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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도서관/나혼자맛집

의왕맛집 | 찰진 식감의 쫀득한 산오징어회, 주문진산오징어

by 식인사과 2020. 6.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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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회를 좋아하는 편이다. 하지만 동네 인근에서 맛있는 오징어회를 먹기란 쉽지 않다. 술집 거리가 많은 번화가에 가도 프랜차이즈형으로 운영되는 평범한 오징어회 집이 있을 뿐 오징어회를 맛있게 하는 곳을 찾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다. 그런데 얼마 전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는 동네 골목 한 구석에서 오징어회를 맛있게 하는 곳을 알게 되었다. 가끔씩 지인들과 술을 먹고 2, 3차로 가던 곳이었는데 그때에는 오징어회를 먹어볼 생각을 못했거나 너무 늦게 가서 오징어회가 떨어진 경우가 많았다.  

 

술집이 많은 골목에 있지 않고 상가 자체도 아파트 한 쪽에 눈에 띄는 곳에 있지 않은 곳에 달랑 하나만 붙어 있어서 멀리서 보면 그냥 평범한 동네 가게처럼 보인다. 실내 조명도 멀리서 보면 어두운 편이라 장사를 하는지 안하는지 알기 어렵다. 여기를 처음 갈 때도 동네에 횟집이 없어서 한 번 가보자 하는 마음에 갔는데 생각보다 넓은 야외 천막과 깔끔하고 정갈한 음식 맛에 반해서 가끔 가곤 했다.  

 

항상 야외에서만 먹었는데 이번에는 밖이 더워서 실내로 들어갔다. 실내에는 주방 조리 공간과 홀이 칸막이로 분리되어 있고 테이블은 대략 3-4개 정도 있다. 오후 4시부터 12시까지 영업을 한다. 

 

요즘은 저렴한 횟집이 많다 보니 가격이 착한 편은 아니다. 하지만 직접 회를 먹어보면 기대 이상의 맛에 돈이 아깝지 않은 집이다. 이번에는 오징어회를 먹었지만 다음에는 생선회를 먹어볼 생각이다. 대부분의 동네 횟집은 활어회를 중심으로 판매를 하는데 숙성회를 중심으로 판매하기 때문에 예약 필수라는 말이 무슨 뜻인지 회를 먹어보면 알 수 있다. 그리고 메뉴판 한 구석에 1인당 소주 2병 이상을 판매하지 않는다는 문구가 인상적이다. 

 

음식점 요리사의 손맛을 알기 위해서는 메인 요리보다 기본으로 나오는 반찬 세트를 보면 알 수 있다. 이게 말로 설명하기는 참 어려운데 매우 간단한 반찬 구성이라도 손맛이 좋은 분들이 내주시는 기본 반찬 모양새를 보면 군더더기가 없고 참 깔끔하다. 마늘, 고추, 상추, 깻잎, 오이, 메추리알, 쌈장, 고추냉이와 함께 기본 음식으로 오징어전을 내주시는데 오징어 전이 참 맛있다. 메인 음식을 먹기 전 애피타이저용으로 먹기에 간과 양이 딱 알맞다.

 

소주와 맥주 한병을 주문했는데 참이슬과 테라가 함께 나왔다. 대부분 브랜드 이름을 말하지 않고 주문하면 어떤 종류를 줄지 물어보는데 여기는 그냥 이게 나온다. 나름 센스가 돋보이는 부분이라고 생각하는데 소맥으로 먹어도 따로 먹어도 테라의 풍부한 향과 참이슬의 깔끔한 끝 맛은 조합이 참 좋다. 부부가 운영을 하시는 듯 보였는데 두 분이 평소에 술을 좀 좋아하시는 건가.. 아무튼, 카스처럼(카스+처음처럼)의 시대가 가고 테슬라(테라+참이슬)의 시대가 오려나 보다. 

 

오늘의 메인 요리인 오징어회다. 지금까지 먹어본 오징어회 중에 가장 맛있다. 기존에 먹던 오징어회는 입에 넣으면 미끄덩한 느낌이 전부여서 초장이 꼭 필요했는데 이 회는 찰진 감칠맛에 쫀득한 식감이 매우 좋아서 아무런 간을 하지 않고 그냥 먹어도 맛있다. 오징어회도 숙성회가 있는 것인지 입 안 가득히 감도는 감칠맛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오징어회를 3분의 1쯤 먹었을 때 뜨끈한 미역국이 나왔다. 특별한 재료를 넣지 않은 맑은 미역국인데 방금 미역을 넣어서 끓인 듯 끝맛이 담백하고 국물이 깔끔해서 좋았다.  

 

평소에 2,3차로 갔을 때도 음식맛이 인상적이어서 다음에 제대로 가야지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제대로 가보니 나에게 맛집으로 바로 등극했다. 그동안 동네에 맛있는 횟집이 없어서 조금 아쉬웠는데 앞으로는 이 곳에 자주 가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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