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가는길 공동체에는 몇몇 작은 소모임들이 있는데 주로 학부모님들이 중심으로 만들어진 동아리들이다. 바느질 모임, 책수다, 민들레 읽기 모임, 등산 모임 등이 있고 아마 공동체가 활발하게 움직일수록 이런 소모임들은 더욱 많아질 것 같다. 소위 말하는 '좋은 공동체'라는 곳을 가보면 어떤 거창한 이념이나 방향을 실천하기보다는 이런 소소한 모임들이 알차게 운영되고 있는 곳이 대부분인 것 같다. 좋은 생태계일수록 작은 군체들이 서로 옹기종기 모여 살며 서로 상생하듯이 좋은 공동체일수록 이런 알짜 모임들이 활성화되어야 하지 않을까- 최근 공동체에 대한 회의를 많이 하면서 주로 이런 생각들을 많이 하는 것 같다.
*
날이 갈수록 늘어나는 뱃살과 턱살의 압박에 이제는 좀 운동을 해야겠다 싶어 참여 오늘은 등산모임에 참여했다. 아이들 포함해서 총 17명이 참여했는데 올해 첫 모임이라서 그런지 많은 분들이 오신 것 같다. 전날 과음을 해서 그런지 십분 정도 올라가자마자 숨이 턱끝까지 차올랐다. ㅠ.ㅠ
2009년 아이들과 함께 지리산 종주를 한 이후로 산을 좋아하게 되었는데 그 동안 바쁘다는 핑계로 거의 가지 못했다. 오늘을 계기로 이제 산을 다녀야지! 라고 말하고 싶지만 아마 다음주에는 그냥 방콕하고 늘어져 있지 않을까 싶다 ㅋㅋ 초반 십분 정도 오르고 본격적으로 오르기 전에 모두들 숨을 고르고 있다. 아직 봄이 오지 않아 나무들이 부끄럽게 옷을 벗고 있는데 4월 쯤이 되면 정말 이쁠 것 같다 ㅎㅎ
오늘 오른 산은 모락산- 동네 야산처럼 친근하면서도 따뜻한 산이다. 높이도 높지 않아 가족 나들이 겸 등산하기에는 딱 좋은 산인 것 같다. 아이들과 수업하면서도 참 많이 올랐었는데 학교가 다른 동네로 이사가면서는 잘 찾지 않게 된 것 같다. 모락산 입구 중 하나인 오메기 마을로 내려가면 동네 슈퍼가 있는데 막걸리와 전도 함께 판다. 가격도 저렴해서 부담없이 먹을 수 있는데 야외 탁자에서 막걸리 한 잔에 파전 하나를 씹으면 으으으으... 정말 기분이 좋아진다 ㅋㅋ
산 중턱에서 잠시 간식 타임을 가졌다. 난 달랑 물 하나만 들고 올라왔는데 역시 등산을 많이 하신 분들은 이런 준비를 잘해오시는 것 같다. 맛있는 사과와 토마토를 먹으니 힘이 불끈, 입안은 달짝지근, 기분은 상쾌! 간식을 먹으며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는 모습 ㅎㅎ
내가 경험한 바로는 대부분의 아이들은 산을 좋아하지 않는다. 정확히 말하면 등산을 좋아하지 않는데 진엽이 역시 억지로 끌려왔는지 입이 삐쭉 나왔다 ㅋㅋ 이 친구는 컴퓨터를 매우 좋아하는데 같이 산행을 하면서 컴퓨터나 스마트폰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니 기분이 많이 좋아진 듯 포즈를 취해달라 하니까 손으로 브이를 만들어주었다. 귀여운 녀석!
