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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학교/수업과교실

가온나무, 밀양송전탑 현장에 가다!

by 식인사과 2013. 5.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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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동영상부터 감상!

 

 

 

 

대안학교에서는 보통 여행이 중요한 프로젝트 수업 중 하나이다. 여행을 다녀오는 방법은 대안학교마다 천차만별이지만 여행을 중요한 교육과정 중의 하나로 넣는 이유는 그만큼 여행이 학생들의 성장에 중요한 영향을 주기 때문인 것 같다. 여행을 전문으로 하는 대안학교의 경우는 여행 준비로만 한 달, 여행 기간도 한 달 정도가 되지만 우리는 여행 말고도 다양한 교육과정이 있기 때문에 일년에 2회 봄과 가을학기에 한번씩 5박 6일 동안 여행을 다녀온다.

 

초기에는 지리산 종주, 집짓기 여행, 도보여행 등 그 때 그 때 학년의 특수성을 고려한 다양한 여행을 다녀왔는데 이제는 그런 경험을 바탕으로 봄학기에는 하나의 주제를 바탕으로 다녀오는 학년 여행, 가을학기에는 전체가 공동의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전체 여행으로 정리가 되었다. 물론 이것 역시 아이들 성장의 흐름과 맞지 않다고 판단이 되면 언제든지 바꿀 수 있다. ㅎㅎ

 

이번에 가온나무는 '나눔'이라는 주제로 밀양을 다녀왔다. 8주동안 여행 프로젝트 시간에 준비를 하면서 나눔을 실천할 수 있는 공간이 어디에 있는지, 그 곳에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기획하는 시간이 있었고 그 과정에서 '밀양 송전탑' 현장을 선택하게 되었다. 밀양 송전탑 현장은 송전탑 설립 때문에 8년동안 주민분들과 한전에 대치하고 있는 지역인데 우리나라 대기업 또는 공기업들의 일단 밀어버리고 보자는 식의 진행 방식 때문에 결국 한 할아버지가 분신자결까지 한 현장이다. 다른 건 몰라도 직접 대화하기 전에 깍두기 용역부터 써서 접근한 것은 한전이 정말 잘못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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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보다는 수원이 더 가까워서 수원역 아침 기차를 타기로 했다. 가는 시간만 4시간이 소요되었기에 아침 7시 30분에 집합하기로 했는데 이게 웬 걸- 가온나무 친구들이 한 명도 늦지 않았다. 여행 때마다 늦게 오는 친구들 때문에 안절부절 노심초사했던 나로서는 다소 생소한 이 풍경에 그저 깜놀 ㅋㅋ 이런 풍경은 여행 내내 지속이 되었는데 여자 친구들이 많아서 그런지 약속 시간만큼은 칼같이 지키는 것 같다 ㅎㅎ 아무튼 굿!

 

 

 

작은나무는 나주에서 해남 땅끝마을까지 120킬로미터를 걷는 도보여행을 떠난다. 기차시간이 비슷해서 아침에 만났는데 처음 떠나는 여행이라서 그런지 어쩐지 들떠 있는 모습 ㅎㅎ 도보여행은 2010년에 나도 다녀왔지만 하루에 대략 20킬로미터를 걸어야 하기 때문에 생각보다 쉽지 않은 여행이다. 그래도 이 여행을 다녀오면 아이들이 훌쩍 커서 돌아온다. 물론 그 성숙함은 일주일이 채 지나기도 전에 사라지지만 ㅋㅋ

 

 

 

 

난 버스보다는 기차여행을 선호하는 편인데- 아무래도 중간중간 돌아다닐 수 있는 넓직한 공간과 편의시설이 잘 구비되어 있기 때문인 것 같다. 버스에 비해 시간이 좀 걸리기는 하지만 창문 하나 없이 꽉 막힌 버스에 비해서는 한결 상쾌한 교통수단인 듯 ㅎㅎ 이렇게 다리 뻗고 놀 수 도 있고 말이지 ^-^*

  

 

 

 

석규는 얼마 전 구매한 노키아 핸드폰으로 여행 내내 사진을 찍으면서 돌아다녔다. 한국에서는 거의 보기 힘든 심비란 폰인데도 불구하고 석규는 어떻게든 앱을 다운받아서 나름 자기만의 폰으로 최적화를 시켜놓았다. 넌 꼭 성공할거야 ㅋㅋ

 

 

 

 

