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어게인이 장안의 화제다. 지금까지 본 오디션 예능 프로그램 중에 '나도 가수다' 다음으로 재밌는 것 같다. 이 프로그램이 재밌는 이유는 단 하나다. 참가자들이 노래를 너무 잘한다. 초반에는 실력이 부족한 참가자들이 몇몇 보였지만 TOP10에 가까워질수록 점수 평가를 하기가 무색할 정도로 모두 노래를 잘한다.
그래도 싱어게인 중에서 가장 핫한 참가자를 뽑자면 바로 얼마 전까지 30호라는 번호로 노래를 부르던 이승윤이 아닐까. 처음에는 이무진의 '누구 없소' 노래가 더 화제였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이승윤의 틀이 없는 자유로운 노래 형식에 대중들이 푹 빠져들고 있다.
제일 처음 이승윤의 노래를 들었을 때는 노래는 좋지만 어딘가 덜 다듬어진 느낌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TOP6까지 발표를 하고 그의 음악에 푹 빠진 상태에서 첫 노래를 다시 들으니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 이승윤은 어디에서도 보여준 적 없는 자기만의 음악색으로 대중들을 서서히 물들이고 있다.
사실 무대 위 이승윤의 자유로운 스타일을 보면서 처음에는 조금 오해를 했다. 이렇게 인기를 얻다가 잘못해서 나쁜 길로 가는 것은 아닐까 싶었다. 어딘가 느슨해 보이는 표정과 갇혀 있지 않는 자유로움이 불안해 보였던 것 같다.
하지만 이승윤의 아버지가 개신교 목사님 중에서 청렴하기로 유명한 이재철 목사님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목사님 아들이라고 모두 바른 길을 걷는다는 보장은 없다. 하지만 아래 기사를 통해 이재철 목사님의 삶의 내력을 확인하면서 앞으로 이승윤은 어떤 유혹에도 흔들림 없이 바른 길을 선택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Q. 자녀 교육에서 가장 중시한 것은 무엇입니까.
A.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강조한 게 있습니다. ‘바른 마음으로, 바르게 생각하고, 바르게 행동해서, 바른길을 가자.’ 일종의 가훈이라고 해도 됩니다. 이게 총론입니다.”
출처 : [중앙일보] 알고보니 아빠가 이재철, 목사 아들 '30호 가수'의 인생비밀
이재철 목사님은 신학생들이 가장 만나고 싶어하는 목회자 설문조사에 언제나 1위를 할 정도로 교계의 존경을 한 몸에 받는 분이라고 한다.
요즘에는 교회를 개척해서 큰 교회로 만든 후 세습을 하는 목사님들이 대부분이지만 이 분은 정년 퇴임 후 모든 영향력을 내려 놓고 경남 거창으로 내려가셔서 소박하게 살고 있다. 무엇보다 13년 동안 직접 일군 교회를 떠나면서 마지막 설교를 할 때 해주신 이야기가 인상깊다.
"여러분은 지금부터 이재철을 거침없이 버리셔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내려주시는 새로운 차원의 은혜를 원하신다면 이재철을 버리시되, 적당히가 아니라 철저하게 버리셔야 합니다."
출처 : [중앙일보] 알고보니 아빠가 이재철, 목사 아들 '30호 가수'의 인생비밀
삶의 내공이 얼마나 대단하면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걸까. 이승윤에 대한 정보를 찾아보다가 목사님의 삶의 이야기를 엿보면서 생각이 많아졌다. 바른 마음으로 바른 길을 간다는 것은 어떤 삶일까, 나는 바른 삶을 살고 있는 걸까 등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을 내 스스로에게 하게 되면서 모처럼 영혼이 맑아지는 느낌을 받았다.
이승윤의 노래를 원래 좋아했지만 그의 아버지의 삶까지 알게 되면서 지금은 이승윤이라는 사람 자체가 좋아진 것 같다. 쟁쟁한 경쟁자들이 많지만 이왕이면 이승윤이 1위까지 하면서 뻔하디 뻔한 대중음악계의 흐름을 확 바꿔버렸으면 좋겠다.
아래 글은 작년 말에 이승윤 노래를 브랜딩의 관점에서 분석한 포스팅이다. 지금 다시 보니 난 이때부터 이승윤에게 이미 푹 빠져버린 것 같다. 어딘가 날 것의 음색과 낯선 음악을 들고 나온 그가 매우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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