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 학생들의 경우 청소년기까지는 학교라는 테두리가 있어서 그나마 다양한 지원을 받을 수 있지만 졸업 이후에는 학교에서의 배움이 사회로 이어지지 못한다. 대부분 가족의 보호 아래 복지관이나 센터를 다니며 사회적 관계를 확장하지 못하고 일부 공간에서 고립된 생활을 이어간다.
두들은 장애 청년들이 태어나고 자란 동네에서 스스로 자립해서 살아갈 수 있게 자립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사회적 협동조합이다. 의왕시에서 교육하고 활동하던 특수교사 및 사회복지사 분들이 서로의 문제의식을 공유하며 모임을 만들었고 프로젝트를 하나둘씩 진행하면서 2016년에 협동조합을 설립했다.
두들은 작년까지 조합원들끼리 서로 십시일반 시간을 쪼개고 모아서 활동을 했지만 올해부터는 반상근자를 두고 본격적으로 사업화 과정을 밟기 시작했다. 올해 초에는 세번째 집으로 이사하면서 1박 2일 자립 체험을 할 수 있는 공간 외에 별도의 사무실도 생겼다. 사무실 공간은 이전에 관리가 되지 않은 오래된 차고 공간이었는데 대략 한 달 동안 쓸고 닦고 청소해서 일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었다. 모든 위대한 기업은 차고에서 시작하듯이 두들도 언젠가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멋진 단체가 되었으면 좋겠다.
얼마 전 두들에서 두번째 연차보고서가 도착했다. 집과 멀지 않은 거리라서 직접 전달받았다. 공통의 내용 이외에 정성들여 쓴 손글씨가 인상적이다.
비영리단체의 가장 큰 어려움은 언제나 그렇듯이 재정 부족이다. 좋은 일을 위해 모였지만 정작 좋은 일에는 돈이 많이 모이지 않는다. 비영리를 추구하다보니 돈을 많이 버는 사업을 벌이기도 어렵다. 결국 취지에 동의하는 분들의 정기적인 후원이 가장 많은 도움이 된다. 대부분의 비영리 단체는 500-600명 정도의 후원자만 있으면 최소한의 운영 인력의 인건비와 공간 운영비를 마련할 수 있다. (아래 링크는 두들의 CMS 자동 이체 출금 신청서다.)
"발달 장애 청년들과 함께 하겠다는
두들의 의지와 열정 하나만 보시고
응원하며 후원해 주신 여러분 덕에
지금까지 잘 꾸려올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대안학교 경험 10년을 뒤로 하고 얼마 전 퇴사했다. 새로운 취직 자리를 알아보기도 했지만 오랜 고민 끝에 취업보다 창업을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어려운 길이지만 남의 일을 하는 것보다 내 일을 찾아가는 과정이 20년 후에 더 행복해질 것 같았다.
두들의 시작과 현재를 보면서 내가 앞으로 어떻게 일을 해야 할지 많은 참고가 된다. 두들의 프로젝트들을 보면서 돈을 적게 벌어도 내가 하는 일에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제부터 진짜 내 일을 하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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