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본에는 주로 저녁 시간 술자리 때문에 찾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오늘은 모처럼 '순수'하게 밥을 먹으러 찾게 되었어요.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오픈한지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지나칠 때마다 정말 호기심이 생겼던 이 곳. '순수시대'를 오게 되었어요. 대부분 순대국 하면 시장 바닥에서 먹을만한 구수한 먹거리를 먼저 떠올리지만 이 곳은 순대국의 뽀얀 국물을 '순수'하다는 개념으로 바꿔버렸어요. 전 '순수시대'라는 이름과 가게 인테리어를 보고 그냥 소박한 레스토랑인가보다 했는데 순대국을 파는 것을 보고 뒷통수를 한 대 맞은 느낌? 작명이나 인테리어를 누가 했는지는 모르지만 정말 기똥차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ㅎㅎ
내부 인테리어는 이름에 걸맞게 상당히 깔끔하고 깨끗한 편이에요. 오픈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그럴수도 있겠지만 일하시는 분들의 복장이나 가구들, 연두빛 소파들이 공간을 상당히 맑고 깨끗하다는 느낌을 주는 것 같아요. 우왕굿!
유리문에는 이런 걸쭉한 문구가 적혀 있어요 ㅋㅋ 이 곳을 오픈하신 사장님이 쓰신 걸까요? 만약 사장님 솜씨라면 정말 글솜씨가 좋은 것 같아요 ㅎㅎ 그런데 정말 돈이 없으면 사장님이 내신 내주실까요? ^-^*
들어오는 입구와 카운터 모습이에요. 카운터 뒷편에는 큰 솥단지가 2개나 있는데 처음에 들어올 때는 장식용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중간에 일하시는 분이 큰 냄비를 들고 와서 직접 퍼가시더라구요 ㅎㅎ 순수하게 직접 끓였다는 문구가 진짜인 것 같아요.
이렇게 이름별로 쿠폰을 모아 보관을 해주시기도 하네요. 그 동안 많은 분들이 오셨는지 쿠폰이 제법 많이 있었어요. 우리는 쿠폰 종이가 없어서 그랬는지 이번에는 받지 못했는데 다음에는 꼭 받아야겠어요 ㅎㅎ
자- 이제부터 본격적인 음식 포스팅이에요. 메뉴는 모듬순대 小, 순대국밥 2개를 주문했어요. 먼저 반찬부터 뙇! 반찬 역시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느낌이에요. 맛을 보니 과하지 않고 담백한 맛이 마음에 쏙 들엇어요.
제일 먼저 먹은 모듬 순대! 이 순대는 이 곳에서 직접 만드신 거라고 하네요. 이런 수제 순대는 여기저기서 먹어봤는데 이곳 순대는 유난히 담백한 느낌이었어요. 순대 특유의 향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싫어하실 수도 있겠지만 전 이런 순대를 더 좋아해서 그런지 맛있게 먹을 수 있었어요. 옆에 같이 나온 것저리와 함께 먹어도 좋고 쌈장에 찍어 먹어도 굿!이에요 ㅎㅎ
속살이 포동포동 살아 있는 순대에요 ㅋㅋ 순대를 즐겨 먹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곳에 와서 먹는 수제 순대는 맛있는 것 같아요. 특히 이 곳 순대는 담백하고 고소한 맛이 일품이에요 ㅎㅎ
순대국밥과 순대곰탕 두가지가 있었는데 순대국밥은 돼지뼈를 우린 거고 순대곰탕은 소뼈를 우린 거래요. 순대국밥은 5,800 원, 순대곰탕은 6,800 원! 전 둘 다 일반 순대국처럼 뽀얀 국물이겠지 싶어 국밥을 시켰는데 빨간 국물이 나와서 흠칫했다능 ㅋㅋ 국밥이라는 용어를 뒤늦게 떠올리며 그럴 수도 있겠다 싶지만 메뉴판에 국밥은 빨간 국물이다 라는 표시가 있으면 더 좋을 것 같아요. 전 하안 국물이 좋아요 ㅠ.ㅠ
그래도 맛은 좋았어요. 국밥 역시 순대를 먹을 때와 비슷한 느낌이었는데 상당히 담백하고 깔끔해요. 순대국 특유의 비린내가 나지 않고 뒷맛도 개운하지만 이것 역시 '순대국은 이래야지'라고 말하는 순대국 매니아들에게는 다소 심심한 맛으로 인식될 수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오히려 순대국의 강한 향 때문에 먹지 못하는 일반인들에게는 이런 맑고 담백한 순대국밥이 강하게 어필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순대국만 먹기에는 좀 아까운 생각에 주문한 꿀막걸리 ㅋㅋ 한 잔에 1,000원에 팔길래 주문을 했는데 맛이 상당히 달았어요. 그릇은 큰데 막걸리 양은 작아서 살짝 실망했지만 그래도 순대국 한 그릇과 같이 먹기에는 조합이 괜찮은 것 같아요 ㅎㅎ
계산을 마치고 나오는데 카운터 바로 옆에 이런 서비스를 제공해주고 있네요 ㅎㅎ 종이컵에 새겨진 문구를 보면서 다시 한 번 사장님의 센스를 엿볼 수 있었어요. 그냥 일반 종이컵을 썼다면 어느 가게에서도 볼 수 있는 뻔한 음료 서비스가 되었겠지만 이렇게 센스 있는 문구 하나가 들어감으로서 이 음료 서비스는 이 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특별한 음료가 된 거잖아요. 아무런 무늬 없이 흰 종이컵에 문구 하나만 있으니 이것 자체로 이 가게의 컨셉을 느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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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가 마치 체인 같다는 느낌이 들어서 계산할 때 물어보니 이 곳에 가게를 처음 내신 거라고 하시더라구요. 깔끔하고 담백한 순대국, 센스 있는 문구들, 순백색의 인테리어 등 오픈을 하기 전 굉장히 많은 품이 들어간 가게인 것 같아요. 그렇게 품을 들어간 만큼 꼭 대박났으면 좋겠네요 ㅎㅎ 왠지 2년 안에 전국에 체인이 많이 생길 것 같은 느낌이었어요. 사장님, 대박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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