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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도서관/나혼자맛집

시골맛보따리 번외편 :: 어머니의 밥상

by 식인사과 2015. 10.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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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박스를 받고 포스팅을 하려고 했을 때 어머니께 부탁을 드리려고 했다. 하지만 음식을 하면서 사진 찍는 것을 어려워하셔서 부탁을 못드렸는데 마지막 박스에서는 왠지 어머니 음식을 넣고 싶었다. 사실 처음부터 제대로 준비한 음식이 아니라 어머니가 음식을 하는 도중에 재료를 밀어넣은 것이기 때문에 포스팅 주제처럼 '어머니의 밥상'이라고 하기에는 좀 부족한 감이 있다. 하지만 어머니가 해주시는 음식은 어떤 음식이든 나에게 가장 맛있는 음식이기 때문에 번외편으로 기록을 남겨본다.

 

쌈채소와 호박잎을 씻는 중인데 시간이 꽤 흐른 후에 꺼내서 그런지 먹을 게 많지 않았다. 그 중에서 가장 싱싱한 놈들을 골라서 샤샤샥 씻으니 그래도 윤기가 반들반들, 먹음직스러웠다.

 

 

 

 

 

피망의 영롱한 자태! 따로 요리를 하기가 어려워 전에 해 놓은 고기 볶음에 송송 쎃어서 같이 볶기로 했다. 이 녀석 역시 팍팍하게 말라버렸으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썰어보니 아직도 싱싱함을 유지하고 있었다.

 

 

 

 

 

 

 

미리 볶아놓은 고기에 송송 썰어놓은 피망을 투척하고 달달달 볶아주었지만 이미 고기를 조리한 상태라 오래 볶을 수가 없어서 피망이 푹 익지 못했다. 그래도 맛은 나름 심쿵~ 푸릇푸릇한 피망의 맛이 고기의 퍽퍽함과 잘 어울렸던 것 같다.

 

 

 

 

 

 

 

호박잎은 굉장히 많았는데 모두 물러져서 버리고 작은 잎 몇개만 살아남았다. 채소의 유통기한은 2주 정도가 적당하다는 것을 이번 기회에 제대로 알았다. 살아남은 녀석들을 작은 찜통에 넣고 쪄주니 오- 다시 살아났다!

 

 

 

 

 

 

쌈채소도 결국엔 많이 버렸다. 하지만 버리고도 한 접시 가득이라는 게 함정 ㅋㅋ 남아 있는 쌈 중 반은 쌈용으로, 반은 샐러드 용으로 나눠서 먹었는데 둘 다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요리를 다 하고 나서 상에 놓고 보니 초록색의 향연이.. 왠지 텃밭을 그대로 옮겨온 것 같다. 먹는 도중에 매콤한게 필요해서 배추김치와 열무 김치를 놓고 함께 먹었는데 고기도 좋아하지만 쌈채소를 더 좋아하기에 두겹 세겹 쌈을 싸서 결국엔 혼자 다 먹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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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밥상'이라는 주제로 포스팅을 하다가 생각해보니 이제 얼마 있지 않으면 이 맛있는 음식을 매일 먹을 수 없다는 사실에 조금 슬퍼졌다. 물론 나는 음식에 크게 연연해하지 않아서 아무 것이나 영양소처럼 잘 먹는 편이지만 그래도 익숙한 맛을 다른 맛으로 옮기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형님이 결혼하고 나서 집에만 오면 밥을 엄청나게 먹고 가는 걸 왠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뭐, 금세 적응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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