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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기술연구소/리페어공방

샤시문 롤러 자가수리 후기

by 식인사과 2018. 4.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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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샤시문 롤러를 직접 교체했다. 이사올 때부터 양쪽 문이 뻑뻑해서 힘을 많이 주고 열어야 했는데 사람을 부를까 직접 교체할까 망설이며 차일피일 미루다가 3년이 지나버렸다. 두 달 전 그나마 상태가 양호했던 한쪽 문마저 뻑뻑해지면서 롤러를 교체하기로 했다. 처음에는 사람을 부를까 알아보았지만 비용이 만만치 않아서 직접 교체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제법 품이 많이 들어가는 일이기 때문에 평소 이런 작업을 좋아하거나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비용이 들어도 전문가를 불러서 작업하는 것을 추천한다. 게다가 우리집처럼 큰 창을 교체할 경우에는 문의 무게도 어마어마하기 때문에 잘못하면 크게 다칠 수도 있다. 

 

혼자 할 수 있는 작업 규모가 아니어서 마님과 함께 작업을 시작했다. 샤시문 하나를 우선 분리한 다음 하단에 어떤 롤러가 설치되어 있는지 보고 다시 설치한 다음 해당 롤러와 동일하거나 비슷한 롤러를 주문하면 된다. 주문한 롤러가 오는 시간이 있기 때문에 오기 전까지는 샤시문을 다시 장착해놓으면 된다.

 

 

 

 

무게가 워낙 많이 나가기 때문에 정말 조심히 작업해야 한다. 나도 정말 조심했다고 생각했는데 바닥에 이런 자국이 생겼다. 잘못 삐긋해서 문이 발등으로 찍히면 정말 큰 사고가 날 수도 있다. 나는 모르고 시작해서 그냥 맨발로 하기는 했지만 누군가 이걸 보고 도전해본다면 실내화라도 신고 작업하는 것을 추천한다.

 

 

 

 

바닥에 두개의 롤러가 장착되어 있다. 전동 드라이버가 있으면 좋지만 없으면 일반 드라이버를 사용해도 된다. 다만 조금 더 고생할 뿐이다.

 

 

 

 

나사를 풀어도 롤러 양쪽 스펀지가 있어서 부드럽게 분리되지 않는다. 나도 처음 해보는 일이라서 안에 걸려 있는 것이 있는 줄 알고 낑낑대다가 지렛대의 원리를 이용해 조금 힘을 주고 들어올리니 아래 사진처럼 분리가 되었다. 참- 샤시문 아래쪽은 찌든 먼지가 굉장히 많아서 지저분하니 작업을 하기 전 물티슈 또는 물걸레는 꼭 준비하는 것이 좋다. 

 

 

 

 

 

이제 이 녀석과 같은 사이즈의 제품을 구입하면 된다. 검색을 해보니 오래전 모델이라 이미 단종되었다. 다행히도 판매하는 곳에서 단종된 제품과 호환되는 제품을 비교해줘서 어렵지 않게 구입할 수 있었다. 롤러 사이즈는 굉장히 많지만 댓글 후기를 보다보니 보편적인 사이즈는 91PB 제품인 것을 알 수 있었다. 기존 것을 확인해보니 홈바퀴용이라서 91PB의 홈바퀴형인 S91PB형을 구입했다. 구입하기 전에 세세하게 사이즈를 재고 구입하는 것이 좋다. (샤시문 롤러 구입하러 가기)

 

 

 

 



기존에 있던 롤러를 모두 제거해서 확인해보니 바퀴가 모두 심하게 눌려있거나 조각이 나 있었다. 바퀴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니 무거운 문을 오로지 힘으로 밀고 닫을 수밖에 없었던 것 같다. 


 



미리 주문한 S91PB 홈바퀴형이다. 홈바퀴형은 바퀴면이 안쪽으로 홈이 나 있다. 샤시문 틀을 보니 볼록하게 나와 있는 게 평바퀴형으로 구입했으면 미끄러지지 않았을까 싶다. 

 

 

 

 



기존에 있던 롤러와 비교해보니 모양은 많은 차이가 있었지만 사이즈는 비슷했다. 이제부터는 새 롤러를 샤시문에 다시 장착해서 틀에 집어 넣으면 된다. 샤시문을 위쪽부터 먼저 끼워맞춘 다음 훌쩍 들어올린 후 아래쪽을 맞추면 된다. 문의 무게가 가볍다면 혼자서도 할 수 있지만 무게가 많이 나간다면 2명이 해야 안전하게 작업할 수 있다.


 



롤러를 교체한 후 문을 움직여보니 두 손으로 힘을 주고 열어도 뻑뻑하게 열리던 문이 한 손으로 슬쩍 밀어도 그냥 열릴 정도로 부드러워졌다. 이 정도로 크게 변화할 줄은 몰라서 기념으로 영상을 찍어봤다.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샤시문 롤러를 수리하기 위해 전문가를 부르면 10-20만원 정도의 비용이 든다고 나와서 직접 수리를 하게 되었다. 직접 구매한 롤러가 하나에 3,000원이니까 총 4개 구입한 비용에 배송비 2,500원을 더하면 이번 수리에 14,500원이 들었다. 


확실히 저렴하기는 하지만 막상 해보니 비용을 많이 받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부품을 찾는 것도 쉽지 않고 우리집처럼 문이 클 경우에는 작업 자체가 조금 위험하다. 평소 기본적인 공구를 다룰 줄 알고 이것 저것 자가수리의 경험이 많은 분들이라면 한 번 도전해보는 것도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전문가를 모시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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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이 발전할 수록 가격은 저렴하면서도 디자인도 좋고 기능도 좋은 제품들이 계속 출시되고 있다. 게다가 웬만한 물건은 수리하는 것보다 구매하는 것이 더 저렴해진 이 시대에 고장난 물건을 고치는 행위는 전혀 경제적이지 않다. 하지만 오랜 시간 나와 함께 한 물건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작동원리를 이해하는 과정은 그것 자체로 '인간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기술이 발전해도 인간으로 남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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