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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지의관객/시네마천국

영화 : 7번방의 선물

by 식인사과 2013. 2.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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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전쯤 모든 교육과정 회의를 정리하고 교사회 야유회를 가졌다. 내가 처음 들어올 때 차차쌤의 건의로 한달에 한 번 '교사 해방의 날'을 가진 적은 있었는데 소래포구 한 번 다녀오고 바쁜 일정에 쫓겨 결국 다시 하지는 못했다. 이번에는 교사 대표가 되신 담쟁이의 제안으로 야유회를 가졌는데 근처 평촌 롯데시네마에 가서 영화를 보게 되었다.

 

이 영화를 꼭 보고 싶었던 이유는 그냥 아무 생각없이 울고 싶었기 때문이다. 최근의 답답한 상황 때문에 생긴 마음의 짐들을 눈물과 함께 훌훌 털어버리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그래서 너무 리얼리즘을 강조하는 영화보다는 다소 엉뚱한 맥락에 과장이 되더라도 감동이 있는 영화를 보고 싶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난 충분히 많이 울었고 기분이 좋아졌다.

 

이 영화 사실 많이 작위적이다. 그건은 영화 초반 엉성한 CG로 처리된 노란 풍선을 보고 큰 예승이가 과거 생각에 잠기는 장면부터 이미 예상된 부분이었다. 너무 우연에 기대는 사건 전개를 시작으로 교도소에 민간인이 가볍게 침투(?)하게 되는 어이없는 장면까지 스토리만 놓고 보면 논리적인 비약이 심한 부분이 많았고 그런 부분이 오히려 감동을 줄어들게 만든 부분도 있었다. 하지만 이러면 어떻고 저러면 어떠하리- 영화는 감동과 눈물이라는 하나의 코드를 지고지순하게 밀고 나간다. 덕분에 영화를 보는 모든 관객이 펑펑 울 수 있었다.

 

내가 관대해진 건지 그냥 눈물이 많아진 건지 예전이었다면 혹평을 했을 영화가 요즘에는 다르게 보이는 것 같다. 아리스트텔레스도 시학 6장에서 카타르시스를 언급한 적이 있다. 감정의 승화라는 점에서 이 영화는 많은 대중들에게 어필할 수 있을 것 같다. 곧 있으면 천만관객도 돌파할 거라는 기사도 들려오고 있는데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사회의 불합리한 일들로 생긴 감정의 응어리들을 이 영화를 봄으로서 풀어낼 수 있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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