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업무상 미팅을 하는 곳이 평촌역 인근이라 종종 이곳에서 점심을 해결한다. 미팅을 끝내고 업체 대표님이 같이 점심을 먹자고 하시면서 얼마 전에 갔던 맛집을 소개해주셨다. 간판과 가게 인테리어를 보고 이 정도면 당연히 프랜차이즈겠구나 싶었는데 포스팅을 하려고 정보를 찾아보니 개인이 운영하는 가게라고 한다.
밀면 전문점이지만 돼지국밥과 만두를 함께 판매한다. 2018년도에 올라온 후기에는 해물계란탕면과 소고기 만둣국이 있었고 2019년도에 올라온 후기에는 모듬 조개탕면이 있었는데 지금 돼지국밥으로 바뀐 것을 보면 부산 향토 음식으로 콘셉트를 확실히 잡은 것 같다.
밀면은 돼지국밥과 함께 부산의 대표 향토 음식 중 하나다. 밀가루와 녹말가루 등을 섞어서 만든 면과 소 사골을 포함하여 다양한 약초를 함께 우려낸 육수를 넣어서 시원하게 먹는 음식이다. 냉면과 유사해서 종종 비교되지만 면의 식감이 완전 다르다. 면에 쑥을 넣은 쑥밀면도 있다고 한다.
메밀가루가 들어간 냉면과 달리 밀가루와 녹말 가루로 만든 면이라 냉면보다 저렴하다고는 알려져 있지만 요즘 가성비 냉면집이 많다 보니 가격은 얼추 비슷한 것 같다. 물밀면과 비빔밀면 모두 7,000원이다. 보통 가격이 1만 원이 넘어가는 고급 평양냉면집에 비해서는 확실히 저렴하다.
가게 한 쪽에 온육수가 있어서 밀면의 찬기운이 부담스러우신 분들은 육수와 함께 밀면을 먹어도 좋다. 온육수에 나오는 밀면은 없냐고 물으니 없다고 한다. 생각해보니 따뜻한 국물에 먹는 냉면을 상상할 수 없는 것처럼 밀면도 면의 질감과 육수 맛만 다를 뿐 냉면과 동일한 계열의 음식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부산을 여행했을 때 돼지국밥은 종종 먹어봤지만 밀면은 이번에 처음 먹어봤다. 먹자마자 바로 밀면의 팬이 되어 버렸다. 냉면만큼 면이 쫄깃하지만 끊어지지 않아 꾸역꾸역 입에 넣어야 할 정도로 부담스러울 정도는 아니다. 얇은 면보다 씹는 맛이 좋은 굵은 면을 좋아하는 나에게는 최적의 식감이다.
탱탱하고 쫄깃한 면발이 주는 기분 좋은 저항감도 좋지만 무엇보다 맛이 좋은 것은 육수다. 새콤하고 달달하면서 청량한 느낌이 난다. 다소 밋밋한 맛이 나는 냉면 육수에 비해 밀면의 육수는 자극적인 맛을 좋아하는 부산 사람들의 입맛에 맞춰 양념이 많이 들어간다고 한다.
한 겨울에 먹는 찬 음식이라 속이 조금 부담스러웠지만 나도 모르게 한그릇을 뚝딱해버렸다. 처음 주문할 때 돼지국밥과 밀면 중에 어떤 것을 먹을까 고민했는데 잘 주문한 것 같다. 다음에 갈 때는 돼지국밥을 먹어봐야겠다.
어떤 분의 후기를 보면 부산에서 먹은 밀면보다 밀까리의 밀면이 더 맛있다고 한다. 난 부산에서 밀면을 먹어보지 못해서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이 집의 밀면은 굳이 다른 지역의 음식과 비교할 필요 없이 음식 자체의 맛이 좋다.
가게 운영 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 30분까지다. 가게 마감은 8시 30분이지만 마지막 주문은 8시까지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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