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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여행 09편 : 과거를 사랑한 거리 '경암동철길마을'

by 식인사과 2017. 6.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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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성반점에서 늦은 점심을 해결하고 자전거로 10분 정도 더 달리니 경암동 철길마을이 나왔다. 2008년까지만 해도 하루에 두번씩 기차가 운행을 해서 사진 작가들에게는 출사 명소로 손꼽히던 곳이라고 한다. 기차가 정말 지나다녔을까 싶을 정도로 거리가 굉장히 좁은 편인데 건물과 건물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지나가는 기차를 상상해보니 그것만으로도 굉장히 이색적인 풍경이 아니었을까. 지금도 거리가 예쁘게 조성되어 있지만 왠지 그 때의 거리 모습이 더 매력적이었을 것 같다.





입구부터 예쁜 벽화들이 많아서 철길마을을 보러 온 많은 분들이 벽화 앞에서 사진을 찍느라 정신이 없었다. 일제시대와 70년대를 거치며 생성된 거리의 독특한 특성 때문인지 벽화도 개성 넘치는 그림들이 많았다. 







철도가 운행을 중지한 후에는 잠시 먹거리촌으로 운영이 되었지만 곧 지금의 '추억의 거리'로 재탄생되었다고 한다. 입구에서부터 교복대여를 하는 곳이 많았는데 가격은 비싸지 않으니 친구들과 추억의 셀카를 남기고 싶은 분들이라면 한 번쯤 이용해봐도 좋을 것 같다.







철길이 운행을 했던 당시까지만 해도 실제 거주하는 분들이 계셨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은 관광을 위한 거리가 되어서 거주하시는 분이 계신지는 잘 모르겠다. 간간히 실제 거주하는 듯한 풍경을 보여주는 집들이 있었는데 주말마다 이렇게 많은 인파가 몰려 온다면 나라면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 같다. 그래도 거리는 정말 예쁘다. 







'추억의 거리'를 컨셉으로 잡아서 그런지 판매하는 먹거리들도 예전 음식들이 많았고 가게들도 대부분 오래된 점포처럼 꾸며놓았다. 400미터 정도의 짧은 거리였지만 시간을 가지고 천천히 즐기면서 걷는다면 1-2시간 정도는 재미있게 놀고 갈 수 있을 것 같다.







가게마다 자세히 사진을 찍고 싶었지만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포기했다. 사람들이 최대한 없을 때마다 사진을 찍었지만 그래도 사람들이 여기저기 찍혀 있는 것을 보면 정말 사람이 많았던 것 같다. 마음에 기회가 된다면 주중에 시간을 내서 다시 오고 싶다. 







철길 마지막 부분으로 오니 가게들도 없고 덕분에 사람들이 줄어들었다. 바닥을 보니 철길에 기념으로 글을 남기고 간 사람이 많았다.  





관광을 위한 거리로 재탄생되었다고 하지만 철길마을은 오묘한 느낌을 주는 동네다. 어쩌면 군산 전체가 그런 느낌인지도 모르겠다. 근대와 현대가 절묘하게 균형을 이루고 있는 느낌이랄까. 근대 이전의 유적이나 기록물은 나름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많이 본 것 같지만 근대 문화에 대한 것들을 제대로 보게 된 것은 군산이 처음인 것 같다.  




철길마을까지 답사를 끝내고 나니 기진맥진... 답사 일정 자체가 빡빡한 것도 있지만 자전거를 끌고 철길마을의 수많은 인파를 뚫고 가는 것이 좀 힘들었다. 그래도 남아 있는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철길마을을 나와서 자전거로 20분쯤 달려서 군산 시내에 도착했다. 자전거를 반납하고 다시 미즈카페로 가서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잔 하며 원기 충전했다. 그래, 조금만 더 달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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