밀양역에 도착! 가온나무 멘토인 레미와 재홍이가 싱그럽게 웃으며 인증샷 차알칵!! 확실히 남쪽 지방은 더웠다. 올해는 이상기온 때문에 서울은 4월말까지 오슬오슬 추위가 남아 있었는데 이 곳은 뭐... 밀양의 뜻인 시크릿 선샤인 때문인지 정말 햇빛이 은근하게 강하게 내리쬐었던 것 같다. 그래도 해맑게 웃을 수 있다! 아직 시작이니까 ㅋㅋ

 

 

 

 

우리가 가는 마을은 동화전 마을인데 시외버스틑 타기 위해서는 좀 더 기다려야 했다. 그래서 밀양역 앞 넓은 공터에서 점심을 먹고 있는 중 ㅎㅎ 밀양역에서 밀양시외버스터미널에 가기 위해서는 바로 앞 정류장에서 2번, 6번 버스를 타면 되는데 대략 15분 걸리고 배차기간도 짧기 때문에 버스 이용하는 것은 서울만큼 편리하다.

 

 

 

 

밀양시외버스터미널에서 동화전 마을 버스를 타려면 정보가 필요하다. 동화전 마을을 가려면 표충사 또는 구례 방향을 타야 하는데 마을버스는 하루에 4대씩 밖에 없다. 시외버스는 좀 더 자주 있는데 시간표가 나와 있지 않아 알아보려면 직접 시외버스를 타서 시간을 물어봐야 한다. 아무튼 이 곳부터는 전형적인 '시골'타임이 적용되기 때문에 이용하려면 가기 전에 충분한 정보가 검색해보고 시간을 잘 맞추는 것이 필요하다. ^-^*

 

 

 

 

동화전 마을에 내려서 룰루랄라 숙소로 올라가는 길! 동화전 마을은 이름처럼 정말 동화같이 아름다운 마을이다. 졸졸 흐르는 시냇가도 있고 곳곳에는 작은 밭과 대추나무들이 즐비하다. 여행이 끝나고 나서는 나중에 그냥 쉼을 목표로 다시 올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 교통 수단은 다소 불편하지만 그것을 충분히 상쇄하고도 남을 멋진 풍경이 우리를 반겨준다 ㅎㅎ

 

 

 

 

밤나무골황토펜션은 나라의 지원을 받아 지어진 펜션이라고 한다. 처음에는 마을회관에서 숙박을 하려고 했는데 씻을 공간이 따로 마련되지 않아서 어쩔 수 없이 펜션을 이용해야 했다. 황토펜션 운영은 마을 주민 몇몇 분이 공동으로 운영하는데 그래서 그런지 공간은 펜션이지만 느낌은 마을회관처럼 사용이 자유로웠다. 이 곳에는 큰 황토방 2개와 작은 방갈로 4개가 있고 족구장, 공동 화장실, 세탁기, 공동취사장, 이십명은 모여 놀 수 있는 정자 등 편의 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단체로 와서 지내기에는 정말 좋은 것 같다. ㅎㅎ (밤나무골황토펜션 정보가 궁금하면, 꾸욱 누르기)

 

 

 

여행을 갈 때 경비를 절약하기 위해서 김치, 짱아찌, 장조림 등 5박 6일동안 먹을 반찬과 쌀, 기본 양념류는 학생들과 함께 개별적으로 나눈다. 그 외 끼니 때마다 요리 한가지씩을 하는데 그런 식재료는 여행을 가기 전날 또는 여행지에서 함게 장을 본다. 아이들과 함께 밥을 하기 때문에 요리는 대부분 가볍게 할 수 있는 요리들을 하는 편인데 여행지에서 가장 추천받고 선호하는 음식은 뭐니뭐니해도 부대찌개 ㅋㅋ 그리고 마지막에 하는 고기파티! 몰라 여행을 포함해서 일년에 4번씩은 꼬박꼬박 고기를 굽다보니 이제 숯불로 고기 굽는 것은 거의 전문가 수준이 된 것 같다 @.@ 이번 여행에서는 직접 대추나무를 공수받아 숮불까지 제조했다능 ㅋㅋ

 

 

 

 

밤나무골황토펜션의 공동 취사장은 우선 커서 좋다 ㅎㅎ 숙박하는 모든 사람들이 쓰는 공간이었지만 숙박하는 사람들이 우리밖에 없었기에 그냥 우리만의 식당이 될 수 있었다. 레미쌤이 기본 반찬은 냉장고에 집어넣은 후 오늘 메뉴를 설명하고 있는 듯 ㅎㅎ 라면이 아름다워!

