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천일야화/천개의공감

지역 경제와 함께 하는 살림형 대안화폐, 경기지역화폐

by 식인사과 2020. 6. 1.
반응형

포스트 코로나 시대는 어떤 사회가 될 것인지 많은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언택트 교육, 온라인 공연 도입, 비대면 업무 방식, 기본소득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새롭고 의미 있는 시도들이 꾸준히 제안되고 있고 실제 사례로 적용하는 경우도 많다. 그중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하면서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사회 정책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 중의 하나가 경기지역화폐로 대표되는 대안화폐다.

경기도청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고 도민들에게는 혜택을 드리기 위해 4월 1일부터 경기지역화폐가 경기도 내 31개 시·군에서 본격 발행됩니다. 경기지역화폐는 지역 경제를 살리고자 하는 취지 그대로 ��

www.gg.go.kr

그동안 대안화폐는 시민단체 중심으로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어왔다. 대자본에 잠식되지 않은 독립적인 화폐를 발행하여 동네 안에서 개인 간 거래를 활성화하고 지역 경제를 살리는 것과 동시에 마을의 공동체성을 회복하는 것이 대안화폐의 가장 큰 가치로 평가받아왔다. 하지만 '대안화폐는 모두를 위한 돈'이라는 인식이 퍼져있는 해외에서는 제법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는 것에 비해 국내에서는 개념만 존재할 뿐 실제로 의미 있게 사용되는 곳은 별로 없었다. 일부 시민단체 중심으로 대안화폐를 발행하는 곳이 있었지만 실제 거래할 수 있는 공간이 별로 없었던 탓에 의미 있는 경제 활동 영역으로 인정받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그런데 코로나 이슈로 인해 정부와 각 기자체에서 재난 지원금을 지역화폐로 제공하면서 대안화폐가 지역 경제를 살리면서 개인에게도 크게 혜택이 되는 새로운 화폐 단위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대안화폐 운동을 하는 분들과 꽤 오랜 시간 같이 일을 했지만 그 필요성에 대해 크게 공감을 하지 못했는데 이번 지원금을 경기지역화폐로 받고 한 달 가량 사용해보면서 대안화폐가 앞으로 사회 경제 단위의 중요한 축으로 자리 잡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경기지역화폐는 작년 4월 1일에 본격 발행되었다. 그 동안 각 지자체별로 발행하던 대안화폐를 작년에 경기도 단위 안에서 통합을 한 것 같다. 아직은 시작 단계라 지자체마다 충전 금액 한도가 조금씩 다르고 아직 모든 가게에서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조만간 완전 통합이 된다면 경기도를 넘어서 전국 단위로 지역화폐가 활성화되지 않을까 싶다. 

 

 

 

재난 지원금을 어떤 방식으로 받을까 고민하다가 이번 기회에 대안화폐를 써보자는 생각에 앱을 설치하고 카드를 신청했다. 신청자가 몰리면서 대략 한 달 후쯤 카드는 받았는데 받고 난 이후 카드 등록과 사용 방법은 쉽고 간편했다.

 

 

 

경기지역화폐는 지자체마다 카드만 되는 곳도 있고 종이로도 발행하는 곳이 있다. 내 경험상 스마트폰 사용이 익숙한 사람들은 카드를 사용하고 앱 사용을 어려워하는 어르신들의 경우는 종이를 선호하는 것 같다. 종이든 카드든 실제 사용하고 충전하는 과정에서 혜택이 달라지는 것은 없기 때문에 본인에게 편한 방식을 선택하면 된다.

 

 

 

카드가 도착하고 앱에 등록하는 과정도 간편하다. 카드를 신청하기 위해서 회원 가입이 되어 있을 테니 실물 카드 바코드를 인식만 해주면 자동으로 카드가 등록된다. 소득공제를 신청하고 싶으면 메뉴에 들어가서 클릭 몇 번으로 가능하다. 경기지역화폐가 앞으로 경기도 단위를 넘어서 전국 단위로 활성화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사용하는데 굉장히 쉽고 간편하며 충전만 하면 6% 인센티브가 조건 없이 제공되기 때문이다.

 

 

 

동네 마트와 호프집에서 경기지역화폐를 직접 사용해보니 일반 체크카드를 사용하는 것과 차이가 없었다. 결혼을 하고 살림을 하면서 대부분의 살림 비용은 동네에서 소비하기 때문에 6% 인센티브는 살림에 큰 도움이 될 것 같았다. 내 생활에도 실제 도움이 되고 지역 경제에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니 재난지원금을 모두 사용하고 나서도 앞으로 경기지역화폐는 꾸준히 사용할 예정이다.

`
큰 범위로 보면 각종 마일리지나 포인트 제도, 페이들도 전통적 화폐 단위가 아니기 때문에 대안화폐라고 볼 수 있지만 대안화폐의 본질적인 가치를 떠올려보면 대안화폐라고 부르기 어렵다. 누군가는 암호화폐를 미래의 대안화폐가 될 것이라고 말하지만 이미 투자의 대상이 된 화폐가 '화폐'의 본질적인 기능을 수행할 것이라고 생각하기는 더더욱 어렵다. 카드 혜택의 기준으로 바라보면 보통 제휴카드를 먼저 떠올리지만 일정 금액 이상을 사용해야만 혜택이 주어지기 때문에 진정한 의미의 혜택이라고 볼 수도 없다.

꼼꼼한 살림꾼이라면 과소비로 받는 조금 큰 혜택보다 필요한 소비로 받는 적당한 혜택에 더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용하기 전에는 가정 경제에 크게 도움이 될까 싶지만 한 번 쓰고 나면 웬만한 신용카드나 체크카드보다 실질적인 혜택이 훨씬 크다는 것도 알게 된다. 경기지역화폐는 돈에 끌려다니지 않고 내 안의 합리적인 기준으로 살림을 하는 분들에게 꽤 매력적인 화폐라고 생각한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