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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일야화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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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와 진보 어느날 문득, 아니 꽤 오래전부터 난 보수주의자에 가깝다는 생각을 했다. 울타리 넘어 미지의 세계로 나아가는 진보의 거침없는 도전과 무한한 상상력도 좋지만 그런 진보가 다시 이 세계로 돌아올 때 튼튼한 울타리의 역할을 해주는 보수의 건강한 원칙과 무심한 듯한 진지함이 내 기질에 맞기 때문이다. 보수와 진보는 서로 싸워야 할 적이 아니라 자연의 낮과 밤처럼 단지 역할이 다를 뿐이다. 옳고 그름, 좋음과 나쁨의 기준으로 편을 가를 수도 없다. 그냥 삶의 방식 중 하나이다. 흐르는 물에도 고인 물에도 물고기는 살지 못한다. 최적의 생태계는 새로운 물이 끊임없이 들어오고 빠져나가는 고인 웅덩이다. 문제가 되는 이들은 코스프레를 하는 사람들이다. 그 중에서도 더욱 큰 문제가 되는 사람들은 진보 코스프레를 하는 사.. 2015. 9. 29.
사과와 반성 사과가 행동이라면 반성은 마음이다. 반성 없는 사과는 거짓말이고 사과 없는 반성은 무책임이다. 두가지 다 상대방에게 분노를 유발한다 실천에 마음이 담겼을 때 마음이 실천으로 옮겨졌을 때 상대방에게 진심이 전달된다 2015. 6. 14.
죽은 교육, 낯설게 보기 ` 많은 사람들이 좋은 교육이란 학생들이 각자의 상황에 알맞게 잘 짜여진 교육을 받는 것이라고 생각하곤 한다. 죽을 때까지 누군가에 의해 짜여진 인생을 살 수밖에 없는 누군가에게는 그 방법이 좋은 교육이 될 수도 있겠지만 다양한 변수 속에서 살아가야 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죽은 교육이 될 확률이 높다. 하지만 아쉽게도 우리들 중 대부분은 죽은 교육을 받고 자라났다. 아이러니한 것은 죽은 교육의 받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수학? 살면서 더하기빼기 말고 더 필요한 게 있냐? 미분적분을 도대체 왜 배워야 하냐구!"라며 분노하면서 정작 제 자식에게는 미분적분을 꼭 잘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한다는 것이다. 죽은 교육은 죽은 지식을 낳는다. 학교는 아이들에게 맛있는 음식을 제공하는 곳이 아니다. 다만 신선한 재료를 .. 2015. 6. 13.
공부란 무엇일까. ` 공부란 무엇일까. 요즘엔 이 질문을 내 스스로에게 많이 한다. 일반학교와는 결이 다른 교육 현장에 발을 담그고 있어서 그런 걸까. 신문 기사를 읽다가도 문득, 영화를 보다가도 문득, 노래를 듣다가도 문득 이 질문이 떠오르곤 한다. 얼마 전에는 형님과 술자리를 하며 신나게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교육 이야기로 이어지게 되었다. 조카가 이제 4살이 되었고 형님도 이제 본격적으로 자식 교육에 대해 생각해야 되다보니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그쪽으로 이어진 것 같다. 문제풀이, 진도중심, 지식전달 중심 교육을 하는 공교육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대안교육이 시작되었지만 20여년이 지난 지금 대안교육도 아직 욕망의 한계는 극복하지 못한 것 같다. 지금까지도 내가 있는 대안학교에서는 학교에서 아이가 놀기만 한다고 생각.. 2015. 2. 20.
스마트폰 아이콘 정리 ` 군대는 싫어해도 열과 오를 맞추는 것을 좋아하는 나는 스마트폰 배경화면을 깔끔하게 정리해서 쓰는 편이다. 그런데 내가 정리하는 기준은 언제나 '기능'이다. 메신저는 메신저끼리, 클라우드는 클라우드끼리 묶어놓거나 같은 회사에서 나온 앱들을 일괄적으로 정리해놓는 식이다. 그런데 얼마 전 한 학생의 바탕화면을 보면서 기발한 정리 방식을 알게 되었다. 아이콘 색채 계열이 동일한 것들만 모아놓은 방식이었는데 분명 사용하는데는 불편해보여도 미학적으로는 아름다워보였다. 물론 이 친구는 직접 쓰는 앱만이 아니라 색깔을 맞추기 위해 불필효한 앱들을 설치하긴 했다. 그래도 이쁘긴 이쁘다 ㅎㅎ 사실 이쁘기만 하고 기능면에는 큰 쓸모가 없어서 포스팅을 할까 말까 고민했는데 그냥 가볍게 소개 정도는 하고 싶어서 이렇게 글을.. 2015. 2. 20.
