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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도서관/여행과공간

상상의 도서관, 네이버 라이브러리

by 식인사과 2015. 1.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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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청소년 앙트십 관련 행사를 보기 위해 네이버 사옥인 '그린팩토리'에 방문했다. 좋은 건축으로 소문이 나서 해외기업에서도 견학하러 많이 온다고 하던데 직접 보니 어떤 느낌인지 알 것 같았다. 멀리서도 '우리는 네이버야'라는 정체성을 마구마구 뿜어내고 계시는 네이버 사옥님, 님 좀 짱인 것 같아! 

 

 

 

 

큰 건물이라면 으례 있을 위압감은 별로 없었다. 오히려 들어가자마자 잘 구성된 공간 구획과 도시적이면서도 따뜻한 인테리어가 살갑게 다가왔다. 단순히 디자인만 아름다운 것도 아니다. 글로벌 친환경 건축물 인증제도에서도 최고등급을 받았다고 한다. 돈은 이렇게 써야지, 암!

 

 

 

 

네이버 웹툰 작가들의 새해 인사말이 가득 적혀 있다. 건물 전체 색상이 회색과 녹색의 조합으로 되어 있는데 녹색의 아늑함과 편안함, 회색의 세련된 도시적인 느낌이 조화롭게 배치되어 있다. 

 

 

 

 

천장에 매달려 있는 라인 캐릭터 브라운- 모바일으로만 보던 녀석을 현실에서 직접 마주치니.. 엄청 귀여워! 

 

 

 

 

사실 네이버 사옥 구경은 옵션이었고 네이버 라이브러리를 보고 싶어 조금 일찍 갔다. 무시무시한 도서관이라는 소문만 듣고 상상 속에서나 있을 법한 도서관이라고 생각했는데 정말 이 곳은 내가 상상하는 새로운 도서관의 형태가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오래된 책의 뒷면으로 벽을 디자인한 이 센스는 정말... 최고다.. ㅠ.ㅠ

 

 

 

 

들어가자마자 바로 보이는 전경- 이 곳은 가입을 하지 않고도 신분증만 있으면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이 가능하다. 구경하러 온 사람들이 많아서 그런지 나와 같은 사람들에게는 투어증이라는 것을 따로 주는데 15분 정도 자유롭게 관람이 가능하다.

 

 

 

 

실제 가격이 비싸 구입이 어렵거나 절판되서 구하기 어려운 희귀도서 중심으로 진열하고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가입 절차를 없애고 발달 장애인을 노동자로 고용하는 등 이 곳은 그 동안 내가 접한 어느 도서관보다도 대안적 가치를 추구하고 있었다.

 

 

 

 

이 곳의 가장 큰 특징은 책을 구분하는 카테고리가 다르다는 것이다. 도서관마다 동일하게 적용하는 총류 기준이 아니라 IT 기업답게 디자인과 IT 전공서적을 중심으로 새롭게 카테고리를 나눴다. 몇만권씩 책을 소유하는 큰 도서관이 아니라 이런 식의 특화형 도서관을 꾸리는 것이 전략적으로 맞다고 생각한다. 전자책 도서관, 청년 진로 도서관, 창업 도서관 등 아이디어는 무궁무진하다. 

 

 

 

 

 

책 상태는 전반적으로 양호했다. 책을 보기에 조도도 적당하고 소박한 느낌의 책장도 마음에 들었다. 무엇보다 카테고리가 정말 마음에 든다.

 

 

 

 

 

 

 

 

 

네이버 지식백과를 오프라인으로 구현해놓다니 누구 생각인지 몰라도 정말 기획력 짱인 것 같다. 별 것 아닌 이런 작은 실천이 네이버의 정체성을 잘 설명해주고 있다.

 

 

 

 

 

책은 앉아서 봐야하는 걸까, 서서봐야 하는 걸까, 아니면 누워서 봐야 하는 걸까. 셋 다 맞다. 하지만 우리는 은근히 책은 의자에 앉아서 봐야한다는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다. 네이버 여기서 사뿐히 고정관념을 즈려밟고 넘어주신다.

 

 

 

 

 

2012년 기준 국회도서관의 전자책 보유율이 0.03%라고 한다. 나도 여러 도서관을 다녀봤지만 장애인을 배려해서 공간을 마련하거나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는 곳은 거의 본 적이 없다. 그런데 네이버는 여기서도 새로운 제안을 내놓는다. '장애를 배려한다'가 아니라 '장벽없이 웹을 경험한다'는 컨셉으로 장애인이 편하게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도록 새롭게 공간을 만들었다. 