 

 

 

 

다음 날- 비가 오긴 했지만 예정했던 농사활동을 돕기로 했다. 무엇을 나눌까 오기 전에 여러가지 고민은 했지만 실제 이 곳에서 필요한 도움은 농사일이었기 때문에 모둠을 나눠서 아침 일찍 모였다. 센스 있게 몸빼 바지를 입고 대기한 가온나무 친구들 ㅋㅋ 나 어렸을 때는 몸빼바지는 벌칙 받을 때나 입는 옷이었는데 이 친구들은 농사일을 한다고 하니 이 옷부터 준비했다. 어렸을 때부터 대안학교를 다니면서 다양한 농사활동을 경험한 것이 이런 포스를 만들어낸 것이 아니었을까 라는 추측을 해본다 ㅎㅎ

 

 

 

 

일을 하기 전 소가 있는 축사에서 잠시 대기를 했다. 소를 이렇게 가까운 곳에서 본 적도 정말 오랜만인 것 같다 ㅎㅎ 소야, 안녕! 열심히 일하다 갈께 ^-^*

 

 

 

 

이 날 한 일은 양배추 근처에 있는 잡초 뽑기- 양배추에 가려서 잘 보이지 않지만 숨어 있는 잡초들이 엄청 많다. 그리고 보통 하우스 한 동의 길이가 100미터 정도가 되기 때문에 한 줄만 잡초를 뽑고 가도 허리가 후덜덜, 다리도 후덜덜 ㅋㅋㅋ 신기한 것은 아이들이 일을 시작하기 시작하면 큰 불평을 하지 않고 묵직하게 일을 열심히 한다는 것이다. 괴산에 간 큰나무 친구들도 일 하나는 정말 기똥차게 해냈다는데 흠.. 이 역시 대안학교를 다니면서 다년간 쌓인 농사활동 경험이 한 몫 한 것은 아닌가 싶다. @. 학교에서는 천방지축 말괄량이 같은 친구들이 꼭 이런 외지에 와서 일을 하면 정말 눈부신 속도로 소처럼 일을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ㅎㅎ 

 

 

 

 

농활이라는 것은 대안학교에 와서 처음 접했다. 대학교 시절 때도 농활을 추진해보려고 몇몇 분들에게 이야기해본 적은 있었지만 연영과 라는 과 특성 때문인지 실행까지 이어지지는 않았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좀 아쉬운 부분인 것 같다 ㅎㅎ 농활을 가면 이렇게 참을 꼭 주시는데 새참의 양도 제법 되서 꼭 하루 다섯끼를 먹는 기분이 난다. 이날 주신 참은 두부김치! 직접 기른 콩으로 만든 두부라는데 서울에서 판매하는 것처럼 미끈하지는 않지만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무엇보다 쉴 수 있어 좋았던 시간 ㅋㅋ

 

 

 

 

다음 날부터는 모둠을 나눠서 다른 현장에 갔다. 이 곳은 맥문동 심는 곳이었는데 맥문동은 한약재로 쓰이는 식물로 흙을 잘 잡아주기 때문에 아파트 화단 같은 곳에도 화단 조성할 때 심는다고 한다. 아무튼 맥문동을 심고 점심에 먹은 짜장면! 배달을 시키는 분들 대부분이 농사일을 하시는 분들이기 때문에 여기서는 짜장면을 시키면 곱배기 수준으로 나온다고 한다. 달짝지근 짜장면 먹고 싶어라~

 

 

 

 

수줍은 많은 여인네들이 그냥 아무데나 드러누워 자고 있다 ㅋㅋㅋ 역시 오랜 경험으로 풍겨나오는 드러눕기 포스! 실제 느낌이 어땠을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정말 달콤해보이는군하~

 

 

 

 

난 남자아이들 두 녀석과 함께 보라마을에 갔다. 귀농을 하신 분의 밭이었는데 규모는 크지 않았지만 비닐 깔고 구멍 뚫고 모종 심고 물주는 작업까지 모든 작업을 다 해야 해서 일의 분량이 꽤 많았다. 처음에는 열심히 하던 녀석들도 한 줄 다 마치고 나서는 기진맥진 ㅋㅋ 청양고추, 고구마 등의 작물을 심었는데 음.. 귀농은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다라는 것을 뼈저리게 느낀 날 @.@;;

 

 

 

 