열정페이, 그리고 가치페이 ` 열정페이란 말이 유행이다. 열심히 일할 거리를 제공할 테니 돈 달라고 징징대지 말고 닥치고 열심히 일하라는, 그러면서 열정만 쏙 빼먹고 일정 기간 이후에 바로 팽해버리는 일부 기업의 갑질 횡포를 두고 하는 말이라고 한다. 열정페이란 말이 유행하기 전에는 이런 문화를 당연시하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애궂은 청춘들만 열정이 부족하고 돈만 생각하는 철부지처럼 인식되곤 했다. 지금의 최저 임금의 반도 되지 않았던 시기에 첫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던 나에게 이런 인식은 아직까지 상당히 불편하게 다가온다. 열정페이를 열정페이라고 부르지 못하던 시절, 나 역시 적은 임금이라도 경험을 쌓을 수 있는게 어디냐며 말도 안되는 페이를 받으며 '즐겁게' 일하던 시절이 있었다. 대학을 수시로 붙은 후 지역예술축제에서 4개월 단기.. 2015. 1. 24.
소주뚜껑의 역습, 3탄 | 신기술 연마 소뚜가 오늘도 신기술을 연마했다. 태권도 유단자만 할 수 있다는 전설의 다리 찢어 옆차기!. 얍얍얍! 늠름하지? 뒤에서 보니 뭔가 회오리 차기 같군. 흠. 난 요런 것도 할 줄 알아. 비웃는거지, 그런거지? 술 먹을 거야. (취했다..) 홍알홀알.. 2014/01/25 - [천일야화/천개의공감] - 소주뚜껑의 역습, 1탄 | 소주 먹고 할 일 없을 때 2014/07/04 - [천일야화/천개의공감] - 소주뚜껑의 역습, 2탄 | 소주에 코박기 2014. 7. 27.
소주뚜껑의 역습, 2탄 | 소주에 코박기 지인들과 술을 먹다보면 그냥 나 혼자만 공백이 생길 때가 있다. 둘이서 먹을 때는 그럴 경우가 거의 없는데 3명 이상 먹으면 그런 경우가 생기는데 그럴 때마다 나 혼자 하는 소주 뚜껑 놀이가 있다. 처음에는 삼발이를 만들어 가지고 놀았는데 요새는 졸라맨을 만들어 다양한 설정샷을 찍으며 놀고 있다. 아- 소주 뚜껑은 정말 무한한 변신이 가능한 또 하나의 숨겨진 트랜스포머일지도.. 만취한 소주뚜껑님하.. 접시물에도 코박고 죽을 수 있다던데 넌 소주에 코를 박고 죽으려고 하는구나. 왠지 가엽어 보이는 소주뚜껑님.. 오늘부터 너를 '소뚜'라고 불러줄께. 안녕, 소뚜야! 지인들과 술을 먹다가 만들었는데 위 설정샷을 보고 여렷이 꽤 웃었던 기억이 난다. 왠지 요즘 현대인의 심정을 대변하고 있어서일까. 웃으면서도 소.. 2014. 7. 4.
[크레용팝] 어이- 블링블링 반짝이는 노래. 크레용팝이 신곡을 내놨다. 빠빠빠 이후 나오는 신곡이라 더 새로운 것을 보여줘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었을 텐데 이 다섯 여자들은 뭘 걱정하냐는 듯이 닭다리 잡고 삐약거리며 가뿐히 넘어선다. 최근에는 세월호 사고로 대한민국이 슬픔에 잠기자 미리 잡혀 있는 팬사인회도 취소시킬 정도로 개념도 잘 탑재되어 있다. 크레용팝의 즐거움은 무엇보다도 신선한 퍼포먼스와 흥겨운 노래에 있다. 섹시돌들이 서로 경쟁하면서 엽기돌들이 되어가는 그 순간에도 이들은 자기들의 정체성을 잃지 않는다. 빨간 스카프와 흰색 모시옷, 그것도 모자라 빨간 양말에 하얀 고무신을 신고 나오면서 흥겹게 무대 위를 뛰어다닌다. 크레용팝을 좋아한다고 하면 아직도 일베 논란을 떠올리면서 나를 이상하게 보는 사람들이 있다. 또는 이렇게 가볍고 싼티가 나는.. 2014. 4.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