정상이 얼마 남지 않았어! 모락산은 고도가 낮은 산이기 때문에 빨리 가면 한 시간 이내에 정상을 오를 수 있지만 천천히 오르면 1시간 반 정도는 걸린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오르니 어느새 정상이 눈앞에 다가왔다. 아무리 고도가 낮아도 산의 정상에 오르는 것은 분명 기분 좋은 일 같다. ㅎㅎ
정상에서 우리가 그 동안 살던 세상을 바라보면 마음이 참 넉넉해진다. 그냥 좀 편하게 살 수도 있을텐데 뭘 그리 각박하게 살았나 싶기도 하고 ㅎㅎ 그래서 그런지 정상에서 지상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얼굴 표정은 대부분 밝은 것 같다. 나 역시 오랜만에 정상에 올라 밑을 바라보니 답답한 마음이 뻥 뚫리는 것 같았다. @.@
내려오는 길에 묘한 곳을 발견했다. 모두들 갈색 빛을 띠고 있는 숲 한복판에 마치 포토샵으로 작업을 한 듯 초록빛 잎들이 무성하게 나 있는 곳을 보게 되었다. 너무 극단적으로 대비가 되어 있어서 조화같다는 느낌이 들 정도였는데 음.. 아무튼 매우 신기한 경험이었다. ㅎㅎ
산행 모임에서 자주 가는 곤드레밥집- 곤드레밥은 대안학교에서 처음 일하면서 먹어봤는데 처음 먹었을 때는 정말 신기했다. 밥을 할 때 곤드레 나물과 함께 넣어서 찌는데 곤드레 나물향이 밥 곳곳에 배어들면서 매우 맛있는 밥이 된다. 양념된 간장을 살짝 얹어서 살살 비벼 먹으면 나도 모르게 탄성- 오호! 곤드레밥은 굳이 나가서 먹지 않아도 집에서 쉽게 할 수 있지만 곤드레 나물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곤드레밥이 꼭 먹고 싶은 분은 그냥 계원예대 후문으로 고고싱 ㅋㅋ
토예랑 / -
- 주소
- 경기 의왕시 내손1동 227-2번지
- 전화
- 031-425-4244
- 설명
- 안녕하세요? 저희 토예랑은 곤드레밥. 도토리묵. 감자전. 제육볶음 전문음식점으로 깨끗...
조금 바람은 불었지만 상쾌한 기분에 야외에서 먹기로 했다. 하늘공원이라는 이름과 어울리게 옥상은 하늘이 잘 보이는 곳이었다.
반찬만 나왔는데도 탄성이 절로- 와와와! 김 한장 펴서 나와 있는 나물을 조금씩 싸서 먹으면 정말 맛있다. 아직 메인 메뉴가 나오지도 않았는데 모두들 반찬만 보고 감동 받았다 ㅋㅋ 산행을 마치고 와서 그런지 더 맛있어 보이기도 하고, 아무튼 우왕굿!
정말 부추가 한 가득 들어 있는 부추전! 처음에는 부추가 너무 많이 들어갔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먹어보니 부드러운 식감에 매콤한 맛이 정말 일품이었다. 간장 살짝 찍어서 먹으면 역시나 우왕굿!
메인 메뉴인 곤드레밥! 보기에는 심심해보여도 같이 나온 반찬을 같이 넣고 양념장을 살짝 뿌려서 쓱쓱싹싹 비벼먹으면 이 녀석 정말 맛있다. 가격은 칠천원- 반찬과 된장찌개, 분위기 좋은 자리를 생각해보면 그리 비싼 가격은 아닌 것 같다 ㅎㅎ 이것 역시 우와~~~~왕굿! ㅋㅋ
*
아직 등산모임 이라는 말 이외에는 모임의 이름이 없지만 오늘 이 모임을 만드신 부모님과 이야기를 해보니 '길산악회'라고 이름을 지으실 것 같다. 아마 단체 손수건도 만들어보실 것 같은데 다른 학부모 동아리인 바느질 모임에 부탁하신다고 한다. 모처럼 간 산행이었는데 날씨도 좋고 멤버도 좋고 밥도 맛있어서 정말 기분이 좋았다. 오신 부모님들도 모두 기분이 좋으신 듯 모두들 표정이 밝아보여서 더욱 좋았던 것 같다.
'마을과경제 > 공동체네트워크' 카테고리의 다른 글
[후츠파] 대안교육한마당, 2013 (3) | 2013.06.12 |
---|---|
제 8회 더불어가는길 총회 '비움과 채움' (0) | 2013.03.23 |
2013년 제 8회 더불어가는길 총회 (0) | 2013.03.09 |
[더불어가는배움터길] 2013 신입학부모워크샵 (2) | 2013.01.28 |
[더불어가는배움터길] 2012 교육과정평가회 (2) | 2013.01.15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