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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학교/선생과교사

공부하는 즐거움, 경제학 스터디

by 식인사과 2018. 5.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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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들과 수업을 통해 만난지 어느새 십년이 되었다. 수업을 하다보면 어느 순간 내공이 부족한 순간이 찾아온다. 십대, 이십대 때 읽은 책들과 여러 경험을 통해 얻은 지식들로 근근히 버티고 있지만 몇년전부터는 그것마저도 고갈되었다는 느낌을 받기 시작했다. 학교 일정에 변수가 많다보니 외부 공간에 정기적으로 수업을 들으러 가기에도 어렵다. 내 나름대로 2년마다 새로운 수업을 개설하면서 자체 연수를 진행하고 있지만 때로는 누군가로부터 '주입식' 교육을 받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도 많다. 




그러다가 올해 3월 더불어가는길 공동체 내의 경제학 모임에 참여하게 되었다. 마님의 주도 하에 교사 3명과 부모님 1명이 함께 모였고 경제학 분야에 대해 오래 공부하신 부모님께서 2주에 한 번씩 강의를 해주시기로 했다. 매번 수업 진행을 하다가 오랜 만에 학생의 입장에서 수업을 들으니 마음이 편했고 기분이 좋았다. 바쁜 학교 일정 속에서 모임에 꾸준히 참여하는 것이 힘들게 느껴질 때도 있지만 모임이 끝나고 나면 마음이 풍요로워진다. 





주교재는 아니지만 참고 도서로 제시해 준 맨큐의 경제학 도서도 구입했다. 두껍고 어려운 책을 좋아하지 않은데 학생들과 도서관에 함께 갔다가 잠시 봤을 때 생각보다 재미있었다. 한 번 읽어볼 수 있겠다 싶어서 마침 형님이 3월에 내 생일 선물을 고르라는 말에 대뜸 이 책을 갖고 싶다고 했다. 올해 길찾기 여행에 가서 다 읽어야지.






직장 생활을 하면서 대학생 때의 노트필기라는 것을 해 본적이 없다. 필기 매체가 노트북이나 태블릿으로 변한 탓도 있지만 방대한 지식을 짧은 기간에 공유하는 방식의 수업에 참여할 일이 별로 없었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태블릿으로 기록할까 싶었는데 왠지 노트필기를 하고 싶어서 연습장과 펜을 준비했다.   



공부의 방법은 다양하고 각각의 방법마다 나름대로의 즐거움과 새로움이 있다. 하지만 나는 어렸을 때부터 텍스트 중심의 교육을 받았기 때문에 아직까지도 이런 식의 공부 방식이 조금 더 익숙하고 편하게 다가온다. 대안학교에서 십 년이 넘게 수업을 진행하면서 다양한 방식의 수업 모형을 만들어왔는데 나는 정작 이런 방식의 수업을 좋아하는 것을 보면 삶은 참 아이러니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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