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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과경제/공동체네트워크

춘천 커먼즈필드 | 소통협력공간 '춘천사회혁신파크'를 다녀왔습니다.

by 식인사과 2020. 8.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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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먼즈필드 춘천(이하 커먼즈필드)은 2018년 행정안전부의 지역 거점별 소통협력공간 조성 사업으로 마련된 공간이다. 그 당시 전주와 함께 총 2곳이 선정되었다고 하는데 현재 구글에 검색해보면 춘천과 전주 외에도 대전과 제주에도 혁신파크가 운영되고 있다. 

 

커먼즈필드의 '커먼즈'는 공공재, 또는 공유지라는 뜻이다. 기획자 중심이 아닌 주민이 삶 속에서 피부로 느끼는 지역의 문제를 새로운 실험과 도전으로 주민 주도의 해결 방식을 찾아가는 것이 커먼즈필드가 추구하는 핵심 철학이다. 

 

 

행정안전부> 업무안내> 지방자치분권실> 지역사회혁신> 추진과제

행정안전부 홈페이지에 오신것을 환영합니다.

www.mois.go.kr

 

현재 나는 의왕시 안에서 진행하고 있는 중간지원조직을 만들기 위한 시민단체 연합 기획 모임에 참여하고 있다. 의왕시에서도 그동안 중간지원조직의 형태를 만들기 위해 이런저런 노력들을 해왔지만 이상하게도 에너지가 잘 모이지 않았고 어렵게 만든 조직도 협력 구조가 잘 마련되지 않아 사라지기도 했다. 

 

올해 6월 사회적협동조합 두들에서 경기도마을공동체지원센터에서 공모한 '2020 마을공동체 지역역량강화 사업'에 지원을 했고 최종 선정이 되었다. 나는 두들에 소속되어 있지 않지만 꿈의학교부터 마을공동체 사업 등 다양한 일들을 협력해서 하고 있기 때문에 이 사업에도 함께 하게 되었다.

 

몇 차례 모임을 하면서 내부 역량 강화 프로그램으로 사회혁신 관련 일들을 잘하고 있는 지역 커뮤니티 공간 또는 단체를 찾아가기로 했다. 총 4곳이 후보지로 나왔는데 첫 번째로 춘천을 가기로 했다. 주민주도의 사회혁신 공간으로 이제 막 발걸음을 시작한 '커먼즈필드 춘천', 청년 정책의 고민하고 제안하는 '춘천시 청년청', 동네의 낙후된 여관을 게스트하우스로 리모델링해서 운영하며 다양한 문화기획 일을 하고 있는 '동네방네협동조합'을 총 3곳을 다녀왔다.

 

커먼즈필드 춘천
누구나 함께하는 소통협력공간

마주하고 연결되고 변화하는 일상적 공간

 

 

 

커먼즈필드 춘천

지역을 바꾸고자 하는 모든 사람들과 함께 합니다.

commonzfield.kr

시민을 연결하는 공간
사회혁신가들이 일하고 협동하는 지역의 필요에 주목하는 새로운 실험의 소통협력공간
COMMONZ FIELD CHUNCHEON

 
・친절 : 이곳을 찾는 시민 누구나 환영하고 연결되는 환대로
・공정 : 우리 지역의 그 누구도 소외되거나 배제되지 않는 포용으로
・신속 : 사회문제와 지역의 과제 해결을 위한 우리들의 빠른 실험으로

커먼즈필드 춘천은 환대, 포용, 실험을 중요한 가치로 삼고
서로 연결되고 상호지지하는 촘촘한 관계의 공간입니다.

커먼즈필드 춘천은 2019년 말에 처음 문을 열었고 이제 반년 조금 넘게 운영을 하고 있기 때문에 프로그램 자체가 많이 진행되고 있지는 않았다. 하지만 공간이 주는 에너지와 느낌이 매우 좋았다. '사회혁신공간'이라는 콘셉트로 국내에서는 처음 시작한 서울혁신파크를 굉장히 좋아하는데 이 곳은 서울에 있는 공간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느낌이 있었다.

 

 

 

1층에는 먹거리를 판매하는 카페와 개인 업무 또는 회의를 할 수 있는 공용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오픈되어 있기 때문에 누구나 사용할 수 있다. 1979년 강원지방조달청에서 창고로 쓰던 건물이라서 천장이 높은 편인데 덕분에 공간이 답답하지 않고 시원하고 깔끔하게 느껴졌다.

 

 

 

1층 공간 한쪽에서는 기계가 직접 식물을 심고 물까지 주는 소규모의 스마트팜 공간을 전시하고 있다. '로봇농부 팜봇'이라고 불리는 이 기계는 오픈소스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는데 씨앗을 자동으로 심고 정기적으로 물과 빛을 공급하여 잡초를 제거할 수 있다고 한다. 

