 아얘 쳐다보지도 않는 것처럼 그 당시에는 많은 사람들이 참 읽기 힘들어했던 것 같다.

오랜 이야기 끝에 평가회 자료도 작년 여름 간담회 때부터 업그레이드 되었다. 총평, 통합교육평, 배움터길철학 5개 영역, 생각과표현 2개 영역, 대체학습, 학년운영, 학교규칙에 대하여 대략 반페이지씩만 할애를 했더니 총량이 8페이지로 줄였다- 올레! 수업 개별평가서가 궁금한 분들을 위해서 그건 따로 편집해서 온라인으로 열람이 가능하도록 했더니 결국 종이도 절약하고, 편집시간도 절약하고, 부모님들도 좋아하시는 1석 3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 오오오올레!





막간을 이용하여 댄스 동아리인 '공.드(공룡라떼를 드실까요)'의 장터 광고가 있었다. 학기 중에 댄스 연습을 위해 거울을 설치해달라고 했는데 하나의 동아리 때문에 거금을 들여 거울을 구매하기는 어렵다는 학생회의 결론이 나왔다. 그래서 방학을 이용해 거울 마련 장터를 한 것 같은데- 나중에 얼마를 벌었냐 물으니 헉.. 많이 벌었다. 나중에 장사해도 되겠어 @.@;;





전 학년 학부모님들을 대상으로 하는 평가회지만 사실 그렇게 많은 분들이 오시지는 않는다. 많이 오실 때는 40명 내외, 보통 20명 내외 정도 되는데 대부분 어머님들이 많이 오신다. 아버님들은 오셔도 허허- 웃음을 짓고 계시는 경우가 많다 ㅋㅋ 





생각해보면 평가회 분위기도 정말 많이 변했다. 2009년만 해도 이 자리는 굉장히 살벌한 분위기였는데, 1기 교사들에게 들으니 내가 오기 전에는 더 살벌했다고 한다. (도대체 왜 그랬던 거야..!)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왜 그랬을까 싶은데 그 때에는 학부모나 교사나 서로 지키고 싶었던 것이 많았던 것 같다. 역사도 짧아서 서로에 대해 이해하는 수준의 폭도 상당히 좁았던 것 같기도 하고.

그래도 그 시간들을 꾸준히 버티고 지켜온 분들이 계시기에 이 자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제는 학부모님들의 다소 도발적인 공격도 웃음으로 방어할 수 있고 학부모님들도 교사의 그런 웃음을 편안하게 수긍해주신다. 그래도 평가회를 진행하다 보면 사적인 욕구와 공적인 욕구가 서로 혼재되어 말들이 오가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것들을 보면 아직 갈길은 멀어 보인다- ㅋㅋ





아- 모래알 교사회 ㅋㅋㅋ 분위기가 편해졌다고 해도 평가회를 준비하는 교사회는 언제나 긴장을 많이 한다. 나도 처음에는 긴장을 많이 했는데 이제는 뭐.. 술술술 말이 편하게 나오는 걸 보면 나름 경력교사 포스를 쬐끔의 쬐끔의 쬐~끔 보여주는 정도가 되었다고나 할까- @.@;; 그래도 준비과정은 어렵다. 그리고 준비를 잘해야 이 자리가 잘 진행이 되는 것은 언제나 변함이 없다.





아- 평가회는 1시간 30분이 고비다. 아무리 자료의 양을 축소해도 일년동안 한 일을 설명하려면 대략 1시간 30분은 걸리는데, 1시간 정도가 지날 때쯤 아버님들 쪽으로부터 신음소리가 조금씩 들리기 시작한다 ㅋㅋㅋ 내가 부모님 입장이라고 해도 좀 지겨울 것 같다. 그래도 어쩌겠어.. 이건 그냥 해야 한다-라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각하는데.. @.@;; 뭔가 다른 방법이 없을까 라는 생각을 종종해보면서 평가회를 없애보는 것을 매년 소심하게 제안을 해보지만 아직은 '이것은 해야한다'는 인식이 강한 것 같다. 뭐.. 언젠가는 없어지지 않을까- 라는 희망을 품어본다.

 




공드가 춤을 추고 있다. 춤을 추고 있다. 어떤 춤일까-  이 동작만 보고도 맞추실 분이 많을거라 생각하지만 그래도 맞추면 100원!





평가회 전에도 이런저런 바쁜 일들이 많았지만 평가회를 기점으로 교사회도 짧은 방학에 들어간다. 아- 완전 올레다 ㅋㅋ 대안학교 교사는 정말 바쁘다, 박봉이다, 힘든 노동을 하고 있다. 쉬어야 한다 등등 말들이 많지만 그래도 방학이 있는 직업이 어디 흔한가.. @.@;; 그리고 교사를 이해해주려는 부모님들도 많이 계시고, 학생들도 착하고, 교사들도 서로를 이해해주려고 노력을 많이 하는 편이기 때문에 내가 볼 때는 돈 욕심 좀 버리면 꽤 괜찮은 직장이라고 생각한다. 돈 모아서 회도 먹을 수 있고 ㅋㅋㅋ





지금이야 웃으며 이야기하지만 작년 한해는 나에게 최악의 해로 기억될 만큼 많이 힘들었던 해였다. 그래도 긍정적으로 평가해본다면- 힘든 시기를 겪은 덕분에 많이 컸다, 고 생각한다. 그리고 내가 힘들었던 만큼 다른 교사들도 많이 힘들었을 것이다. 그 와중에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완주할 수 있어 서로에게 다행인 것 같다. 그렇지 않았으면 서로에게 상처로만 기억될 해가 될 뻔 했으니까. 아무튼- 평가회는 끝났다. 이제 새로운 학기를 준비해야지- @.@


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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