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여주 여행 음식점으로 포스팅한 여주 황금룡에 대한 글이 다음 메인에 노출이 됐다. 제목에 음식의 특징을 표현하는 단어를 쓰긴 했지만 내용을 보면 맛집까지는 아니라는 내용이 초점이었는데 상위 노출이 된 것을 보면 메인 노출의 기준은 내용보다는 제목이 크게 작용하는 것 같다.
그냥 솔직한 평가를 쓴 것뿐인데 메인에 노출되니까 가게 사장님에게는 살짝 죄송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탕수육은 맛있었어요. 진심!)
오늘 포스팅할 천가 셀프 장어는 진짜 맛집이다. 비싸서 자주 먹지는 못하지만 장어는 내게 몇 안 되는 최애 음식 중의 하나다. 그동안 여행지 또는 집 주변의 장어 맛집이라는 곳을 가보면 어딘가 살짝 아쉬운 느낌이 있었다. 하지만 천가 장어는 실내 포장마차 같은 활기찬 식당 분위기와 셀프 서빙의 편안함이 있었고 무엇보다 장어의 쫄깃하고 촉촉한 식감이 매우 마음에 들었다.
천가장어는 천송수산 직판장에서 직접 가져오는 국내산 풍천 민물장어를 사용한다고 한다. 풍천장어를 쓰는 곳은 많이 있는데 유독 이곳이 더 맛있는 이유는 잘 모르겠다. 아마도 내가 그전에 먹은 장어들은 풍천장어가 아니거나 초벌구이를 하는 방법에 비법이 있는 것 같다.
풍천장어는 전라북도 고창군의 주진천(인천강)과 서해가 만나는 부근에서 잡히는 뱀장어다. 지역 주민들은 주진천을 풍천강이라고 부르는데 바다와 민물이 만나는 풍천강에서 장어가 많이 잡혀서 풍천장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또는 풍천강에 하루에 2번 바닷물이 들어오는데 장어가 바닷물과 바람을 함께 몰고 들어온다고 해서 '바람 풍風'과 '내 천川'자를 써서 풍천 장어가 되었다는 설도 있다.
상차림비를 1인당 2천 원씩 내야 하지만 반찬 서빙은 셀프다. 셀프 서빙을 불편해하는 분들도 있지만 나는 내가 먹을 수 있는 분량만큼 조절해서 먹을 수 있기 때문에 셀프 서빙을 선호하는 편이다. 사람들이 많이 찾는 맛집이라 회전율이 높아서 그런지 채소들도 모두 신선했다.
미니 무선 선풍기는 사장님의 센스가 돋보이는 고객 배려 아이템이다. 1인당 하나씩 사용할 수 있는데 크기는 작아 보여도 풍량이 제법 세서 참숯의 뜨거운 열기를 막아주고 무선이기 때문에 테이블 위치 선정도 자유롭다. 사소해 보이지만 고객지향의 좋은 마케팅이라고 생각한다. 미니 선풍기는 이 집을 다시 찾고 싶은 이유 중의 하나다.
음식점은 다른 것이 다 좋아도 음식이 맛이 없으면 손님들이 다시 찾지 않는다. 그런데 이곳의 장어는 그동안 먹어봤던 장어 중에 제일 맛이 좋았다. 깔끔하게 손질된 통통한 외관을 보고 먼저 눈이 만족하고 입에 넣었을 때 느껴지는 쫄깃한 식감에 두 번 반한다. 그리고 촉촉한 속살과 함께 풍부한 육즙이 목구멍으로 넘어갈 때 나도 모르게 탄성이 나온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국내산 참숯에 은은하게 초벌구이를 해주는 것이 이 집의 비법인 것 같다. 손질된 장어를 1차 초벌구이해서 주기 때문에 바로 구워서 먹기도 편하다.
그동안 여주를 떠올리면 한글과 도자기가 제일 먼저 생각났는데 천가장어를 다녀온 이후로는 장어가 제일 먼저 생각난다. 다음에 여주를 갈 일이 있으면 다시 한번 들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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