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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지의관객/시네마천국

인타임(Intime)- 불멸과 소멸

by 식인사과 2013. 6.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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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어느 한 모임에 나갔다가 한 분이 이 영화가 정말 끝내준다며 추천을 해주셨다. 다른 건 몰라도 25살의 젊을을 그대로 유지하며 시간으로 모든 것을 사고 판다는 설정이 재미있어 보여 오늘 영화를 다운받아 보게 되었다. 시작은 흥미로웠다. 마치 젊은 연인처럼 보이는 두 남녀가 엄마와 아들처럼 대화를 나누는 장면에서 오, 이 영화 왠지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재미있는 부분은 딱 거기까지였던 것 같다. 돈이 아닌 시간을 사고 판다는 것, 그리고 시간이 부족한 가난한 사람들은 하루하루 연명해갈 수밖에 없고 부자들은 몇 천년의 시간을 소유하면서 영생을 누린다는 것- 나름 사회적 메시지도 담으려고 노력했고 그런 메시지를 뻔한 내용으로 담지 않으려고 돈이 아닌 시간으로 사고 판다는 설정을 도입한 것 같지만 거기에 어설픈 멜로까지 가미되면서 영화가 좀 어정쩡해졌다. 자신이 무슨 얘기를 하려고 했는지 중간에 길을 잃어버렸다고 해야 하나.. 그래서 그런지 이 영화 별 생각 없이 보면 부잣집 따님이 빈민가 출신의 매력적인 남자와 사랑에 빠지는 뻔한 러브스토리 같기도 하다.

 

그래도 영화를 보고 나서 나에게 주어진 시간에 대해 한 번 쯤 더 생각을 해 보게 되었다. 요즘 쫌만 무리해도 몸이 골골대며 회복이 더딘데 그렇다 보니 예전에는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는 '죽음'이라는 것을 가끔 떠올려보곤 한다. 내일 죽을 수도 있고, 내일 모레 죽을 수도 있고, 육십년 후에 죽을 수도 있지만 어찌됐든 나에게 주어진 시간을 헛되이 쓰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요새 많이 느끼는 중이다.

 

만약 나에게 하루라는 시간이 주어진다면 무엇을 하고 있을까- 지금 딱히 떠오르는 것은 없다. 그냥 늘상 하던 대로 살고 있지 않을까. "내일 지구가 멸망하더라도, 난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고 말한 스피노자의 말이 왠지 이해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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