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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과경제/공동체네트워크

[더불어가는배움터길] 2013 신입학부모워크샵

by 식인사과 2013. 1.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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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26~27일 1박 2일동안 용인 하늘나무연수원에서 신입학부모워크샵이 있었다. 대안학교에서는 학생들만 학교를 다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학부모들도 학교의 철학과 교육 방향을 이해하고 공유하는 시간이 필요한데 그래서 연초에 마련한 프로그램이 '신입학부모워크샵'이다. 학부모 워크샵은 굵질한 프로그램을 제외하고는 매년 주도하시는 학부모님들의 성향에 따라 느낌과 분위기가 달라지는데 올해는 학구파 버전이었다. 그래서 뒤풀이 시간을 제외하고는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동안 난 좀 졸았던 것 같다 ㅋㅋ (용감해!) 생각해보면 난 원래 학구파 버전을 꽤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머리 싸매고 진지하게 토론하고 공유하는 것을 좀 기피하게 된 것 같다. 아무래도 이 학교를 다니는 동안 진지 버전의 회의 참석을 너무 많이 참여해서 온 후유증인 것 같은데 아마도 이 곳과 정반대의 곳을 가게 되면 난 또 진지모드를 좋다고 하지 않을까- 사람은 결국 결핍된 부분을 채워가려는 욕구를 가지고 있는 것 같다 ^-^*


*

시작 시간은 3시였지만 부모님들이 한 장소 한 시간에 뙇! 하고 모이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30분 동안 대기 시간을 가졌다. 그냥 대기하면 심심하니까 그 동안 만들어 놓은 아이들 수업 영상을 틀어놓기로 했는데 웬 걸- 동영상을 가져오기로 한 내가 그만 깜빡하고 말았다. (젠장!) 그래도 뜻이 있으면 언제나 길이 있는 법! 평소 학교 영상블로그를 만들어 꾸준히 영상을 업로드했던 것이 기억이 났다. (올레!) 부랴부랴 영상블로그에 접속을 하고 지난 가을여행으로 다녀왔던 괴산테마파크 영상을 틀어놨다.





3시 30분- 마음 나누기 시간이 시작되었다. 기존에 계신 학부모님들도 이렇게 특별한 날이 아니고서는 서로 만날 일이 거의 없기 때문에 서로 얼굴을 확인하고 이야기를 공유한다. 이번 마음나누기에서는 서로 인사하며 스티커 명찰을 교환하고 왜 대안학교를 선택하게 되었는지, 아이들은 어떻게 성장하고 있는지 등등을 서로 알뜰하게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냥 대화부터 시작하면 서로 어색할 수 있으니 우선 준비된 활동지에 자신의 생각을 적어내려가는 모습!





배움터길은 교사회만 모래알이 아니다 ㅋㅋ 학부모님들도 다양한 개성을 가진 분들이 계셔서 그 개성만큼 다양한 의견을 가지고 계신다. 미리 적은 내용들을 가지고 서로의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아이들이 대안학교에 잘 적응하고 지내는 비결 중 하나는 부모님이 학교에 많은 관심을 보여주고 다양한 활동에 참여하는 것이다. 사실 대안학교에 다니는 많인 아이들이 부모님만큼이나 자기 진로에 대해 불안해하고 두려워한다. 미인가학교이기 때문에 학력을 인정해주지도 않고 그렇다고 학교에서 일반학교처럼 사전적 지식을 많이 가르쳐주지도 않기 때문에 자기 또래의 대다수가 걸어가지 않는 길을 걸어가야 하는 학생들 입장에서는 불안한 것이 어찌보면 당연하다. 하지만 그런 부모가 그 순간 불안해하지 않고 확신을 가지고 학교 활동에 열심히 참여하거나 본인의 삶을 열심히 꾸려나가면 아이들은 생각보다 단순하게 자신의 불안감을 해소시킨다. 사진은 이번 워크샵 마음 나누기를 준비해주신 소진이 어머님 사진 한 컷- 이 분 역시 학교 활동에 열심히 참여해주시는 분들 중 한 분이다.

 




각 모둠에서 마음 나누기한 것을 전체 앞에서 발표하고 있다. 마음나누기는 1시간 정도로 기획이 되었는데 다들 할 말이 많으셨는지 거의 두시간 가까이 진행이 되면서 많은 이야기들이 오고 갔다. 교사든, 학부모든, 학생이든 결국 서로가 필요해서 이 공간을 찾게 된 것이 아닐까- 불안한 마음보다는 열심히 참여해서 필요한 것을 뽑아가고 그만큼 본인도 다른 사람들이 필요한 것을 내어주는 미덕을 발휘하는 것이 학교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동시에 서로가 행복해질 수 있는 길인 것 같다.







