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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도서관/여행과공간

깔끔하고 담백했던, 성공회대 종강콘서트

by 식인사과 2014. 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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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오기 전에 포스팅을 했어야 했는데 결국 해를 넘겨버렸다. 그래도 이 날 느꼈던 맑고 담백한 느낌을 기록해두고 싶어서 지금이라도 부랴부랴 글을 쓴다 ㅎㅎ

 

아마도 성공회대 대학원에서 신영복 선생님이 오래 전부터 강의를 하셨던 것 같다. 그리고 원래는 대학원생들만 듣는 수업이었을 텐데 그게 어떤 과정을 통해서 외부인들에게도 공개가 되었고, 타는 목마름으로 공부를 열심히 하시는 우리 학교 부모님 몇몇 분들도 꾸준히 이 강의를 참석하셨다. 보통 강의가 끝나면 청강생들이 감사의 의미로 축하 공연을 하는 것 같은데 우리 부모님들은 마땅히 공연할 거리가 없어서 작년(2013) 학교 문화제에서 소핫하게 데뷔를 했던 난타 동아리에게 SOS를 날렸다. 탁현민 교수가 기획을 보고, 들국화가 나오고.. 등등 제법 규모가 큰 공연이라는 말에 나도 모르게 귀가 솔깃! 이건 동아리 발전을 위한 절호의 기회다 싶어 하기 싫어하는 친구들을 눈에 힘을 부릅주고 설득해 결국 공연 멤버로 참여하게 되었다.

 

그 유명한 탁현민 교수가 기획이라는 말에 정말 어마어마하게 큰 공연이겠구나 싶어 처음에는 아이들보다 내가 더 걱정을 많이 했다. 내가 괜히 애들을 어려운 자리에 내몰았나... 흠.. 그런데 웬 걸.. 막상 가보니 전문 기획자, 몇몇의 전문 스탭을 제외하고는 그냥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종강 파티였다. 공연하는 사람들도 학부생들이 종강을 기념해서 하는 공연들이 대부분.. 심지어 오프닝 공연으로 합창을 했던 친구들은 학점을 만회하기 위해서 참여한 대학생들.. 당연히 노래는 &^&$%#%&*(&*(..  낚였다.. OTL.. 세 번째 아이들 공연이 끝나고 나서 가려고 했지만 맨 마지막 순서에 신영복 선생님의 글을 받아야 한다는 말에 그냥 모든 것을 포기하고 콘서트를 관람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콘서트가 끝나고 나서 난 아이들에게 이런 말을 했다. "오늘 콘서트 정말 좋지 않았어? 정말 학풍이 담백하고 깔끔한 것 같아. 지금이라도 이 학교 오고 싶다야" 

 

 

 

 

밑의 사진은 난타 동아리 친구들이 공연하는 모습이다. 작년 문화제 때만 해도 인원이 열명이 넘어서 몸벌레 공연을 하면 우렁찬 소리가 일품이었는데 이 날은 공연장도 울림기 어의 없고 동아리 인원도 줄어서 소리가 좀 작았던 것 같다. 그래도 이쁜 산타 모자 쓰고 있는 힘껏 몸을 두드리면서 공연을 했던 보현, 웅희, 재용, 충현, 상준, 영찬, 준영 수고했어! 그리고 사진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더 어여쁜 산타모자 쓰고 관객들에게 사탕을 나눠준 지우, 소진, 어진이도 수고했어!   

 

 

 

 

이 날 성공회대의 학풍을 제대로 보여줬던 더숲트리오의 공연. 성공회대 교수님 세 분이 모여서 만든 아마추어 직장인 밴드라고 하는데 노래 실력이 정말 대단했다. 그리고 노래 실력만큼 경륜있는 삶에서 묻어나오는 촌철살인 같은 유머와 위트도 돋보였다. 보통 대학교수하면 떠오르는 몇가지 권위적 모습들이 있는데 이 분들에게서는 그런 모습을 눈꼽만큼도 찾아볼 수가 없어서 한편으로는 낯설면서도 그냥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이 분들 말씀으로는 성공회대에는 총장 주차장이 따로 없고 교수 식당이 따로 없다고 하는데 들으면서 오오오오오 감탐했다능.. 내가 다니던 학교에서 학생 식당과 교수 식당 음식 차이는 좀 과장해서 왕과 서민 정도의 차이였는데.. @.@;; 

 

 

콘서트가 끝나고 나서는 정말 맑고 담백하고 깔끔한 차 한잔을 제대로 마시고 나온 느낌에 기분이 좋아졌다. 내년에도 시간이 된다면 구경하러 와야지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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