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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과경제/공동체네트워크

긴동네네트워크 | 지역 기반의 문화 기획 활동이란 '문화용역 주성진'

by 식인사과 2020. 9.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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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동네네트워크'는 의왕을 거점으로 활동하고 있는 사회적협동조합 두들과 청년협동조합 뒷북, 의왕시 도시재생과, 지역 시민이 만든 민관 거버넌스 연대 모임입니다. 올해 경기도마을공동체지원센터의 지역역량강화사업에 선정되면서 처음 모임을 시작했고 현재 역량 강화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동시에 지역의 시민들과 만날 수 있는 자리를 기획하고 있습니다.

 

지난주에는 인천 지역에서 오랜 기간 생활예술 활동을 해오신 임승관 대표님을 만났다면 이번에는 스스로 문화'용역'이라는 정체성을 가지고 다양한 지역에서 문화기획 활동을 하고 있는 주성진님을 만났다. 활동하신 지역과 방법이 모두 다르고 활동의 시작점도 다르기 때문에 들려주는 이야기 속에 담긴 인사이트도 달랐지만 강의 내용을 들으면서 내가 그동안 한 일들을 정리하고 앞으로 할 일들을 정리할 수 있어서 좋았다.

 

 

긴동네네트워크 | '인천시민문화예술센터' 임승관 대표님과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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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vobox.tistory.com

 

주성진은 정말 다양한 지역에서 문화 기획 활동을 하고 계시지만 대중에게는 '숨 쉬듯 기획서 쓰기' 강의로 많이 알려진 분이다. 긴동네에 참여하고 있는 뒷북에서도 한차례 기획서 쓰기 강연을 하신 적이 있어서 섭외 과정에서 연락을 드렸고 흔쾌히 강연 요청을 수락해주셨다. 

 

 

주성진님에 대한 정보를 검색하다가 다음 글을 보고 인상이 깊게 남아서 꼭 뵙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역 기반의 문화 기회 활동의 허상에 대해 비판하는 내용이었는데 '문화는 기획될 수 없다'는 명쾌한 문장 속에 자기의 경험을 잘 녹여낸 글이었다. 

 

우리는 삼선짜장이란 단어를 들으면 그냥 짜장면이란 단어를 들었을 때 보다 머릿속에 더 구체적인 그림을 떠올릴 수 있다. 하지만 지역문화기획이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머릿속에 떠오르는 그림은 그냥 문화기획보다도 구체적이지 않다. 우리 머릿속에 지역은 너무 크고, 희미하며, 많은 욕망이 담겨있다. 삼선짜장의 시원함도, 사천짜장의 개운함도, 유니짜장의 고소함도 포기할 수 없어서, 지역문화가 ‘춘장짜장’처럼 의미 없는 단어가 되는 것은 아닐까?

 

 

지역+문화( )기획 | 인천문화통신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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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성진님을 모시게 된 이유는 지역 기반의 문화기획 활동을 해야 하는 우리들 앞에 놓인 이 난해한 과제에 대한 조언을 듣기 위해서였다. '지역, 문화, 기획'이라는 단어는 얼핏 쉬운 단어처럼 보이지만 막상 실천하려고 하면 피카소의 추상화 그림보다 더 난해하다. 그래서 섭외 과정에서 이 내용에 대한 질문을 먼저 보내드렸고 강의 때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솔직히 지역 기반의 문화 기획이란 것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의왕시에 거주하고 있는 청년들에게 '의왕'이라는 땅이나 물리적 환경이 정말 중요할까요? 아니면 인스타그램이라는 디지털 공간이 중요할까요? 우리는 행정의 단위를 지역이라는 한정된 공간으로 정의해서 지역 문화를 만들고 있는데 그 안에서 무엇에 주목할 것인지 먼저 생각해 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우선 지역에 있는 사람들의 필요를 관찰하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이 마음껏 이야기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면 좋겠습니다. 원주에서 청년네트워크 사업을 했던 단체가 기억납니다. “빨래가 마르는 동안”이라는 프로젝트였는데 청년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는 지역의 큰 건물 옥상에서 다 함께 모여 이불 빨래를 한 다음 이불이 마르는 동안 네트워킹을 하는 모임이었습니다.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문화 기획 프로그램은 망할 확률이 높습니다. 엄청난 돈을 들여 만들면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모든 사람이 좋아하는 기획보다 한 명을 만족시키는 기획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내가 잘 이해할 수 있는 집단으로부터 시작하는 것이 결과적으로는 다양한 대상과 함께 할 수 있게 됩니다.

 

 

활동의 다양성만큼 톡톡 튀는 생각과 잘 짜여진 강의 내용, 재밌는 입담 덕분에 120분이 금방 지나갔다. 강의 내용 속에 지금 당장 활용해도 좋을만한 좋은 기획들을 볼 수 있어서 실무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강의를 들을수록 배움에는 끝이 없다는 생각을 계속하게 된다. 다 아는 것처럼 생각을 하던 분야도 사람들과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계속 배울 거리들이 생겨난다. 올해는 새로운 일을 준비하면서 낯선 분야에 대한 내용을 배울 기회가 많이 생겨서 좋은 것 같다. 다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중요한 경험들이다. 나중에 다 써먹어야지 :)  

 

 


P.S 

 

주성진 SungJin Choo 朱成振
(주)메타기획컨설팅에서 8년간 배우고 일하며 조직을 덜 고상하게 변화시키고자 노력하였음. 이후 6년간 독립하여 프리랜서로 활동하며 스스로의 명칭을 고민하다가, 용역으로 가득한 프로필을 보며 <문화용역 주성진>으로 사업자를 등록함.
안산/ 시흥/ 익산 등 지자체의 문화전략 컨설팅, 아시아예술극장/ 부산영화의전당/ 통영국제음악당 등 공연장 운영전략 컨설팅 프로젝트에 참여하였고, 예술인파견지원사업/ 문화파출소운영지원사업 등 문화예술관련 지원사업의 프로젝트 관리를 수행하였음. 최근에는 다수의 문화기획 교육과정에 관여하며 멘토를 사칭하고 청년들에게 문화기획을 배우는 일에 집중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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