 

 

 

1층 카페에는 춘천에서 생산된 농산물로 만든 음료수와 디저트를 판매한다. 메뉴 이름에 생산지 동네까지 표기가 되는 점이 좋았다. 어설프게 예뻐 '보이는' 이름을 짓는 것보다 이런 식의 직구 스타일의 기획이 때로는 더 참신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카페 옆 공간에서는 다양한 굿즈들을 판매하고 있는데 커먼즈필드에 입주해 있는 기업들의 제품도 있고 춘천의 오래된 가게에서 직접 만들 제품들도 판매하는 것 같다. 강동대장간이라는 곳에서 만든 모종삽으로 꼭 구매하고 싶었는데 인터뷰하고 사진 촬영하느라 바빠서 나중에 구매하고 나온다는 것을 깜빡했다. 

 

 

 

1층이 오픈된 공간이라면 2층은 입주 기업들의 코워킹 공간으로 설계되어 있다. 사무실을 크게 만들지 않고 공유 공간을 더 많이, 더 넓게 만든 점이 인상적이었다. 새로운 혁신은 언제나 낯선 것들의 만남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을 공간 기획자가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기에 이런 인테리어가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벽에 걸려 있는 액자, 공용 쓰레기통, 그냥 스쳐 지나가게 되는 벽들 등 아주 사소해 보이는 요소 하나하나에 모두 기획이 들어가 있었다. 나는 좋은 공간이 좋은 에너지를 만든다고 믿기 때문에 이렇게 디테일하게 기획되고 만들어진 공간을 좋아한다.

 

 

 

아래 공간은 청년청에서 일하시는 분들과 미팅을 했었던 곳인데 내부 공간이 아니라 복도와 복도 사이에 있는 오픈된 공간이었다. 하지만 심플하면서도 섬세한 기획이 물씬 느껴지는 인테리어 덕분에 아주 매력적인 독립 공간이 만들어진 것 같다. 

 

 

 

커먼즈필드에는 춘천에서 활동하는 있는 중간지원조직들도 입주해 있었다. 내가 현재 참여하고 있는 모임도 장기적으로는 중간지원센터 설립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에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이 분들을 꼭 만나 뵈었으면 좋겠다. 

 

 

 

커먼즈 루프탑이라고 이름 지어진 옥상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아직 초창기 형태라서 텃밭 조금과 테이블 몇 개 정도밖에 없었지만 나중에 굉장히 재미있는 문화 공간으로 만들어질 것 같다. 이 곳을 보자마다 2016년에 학생들과 함께 방문했던 마이크임펙트스퀘어 옥상 공간인 '엠가든'이 떠올랐다. 오픈되어 있는 옥상은 언제나 매력적이다.

 

 

마이크임펙트스퀘어 엠가든 방문기

` 학교 수업에서 공간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2012년 다목적실, 2016년 도서관 리모델링에 이어서 벌써 세번째 작업이다. '디자인'이 좋아 무작정 공간디자인 수업을 열고 아이들과 공간을 하나하�

vavobox.tistory.com

 

 

 

지하 공간에는 제법 넓은 규모의 강당도 있었다. 구조상 중간에 큰 기둥이 있는 것은 아쉬웠지만 동네의 소규모 문화 행사들을 소화해내기에 적당한 공간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아래 공간은 원래 정문이었던 곳이었는데 정문 입구 위치가 바뀌면서 재미있는 콘셉트 공간으로 리모델링되었다. 야외보다 상대적으로 답답할 수밖에 없는 실내라고 하더라도 이런 비구조화된 다양성을 가진 공간들이 많으면 역동적이고 창의적인 느낌을 줄 수 있다.   

 

 

커먼즈필드의 공간 운영 및 프로그램의 의도는 명확하다. 주민들 스스로 하고 싶은 것이 있거나 해결하고 싶은 지역의 문제들이 있으면 여기에 와서 함께 이야기하고 같이 풀어가자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들은 성장 과정에서 이런 식의 생각과 실천을 일상적으로 경험해보지 못했기 때문에 이러 사회혁신 프로그램 및 공간의 의도를 이해하는데 어려움을 느낀다. 

 

그래도 이런 작은 시도가 모이고 모여서 사회를 좀 더 이롭게 만들 것이라고 생각한다. 올해 초부터 크고 작은 무거운 사회적 이슈들로 인해 마음이 팍팍해졌는데 센터장님의 사회혁신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공간을 탐방하면서 기분이 점점 좋아졌다.  


그동안 춘천은 일 년에 한 번씩은 꼭 여행 코스로 다녀오던 곳이었지만 업무차 방문하게 된 것은 처음이다. 그런데 춘천에 대해 알면 알수록 춘천이 점점 더 좋아지고 있다. 여행지 춘천이 아닌 삶의 거주지로서 춘천은 제법 매력적인 공간이다. 언젠가 귀촌을 생각하고 있어서 후보지를 킵해두고 있는데 춘천을 0순위로 올려야겠다. 

 

 

 

강원도 춘천시 공지로 255
전화번호 | 033-912-5000~5003
운영시간 | 월-금 09:00-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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