점심에는 직접 대추나무 숯을 만들어서 구워주셨는데 고기가 정말 맛있었다. 난 부산이 원산지인 햅쌀막걸리 생탁으로 걸쭉하게 들이키고 말이지 ㅎㅎ 햅쌀 막걸리는 지금 생각만 해도 정말 침이 꼴깍 넘어갈 정도로 맛있는데 안타깝게도 서울에서는 살 수가 없다. 맛있는 막걸리는 대부분 지역에만 있는 이 불편한 진실 ㅠ.ㅠ 주변에서 하도 귀농 이야기가 들려서 나도 잠깐 귀농에 대한 생각을 한 적이 있었지만 난 아직까지는 도시가 좋다. 그래도 집 근처에 이렇게 마음대로 고기를 구워먹을 수 있는 곳이 있었으면 좋겠다 ^-^*

 

 

 

 

일이 끝나고 저녁에는 밀양 송전탑 반대 집회 현장에 갔다. 이번에 하는 집회가 100회째라서 정말 많은 분들이 오셨는데 4개면에서 대략 300명 정도는 온 것 같다. 송전탑과 관련된 마당극 한편을 보는데 극 도중 할머니들이 여기저기서 격한 반응을 보여주시고 @.@;; 그 외에도 송전탑 공사의 실상이 담긴 동영상과 그 동안 고생하신 분들을 위해 상을 주기도 하는 등 집회 주제의 묵직함에 비해서는 비교적 즐겁게 재미있게 집회가 진행이 되었던 것 같다 ㅎㅎ

 

 

 

 

집회를 다녀온 후 하루닫기- 하루 닫기는 학교 일상을 꾸릴 때도 매일 하는 것이지만 여행 때도 그대로 진행한다. 하루를 어떻게 보내는지, 힘든 점은 없었는지 가볍게 수다 떠는 시간인데 여행이 잘 되기 위해서는 이 시간을 매일매일 잘 이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부분의 친구들이 다양한 여행 경험이 있기 때문에 사소한 일로 크게 불평을 늘어놓거나 하지는 않는다. 이번 여행은 그 중에서도 가장 사건 사고 또는 불평 불만이 적었던 여행이 아니었나 싶다. 그래서 좀 심심하기도 했고 ㅋㅋㅋ  

 

 

 

 

여행 마지막 날에는 아점을 먹고 표충사에 다녀왔다. 표충사는 밀양에서도 유명한 관광 명소인 것 같았는데, 절이 크지는 않지만 앞마당이나 각각의 공간이 큼직하게 구성된 것이 시원하고 상쾌한 느낌이 받을 수 있었다. 표충사로 들어가기 전 도보길인 표충로도 수풀로 우거져서 역시나 시원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뭔가 가슴이 뻥 뚫리는 듯한 느낌이랄까- 상쾌한 느낌에 발걸음도 절로 가벼워진 것 같다 ㅎㅎ

 

 

 

 

남자친구들에게는 절대 느낄 수 있는 이 상큼한 표정들 ㅎㅎ 여행 초반에는 사진을 잘 찍으려고 하지 않았지만 남는 건 사진이라고 몇 번을 설득한 끝에 나름 다양하게 사진을 남길 수 있었다. 가온나무 귀요미들의 상큼한 포스, 얍얍얍!

 

 

 

 

안쪽 담벼락 너머로 본 표충사의 넓은 앞마당! 실제 가보면 탁 트인 공간에 아무 것도 없어서 더 넓어 보인다. 주변 산세도 아늑하면서도 경쾌하다고 해야 할까- 아무튼 지금까지 봤던 절과는 사뭇 다른 느낌의 공간인 것만큼은 분명한 것 같다.

 

 

 

 

가온나무 점프샷! ㅎㅎ 난 개인적으로 점프샷을 좋아한다. 인물샷을 찍다보면 포즈가 필요할 때가 많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포즈를 취하는 동안 얼굴과 몸에 힘이 들어가서 어색한 사진이 나온다. 하지만 점프를 할 때 몸은 가장 역동적이고 표정은 가장 풀려있어서 재미있는 사진이 나온다 ㅋㅋ 가온나무 친구들, 만세! 살아있네~

 

 

 

 

표충사로 돌아오는 길 그래도 송전탑 현장에는 한 번 가야하지 않을까 싶어 아이들에게 가보고 싶은 친구들만 신청을 받았다. 산길로 걸어서 15분이면 올라갈 수 있다고 했는데 헉헉헉 걷다보니 30분은 족히 걸린다능 @.@;; 역시 도시타임과 시골타임은 다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올라가는 도중 잠시 쉬는 시간에 찍은 석규와 레미의 투샷! ㅎㅎ 둘 다 표정이 살아 있네~

