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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학교/수업과교실

기승전-청소년축제, 청춘의 길

by 식인사과 2015. 1.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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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1월 초- 학생들이 중심이 되어 기획하고 준비하는 축제 '청춘의길'이 인근 교회 예배실에서 진행되었다. 청춘의길은 동아리 중심의 청소년축제인데 학교 축제인 문화제와 달리 100% 학생들이 기획을 하고 준비를 하는 축제다. 그러다보니 준비가 미흡할 때도 많지만 그만큼 열정이 가득하고 톡톡 튀는 아이디어들이 많다.


올해는 인근에 있는 다른 대안학교인 무지개학교 학생회와 합동공연도 하면서 점점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아마도 아이들의 로망인 클럽 분위기의 자유로운 형식의 축제이기 때문에 하는 사람들도 보는 사람도 많이 즐거워하는 편이다. 반면 대중가요나 대중문화가 주요 컨셉이다 보니 어른들은 웃으면서도 웃지 않는 묘한 표정을 짓곤 한다.   





아마도 청춘의길 역사상 전설로 남을 공연이 이 때 탄생했다. 고등 남자친구들의 동아리 '덩어리'에서 울랄라세션의 '아름다운밤'으로 춤을 췄는데 생생한 표정과 역동적이면서도 뻔뻔한 몸짓들, 열정적인 춤들이 한데 어우러져서 멋진 공연이 나왔다. 이게 입소문이 나면서 연말에는 지역 음악 공연에 게스트로 초청되기도 했다. 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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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들이 좋아하는 매체와 어른들이 좋아하는 매체는 많이 다르다. 하지만 대부분의 어른들은 청소년이 좋아하는 매체에 관심이 없거나 나쁘다고 여기는 경우가 많고 그걸 좋아하는 아이들을 한심하게 여긴다. 어떤 분들은 자본주의 기획상품인 대중 음악에 홀려 음악 선택에 대한 주체성이 떨어질까봐 걱정이 된다고 하시는데 그렇게 말하는 본인조차도 청소년 시절에는 연예인을 목숨 걸고 좋아했던 적이 있지 않았을까. 나도 어렸을 적에 김지호를 좋아해서 사진샵에서 신상 사진들을 왕창 구매하곤 했지만 지금은 내 개인창고에 소중한 추억으로 보관되어 있다.


청소년들의 고유한 문화를 지켜주는 것은 그들의 건강한 성장을 위해서 꼭 필요한 일이다. 그들의 문화를 얼핏 보면 거칠고 불편하고 나쁠 것 같아 보이지만 그렇게 보이는 이유는 정말 그렇기 때문이 아니라 그렇게 보고 싶기 때문이 아닐까. 청소년 문화를 제대로 보기 위해서는 우선 '있는 그대로' 보는 연습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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