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방 살림을 하다 보면 식재료의 중요함을 알게 된다. 최고의 레시피가 있다고 하더라도 식재료의 질이 떨어지면 일정 이상의 맛을 내기는 어렵다. 그래서 살림을 잘하는 주부들이라면 마트에서 장을 볼 때 식재료의 생산지와 생산연도, 유통기한 등을 꼼꼼하게 체크하고 구매한다. 하지만 그런 주부들이라도 잘 모르고 구입하는 식재료가 바로 '쌀'이다.
쌀을 구입할 때 가장 중요한 생산지, 품종, 도정날짜를 보기보다 왠지 많이 본 브랜드나 포장이 예쁜 것, 또는 가격이 저렴한 것을 구입한다. 이렇게 구입하는 이유는 비슷하다. 쌀맛은 거기가 거기라는 잘못된 인식 때문이다. 하지만 쌀은 밥맛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식재료 중의 하나이다. 같은 반찬을 놓고 먹더라도 좋은 쌀로 잘 지어진 밥을 먹으면 밥맛은 몇 배로 좋아진다. 반대로 맛있는 반찬이 있어도 질 낮은 쌀로 한 밥을 먹으면 밥맛이 떨어진다.
맛있는 밥을 먹을 수 있는 방법은 맛있는 쌀을 고르는 것이다. 맛있는 쌀을 고르기 위해서는 품종, 등급, 단백질 함량, 도정날짜, 생산연도를 알아야 하지만 간단하게 품종과 도정 일만 체크해도 맛있는 쌀을 고를 수 있다. 이 쉬운 사실만 알고 실천해도 밥맛이 정말 달라진다. 혹시 매일매일 맛없는 밥을 먹고 있다고 생각하면 이번 기회에 쌀을 바꿔보는 것을 추천한다.
첫 번째. 혼합이 아닌 단일 품종의 쌀을 선택한다.
시중에 저렴하게 판매하는 쌀은 대부분 혼합미다. 혼합미는 품질 낮은 외국 쌀들이 섞여 있을 수 있고 국내산이라고 하더라도 품종이 다른 쌀을 섞으면 도정 과정에서 깎여 나가는 정도가 다르거나 오래 묵은쌀을 섞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품질이 떨어진다. 게다가 밥을 지을 때 쌀마다 익는 정도가 달라서 식감도 떨어진다.
좋은 쌀을 고르기 위한 첫 단계는 바로 혼합미가 아닌 단일미를 고르는 것이다. 국내산 쌀 품종은 대략 300종 가까이 되고 그중 밥쌀용으로 나온 쌀은 196개라고 한다. 국내 연구진들이 오랜 시간 연구해서 최고 품질의 쌀을 개발하고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일본 쌀이 최고급이라고 잘못 알고 있는데 안타까운 현실이다. 국내 품종의 쌀 중에서도 맛있는 쌀이 정말 많다.
지금까지 내가 먹어본 쌀은 오대, 삼광, 추청, 신동진, 고시히카리다. 최고급 쌀을 검색하면 베스트 품종에 꼭 뽑히는 쌀들인데 밥맛이 조금 다를 뿐 다들 각자의 맛있는 식감을 가지고 있다. 개인적으로 위 5개의 쌀들 중 순위를 꼽아보자면 오대, 고시히카리, 추청, 삼광, 신동진이다. 그냥 순위로 나눴을 뿐 다 맛있는 쌀이다. 최근에 먹고 있는 쌀은 삼광인데 쌀알이 작고 쫀득쫀득해서 재밌는 식감을 가지고 있다.
이후에 먹어보려고 후보군으로 고려해둔 품종은 골드퀸 3호, 일품, 드림생미, 달마지쌀, 백진주 정도다. 지금까지는 쌀을 먹어보고 난 후 그냥 개인적인 생각들을 지인들과 나누는 정도였는데 앞으로는 블로그에 쌀 맛에 대한 평가를 기록해볼 생각이다.
두 번째. 도정한 날짜를 확인하고 가능하면 최근에 도정한 쌀을 고른다.
갓 지은 밥이 제일 맛있는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식재료도 마찬가지다. 마트에서 산 상추보다 텃밭에서 바로 딴 상추를 그 자리에서 먹으면 말로 설명하기 어려울 정도의 큰 맛의 차이를 느낄 수 있다. 쌀은 식재료의 특성상 추수하자마자 바로 먹을 수는 없다. 쌀겨를 벗겨내는 도정 작업을 거치는데 최근에 도정한 쌀일수록 밥맛이 좋다. 최근에 도정한 쌀들은 색이 투명하고 반질반질하다. 밥을 해보면 적당한 찰기와 쫀득감이 입에 넣는 순간 황홀한 느낌을 준다.
어느 누군가는 생산지가 어디냐에 따라 맛의 차이가 있다고 하지만 일반적인 소비자가 거기까지 알고 구입하기는 쉽지 않다. '품종'과 '도정 날짜'만 체크해도 맛있는 쌀을 고를 수 있다. 등급의 경우 앞의 두가지만 체크해도 대부분 '상' 이상의 쌀이라고 보면 된다. 지금 당장 맛있는 밥을 먹고 싶다면 맛있는 쌀을 구입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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