 

 

 

 

이 한장의 사진으로 송전탑 현장을 잘 설명할 수 있지 않을까- 기둥이 되는 송전탑 구조물과 주변의 자연경관이 대비되고 있는데 실제 한전이 그 동안 어떤식으로 공사를 진행해왔는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마을 주민들의 지중화 작업을 하라는 대안책을 듣지 않고 추진한 한전의 공사 방식은 거의 마을 한 복판에 송전탑을 세우는 식이었다. 우리가 사는 동화전 마을 말고도 주변의 다른 마을에도 송전탑을 세우는 계획이 추진 중인데 실제로 보라마을의 한 할아버지는 자기 밭 한 가운데 송전탑이 들어오는 것을 보시고서는 분신자결을 하셨다고 한다. 그제서야 한전 측은 6억원이라는 보상을 해주었다고 하는데 이 과정에서 할아버지 유족은 송전탑 반대 운동에 할아버지 이름을 거론하지 말라는 소송을 냈다고 한다. @.@;;

 

 

 

 

우리가 간 날은 한전 사장이 와서 마을 주민들의 이야기를 듣는 날이었다. 한전 사장이 올라오기 전 형사들이 먼저 올라왔는데 마을 사람들과 반갑게 인사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뭔가 싸늘한 분위기가 연출이 되었다. 형사가 왜 올라오느냐는 질문에 형식상 마을 주민을 보호한다는 명분이지만 실제로는 한전 사장을 보호하려는 것이 아니겠냐는 말씀을 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예상했던 시간이 한참 지나서 온 한전 사람들은 정중하기는 하지만 어딘가 예의가 없는 모습이었다. 생각해보면 사장, 임원이라는 자리가 한전이라는 공간에서만 그런 것이지 이 곳에서도 그런 것이 아닌데 마치 자기들이 이 곳에서도 간부인 척 행동하는 것이 내 눈에는 아니꼬웠던 것 같다. 자기보다 나이도 많은 어르신들 앞에서는 좀 고개도 숙이고 예의를 차려야 할 것이 아닌가, 쳇!

 

 

 

 

아무튼- 여행의 모든 일정을 마치고 저녁에는 맛있게 즐겁게 쒼나게 고기타임!! 엊그제 배운 물뿌리기 신공을 가지고 나름 열심히 고기를 구웠는데 아이들미 맛있게 먹어줘서 다행이었다. 그 동안 밥을 먹는 것을 보고 고기를 적당히 구입했는데 여자들에게 밥이 들어가는 배와 고기가 들어가는 배는 따로 있다는 것을 이번 여행을 통해서 처음 알게 되었다 ㅋㅋ

 

 

 

 

진짜진짜 여행 마지막 날! 아침을 먹고 버스를 타고 또 타고 밀양역에 도착했다. 5박 6일 동안 우리는 뭘 했을까도 중요하겠지만 어쨌든 낯선 장소에서 낯선 경험을 하는 동안 서로 싸우지 않고 모든 과정을 잘 마무리한 것 자체로 가온나무 친구들에게 박수를 쳐줘여 할 것 같다.  아무튼 레미의 호전적인 뒷모습으로 가온나무 여행 포스팅은 여기 마무리! ㅋㅋ 아자아자앚뵹!! 

 

 

 

 

추신.

여행을 바라보는 어른들의 기준은 대부분 비슷한데 '낯선 곳에 가서 엄청 빡센 경험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학교에서의 내 경험상으로는 그런 경험을 한 친구들 대부분은 그렇게 다녀온 장소를 정말 싫어한다. 내가 2009년 처음 다녀온 지리산 종주가 그랬다. 지리산을 마치고 즐겁게 고기를 구우며 평가를 하는 자리에서 어떤 친구는 지리산을 향해서는 오줌도 누지 않겠다고 했다. 이건 뭐 군대도 아니고 말이지.. @.@;; 설령 빡세게 다녀와야 한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어느 정도 상쇄시켜 줄 여러가지 좋은 아이템들이 필요하다. 그런 것이 부재한 상황에서 '이건 좋은 여행이야'라는 명분 속에 다녀오는 여행은 아이들에게는 그저 고통일 뿐이다. 꼭 학교가 아니더라도 다같이 즐길 수 있는 가족 여행을 준비하고 있는 분들이라면 이 점을 꼭 참고하시면 좋겠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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