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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지의관객/시네마천국

넷플리스 전세계 1위 '승리호'가 승리할 수 있었던 이유

by 식인사과 2021. 2.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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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호가 넷플릭스를 통해 2월 5일에 개봉했다. 그리고 바로 다음 날 전 세계 넷플릭스 영화 순위에서 1위에 올랐다. 대한민국을 포함해서 총 16개국에서 1위를 했고 그 외에도 다양한 나라에서 대부분 상위권에 랭크되어 있다.

 

전세계 영화 순위 사이트 '플리스패트롤'

 

Space Sweepers [2021] | FlixPatrol

Is Space Sweepers (2021) trending on Netflix, iTunes, Google...

flixpatrol.com

 

김태리, 송중기 주연의 초호화 캐스팅부터 감독, 제작비까지 시작부터 화제를 몰고 다니던 영화였지만 작년에 코로나로 인해 개봉이 계송 연기되어 왔다. 결국 넷플릭스가 310원에 판권을 사들이면서 올해 초에 TV 화면으로 관객과 만날 수 있었다.

 

영화를 보고 나서 만약 이 영화가 국내 영화로 개봉되고 이후에 넷플릭스를 통해 확장되었다면 더 좋은 성과가 나왔을 거라고 생각했다. 이 영화의 그래픽의 수준과 멋진 액션씬을 담기에는 TV 화면이 조금 작다는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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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코리아 | 승리호 공식 예고편

 

영화를 보기 전 국내 최초 타이틀을 건 영화가 제대로 나온 것을 본 적이 별로 없는 것 같아서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특히 SF물은 한국영화가 잘하는 분야가 아니었다. 오랜 기간 한국 영화계에서 SF 장르를 보기 힘들게 만들었던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을 시작으로 SF 영화 쪽에서 한국영화가 기대 이상의 성적을 보여 준 적은 없다.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 (좌) 괴물 (우) 

 

3류라도 웬만한 SF영화는 그냥 재미있게 보는 나조차도 한국에서 만든 SF 영화는 재미있게 보기 어려웠다. SF 장르 특유의 진한 질감이 부족하고 맥락을 알기 어려운 스토리에 결적적으로 영상미가 부족했다. 그나마 봉준호 감독의 '괴물'과 '설국연차'는 대중들의 사랑을 받았지만 이게 봉준호의 힘인지, 한국 SF 영화의 성장인지 그 당시에는 평가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승리호를 본 지금, 이제 한국영화는 SF영화도 잘 만들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전세계에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 승리호는 한 편에 몇 천억 씩 들어가는 할리우드 SF영화만큼 완벽하지는 않아도 한국영화로서는 위대한 첫걸음으로 기억될 것 같다.

 

 

승리호 넷플릭스 화면

 

영화 초반에는 약간의 이질감이 들어서 집중이 어려웠다. '한국'과 '우주SF'의 결합이 아직 나에게는 낯설게 느껴졌던 것 같다. 하지만 영화가 진행될수록 나름 안정적인 스토리 전개와 속도감 있고 화려한 우주선 액션신에 푹 빠져들었다.

 

누군가는 캐릭터와 스토리가 뻔한 끌리셰를 좇아가서 아쉽다고 했지만 나는 오히려 클리셰를 잘 활용하는 것이 장르 영화의 특징이라고 생각한다. 마블 영화 중에 클리셰가 없는 영화가 있나.

 

2092년 황폐화된 지구를 그린 근미래라는 배경, 서로 다른 출신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직선적인 캐릭터, 우주를 배경으로 돌아다니는 낡은 질감의 우주선들의 모습은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한 느낌을 주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 영화는 감독이 10년 전에 이미 구상을 끝낸 영화다. 기존의 공식을 충실히 따르면서도 우주 노동자의 삶에 집중했다는 점에서 감독의 새로운 상상력이 돋보이는 영화다.

 

무엇보다도 한국 SF영화 그래픽 수준이 이 정도까지 올라왔다는 사실이 놀랍다. SF 영화 마니아라면 영상미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할 수 있는 영화다. CG부터 세세한 소품 세트까지 보는 내내 감탄을 하면서 봤다.

 

영화 속 승리호 등장 화면

 

아쉬운 점이 하나 있다면 SF 특유의 질감이 부족한 담백한 영상이다. 투박하고 거칠고 진한 노동자의 삶을 보여주려고 한 의도가 분명히 보이는데 의도만 보이고 영상은 어딘가 모르게 담백하고 깔끔하다. 

 


한줄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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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호 | Netflix 공식 사이트

우주에서 쓰레기를 주우며 산다. 꿈은 아득하기만 하다. 2092년, 기댈 곳 없는 낙오자 넷. 그들이 천진한 인간형 로봇을 손에 넣는다. 때가 왔다, 위험한 거래를 개시한다!

www.netflix.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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