학부모도 나름 경력이라고 생각한다 ㅋㅋ 경력이 있으신 고참 학부모님들과 이제 막 들어온 신입 학부모님들이 이야기를 듣는 자세는 조금씩 다르다. 물론 외부인이 보면 다들 비슷비슷하겠지만 ㅋㅋㅋ 고참 학부모님들은 강연을 들을 때나 프로그램을 참여할 때 비교적 여유를 가지고 참여하는 편인데 신입으로 들어오신 분들은 대충 예상하듯이 경직모드인 경우가 많다. 뭐- 생각해보면 사회 단체나 조직 어디를 가도 이와 비슷하지 않을까- ^-^*

 





신입학부모워크샵에서는 꼭 교사회 소개를 한다. 이 자리를 빌어 교사회 비전을 설명하고 교사 각자가 가지고 있는 생각들을 부모님들께 조금씩 들려주곤 한다. 아래 사진은 작년에 새로 오신 레미쌤이 직접 작곡한, 배움터길에서 새로운 시작을 하게 된 본인의 마음을 담은 노래를 부르고 있는 모습인데 부모님들의 열광적인 환호를 받았다. 이 노래는 작년에 아이들에게도 불러줬는데 아이들도 많이 좋아했다. ㅋㅋ

 





저녁 특강으로는 대안학교전문가이신 하태욱 교수님이 오셔서 강의를 했다. 자본주의의 문제와 교육을 바라보는 왜곡된 시선에 대해서 특강을 해주셨는데 부모님들이 열심히 강의를 듣고 있다. 그런데 난 좀 졸았다 @.@;; 물론 전날의 과음으로 피곤한 것도 있었지만 그냥 대학 자체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좀 불편했던 것 같다. 사실 대학 문제는 대안학교 내에서 가치와 철학을 논할 때 빠짐없이 등장하는 이야기다. 난 대학 자체보다 대학을 바라보는 왜곡된 시선이 문제인 것 같은데 대안학교에 계신 많은 분들은 대학의 대안으로 또 다른 '대학'을 만든다거나 또는 대학을 거부하는 것으로 문제 해결을 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이 부분은 아직 누가 옳다고 이야기할 수준은 아직 아닌 것 같다. 다만 대학의 대안으로 대학을 가지 않는 것만이 대안이라고 말하는 것에 대해 좀 딴지를 걸고 싶었을 뿐 ㅋㅋ





그래- 난 이런게 좋다. 얼마나 유쾌해 ㅋㅋ 언젠가부터 전통이 된 가온나무 학부모님들의 축하공연. 이것 역시 매해 해당 학년 학부모님들의 성향에 따라 공연의 분위기가 달라진다. 요즘 TV를 틀면 나오는 몸매 좋고 얼굴 비주얼 되는 아이들의 댄스를 보면 감탄을 하게 되지만, 비록 많은 연습을 하지 못해서 다소 어설프고 부족해도 이런 진심어린 공연을 보면 감동을 하게 된다. 





바로 이어진 교사회의 공연 ㅋㅋㅋ 이번에는 개그콘서트 용감한 녀석들을 패러디해서 '용감한 3기 교사들'을 보여주었다. 신입교사인 레미가 총지휘를 맡고 대본도 모두 써오셨는데 오오- 센스 만점 대본 내용에 보는 사람이나 공연하는 사람이나 모두들 감동 백배 웃음 오만배 ㅎㅎ 올해 새로 대표교사가 되신 담쟁이쌤도 신입교사 시절 손담비의 '미쳤어'를 추면서 그 당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ㅋㅋ 용감한 이리쌤의 요구로 춤을 추고 계신 담쟁이쌤- 올 한해도 잘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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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5번 째 참여하고 있는 신입학부모워크샵- 워크샵에 참여할 때마다 난 어떻게 대안교육에 참여하게 되었는지 다시 생각하게 되곤 한다. 대안교육의 가치에 적극 동의해서 이 곳에 오신 분들도 많겠지만 생각해보면 난, 용돈을 벌기 위해서 길동무 강사를 시작했고 졸업하고 바로 돈을 벌어야 해서 길잡이 교사를 시작하게 되었다. 그렇게 어찌어찌하다보니 여기까지 오게 되었는데 짧지 않은 그 시간동안 난 이 곳에서 많은 것을 배운 것 같다. 당연하고 중요한 것들인데 눈에 잘 보이지 않고 취업을 위한 화려한스펙이 되지 않은 것들이 진정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가장 필요한 것들이라는 것을 조금씩 알아가고 있다고나 할까- ^-^* 올해는 뭔가 새로운 일이 벌어지려고 하고 있다. 그 동안의 짧은 인생 경험으로 알게 된 작은 깨달음이 있다면 '진심은 통한다'는 것이다. 아자아자!




** 하늘나무연수원은 소박하게 워크샵을 하기에는 좋은 공간인 것 같다. 난 가보지는 못했지만 황토방 사우나도 꽤 좋다고 하니 단체로 워크샵을 기획하고 계신 분들에게 추천한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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