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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도서관/여행과공간

마이크임펙트스퀘어 엠가든 방문기

by 식인사과 2016. 9.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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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수업에서 공간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2012년 다목적실, 2016년 도서관 리모델링에 이어서 벌써 세번째 작업이다. '디자인'이 좋아 무작정 공간디자인 수업을 열고 아이들과 공간을 하나하나씩 바꿔나갔는데 항상 역량 부족으로 고군분투하며 수업을 이어나갔다. 다행히 아이들의 무한한 상상력이 있었기에 무사히 마칠 수 있으며 각각의 공간은 학교에서 아이들이 가장 많이 쓰는 핫플레이스가 되었다.


올해 변경할 공간은 옥상이다. 몇 년전부터 도시 옥상공간을 활용한 텃밭이나 정원이 인기를 끌면서 곳곳에 생겨나기 시작했는데 내가 있는 곳도 오래 전부터 고민을 해오고 있었지만 예산이 없어서 과감하게 시작하지 못했다. 공간의 넓이, 디자인 컨셉에 따라 예산은 천차만별이겠지만 정말 제대로 꾸미려면 적어도 몇천만원은 소요되기에 올해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도 고민이 많았다.


그래서 참고가 될만한 공간을 찾다가 인근에 있는 군포복합물류센터 옥상에 있는 아름누리 정원과 오늘 포스팅할 마이크임팩트스퀘어 옥상 공간 엠가든을 알게 되었다. 백문이불여일견이라고 2주에 걸쳐 아이들과 함께 직접 탐방을 다녀왔는데 아름누리 정원이 옥상에 숲을 조성했다면 엠가든은 문화예술 공연이 가능한 복합문화공간을 만들었다.





'마이크임팩트 스퀘어'는 강연을 통해 감동적인 이야기와 가치 있는 지혜를 전파하는 강연문화 콘텐츠 기업 '마이크임팩트'의 오프라인 아지트다. 방 27개, 좌석 300석 규모의 스터디 카페로서 곳곳에서 재미있는 수업들이 진행이 되고 그만큼 재미있는 문화 콘텐츠들이 가득한 공간이다. 





마이크임팩트스퀘어는 12층, 13층, 옥상 공간을 함께 사용하고 있다. 시간이 없어서 12, 13층은 둘러보지 못했지만 공간에서 풍겨나오는 자유롭고 역동적인 분위기가 매우 좋았다. 요즘 카페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홀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대부분 4인용 테이블에서 눈치를 보며 이용해야 하는데 이 곳은 혼자서도 눈치 보지 않고 사용할 수 있게 1인용 테이블이 메인으로 배치되어 있었다. 소규모 모임이 가능한 방도 공간마다 재미있는 컨셉으로 이름이 적혀 있었는데 들어가보지 못했지만 보기만 해도 젊음의 열정이 느껴졌다.






엠가든은 그냥 옥상으로 바로 올라가면 된다. 혹시나 닫혀 있을 것 같아서 옐로아이디를 통해 미리 방문 문의를 드렸는데 도착했을 때 담당자분과 연락이 되지 않아 그냥 바로 올라갔더니 바로 올라갈 수 있었다. 업싸이클링을 활용한 옥상 공간이라고 하더니 옥상 곳곳에 재활용품으로 만든 소품들이 가득했다. 






옥상에 올라갔을 때 가장 강렬하게 다가왔던 문구- '우린 졸라 젋다'. 단체의 정체성을 가장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는 문구가 아닌가 싶다. 청년들만이 할 수 있는 열정, 패기, 똘끼 등등의 기운이 이 여섯글자 안에 모두 녹아 있는 것 같다. 같이 탐방을 하러 간 아이들도 이 문구를 가장 좋아했다.  





사진으로 봤을 때는 굉장히 넓을 것 같았는데 실제로 보니 꽤 아담한 느낌이었다. 다만 중간중간 구조물이 없다 보니 전반적으로 탁 트이고 시원한 느낌을 받았다. 공사장용 플라스틱 빠레트 위에 검정패드(?)를 올려 놓은 소규모 야외 공연장은 높이는 낮지만 실제로 올라가보면 무대 위에 서 있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제일 마음에 들었던 부분 중 하나였는데 두꺼운 철판에 단체 로고와 이름을 음각으로 제거하고 인공잔디 위에 그냥 올려놓았다. 부식된 철판과 명확한 글씨체, 잔디의 인공스러움의 조합이 아이러니하게도 고급스럽고 우아하게 느껴졌다.





학생들과 이야기를 해보니 지난 주에 갔던 아름누리 정원보다 엠가든의 컨셉이 좀 더 마음에 들었나보다. 나중에 돌아와서 이야기를 나눠보면서 엠가든의 컨셉을 기본으로 기존에 옥상 공간에 유지되던 텃밭 공간을 통합하기로 결정했다.





플라스틱 시장 박스를 엎어놓은 다음 나무판자 몇개를 올려놓으니 의자가 되고, 버려진 드럼통과 버려진 목재를 활용해 나무를 심으니 엣지 있는 대형 화분이 된다. 플라스틱 박스에 조화 가지를 뭉쳐서 대충 기대 놓은 것도 그냥 느낌이 좋다. 소소하지만 깜찍한 업싸이클링 아이디어들이 곳곳에 녹아 있는데 우리 옥상을 디자인할 때 많은 참고가 될 것 같다. 






원래 앙트십으로 시작했던 수업인데 남자 아이들의 특성상 책상 앞에 앉아서 기획만 하는 것을 너무 어려워해서 가을학기부터 수업 방향을 직접 몸으로 수행하는 프로젝트로 변경했다. 올해 예산이 부족해서 옥상 공간 중 일부만 변경할 수 있겠지만 컨셉을 잘 잡아서 옥상 공간 역시 핫플레이스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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