 

 

 

 

 

다양한 장애 유형에 맞는 도구들을 갖춰놓고 있다. 물론 이 작은 공간이 장애를 가진 모든 분들을 만족시킬 수는 없겠지만 이런 시도 자체가 멋지다고 생각한다. 

 

 

 

 

 

이 곳의 가장 큰 장점은 식물과 책이 함께 한다는 것이다. 일반 도서관이라면 책을 훼손할 여지가 있는 것은 서가에서 최대한 멀리하지만 여기는 조금 다른 생각을 하는 것 같다. 이 공간을 만든 기획자는 아마도 책을 가장 편안하게 느낄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한 목표였을 것 같다.  

 

 

 

 

서가 위의 식물은 생화일까 궁금했는데 만져볼 수가 없어서 확인은 어려웠다. 위 사진의 화분에 있는 식물은 생화였다. 하지만 조화든 생화든 서가 위쪽에 식물을 배치하는 것은 정말 좋은 아이디어인 것 같다. 녹색을 보면 눈의 피로가 풀린다고 하던데 책을 보며 침침해진 눈이 절로 편안해질 것 같다.

 

 

 

 

이 곳은 도서관이라는 기능에 충실한 곳이다. 일부 몇몇 분들은 책상에 앉아서 '공부'를 하고 있었지만 대부분은 책을 보며 자유롭게 있었다. 책상이나 의자 배치가 책을 읽기 편안하게 되어 있다.

 

 

 

 

매거진 영역은 카페와 함께 운영을 하고 있었는데 지금까지 본 곳과 분리되어 있었다. 도서관이라기보다는 북카페의 형태에 더 가까웠는데 커피를 마시며 잡지도 보고 수다도 떨 수 있다.

 

 

 

 

잡지의 종류는 굉장히 많다. 이렇게 많은 잡지가 관리자 없이 운영이 된다는 것 자체가 신기하다. 하지만 잡지의 기능에 가장 충실한 공간은 도서관보다는 카페가 더 어울린다. 좋은 기획이다.

 

 

 

 

심지어 이 곳은 신분증도 받지 않는다. 책은 소유의 개념이지만 잡지는 공유의 개념에 더 가까운데 이 곳을 만든 기획자는 잡지의 철학을 잘 이해하고 있는 것 같다. 잡지의 철학에 맞는 공간의 철학을 만들었다. 

 

 

 

 

발달 장애 청년들이 일하고 있는 카페&스토어. 네이버 기념품들과 음료를 함께 판매하는 곳이다. 장애 청년들을 일시적으로 고용하는 것이 아니라 오래오래 재미있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었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멋진 일인 것 같다.

 

 

 

 

 

커피 가격은 평범하다. 스타벅스나 탐앤탐스 같은 곳보다는 저렴하지만 작은 테이크아웃 커피점보다는 비싼 편이다. 카페라떼와 비몽자몽을 마셨는데 이미 감동의 쓰나미가 휩쓸고 가서 그런지 엄청 맛있었다.

 

 

 

 

좋은 노동환경이란 무엇인지, 노동자를 지속가능하게 하는 복지란 무엇인지 고민이 많은 요즘, 소소하지만 이런 작은 복지 제도를 보면 좀 부럽다. 어쩌면 많이..

 

 

 

 

정말 사고 싶은 것이 많았다. 라인, 웹툰에서나 보던 캐릭터들이 오프라인 밖으로 총출동한 것 같았다.

 

 

 

 

그래서 선생님들 선물로 줄 컵받침을 구입했다. 같이 간 동료쌤, 졸업반 친구들과 선생님들 닮은꼴 캐릭터 찾으면서 한참 웃었다. 

 

 

 

 

앙트십 관련 행사에 참여하려 왔다가 초반 1시간은 참여할 수 없는 프로그램이어서 도서관 구경을 한참 했다. 앙트십 파티도 좋았지만 네이버 라이브러리를 경험한 것도 굉장히 좋았다.

 

 

 

 

컵에 새겨 있는 문구처럼 오래오래 재미있게 있었다. 좋은 가치를 현실로 구현해낸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닌데 네이버는 도서관이라는 매체를 통해 그것을 잘 구현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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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라도 오해할까봐 하는 얘긴데 난 개인적으로 네이버와 아무런 연관이 없다. 누구라도 이 곳을 방문하면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지 않을까 싶다. 여러가지 이슈 때문에 네이버를 개이버라 욕하며 비도덕적인 기업으로 몰아가고 있지만 이날 본 도서관만 놓고 보더라도 네이버의 모든 부분이 그렇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도서관 속에 숨어 있는 이런 좋은 가치들이 네이버 사내 곳곳에 퍼져서 대한민국을 대표할 IT 기업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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