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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학교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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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실, 탕비실을 마련하다. 그 동안 제대로된 탕비 용품이 갖춰져 있지 않았기에 근무 중 음료를 마실 경우 불편했는데 이번에 창고로 쓰이던 공간을 정리하면서 소소하게 탕비실을 마련했다. 누군가는 대단한 일도 아닌 것에 호들갑을 떤다고 볼 수 있겠지만 배움터길 교사회에게는 일부나마 사소한 복리후생이 보장되는 것이기 때문에 나름 의미가 깊다. * 대안학교 선생님들의 근무조건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이 열악하다고 알고 있지만 생각한 것만큼 그렇게 조악한 수준은 아니다. 하지만 교사의 복리후생에 대한 인식이 전반적으로 낮은 것은 사실이다. 대부분의 대안학교에서는 교사가 운영자이자 노동자이기 때문에 월급이나 복리후생을 스스로 얘기하고 스스로 정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대안학교 교사라고 해서 빵빵한 월급과 복리후생이 부럽지 않는 것이 아니다. .. 2014. 8. 22.
빈다방 3.0 시즌 마감하다. 빈다방은 학생들과 함께 만드는 카페 컨셉으로 2010년부터 기획한 프로젝트이다. 초창기에는 카페 기획을 담당한 선생님이 학생들을 데리고 카페 프로젝트라는 수업도 열고 여기저기 카페 탐방도 다니며 카페 컨셉에 대한 논의를 많이 했다. 하지만 정작 실천을 이어지지 못하면서 동력이 사라질 뻔 했는데 그 언저리쯤 어찌어찌하다가 내가 운영을 맡게 되었다. 그 동안의 과정을 돌아보니 좋은 품질의 음식을 만들겠다, 독특한 인테리어를 구성해보겠다는 등 분명 '카페'를 운영하겠다고 한다면 당연히 고민해야 할 것들을 열심히 한 흔적이 보였다. 하지만 내가 보기엔 그 지점이 패착의 이유였다. 좋은 품질의 음식을 만들어도 사먹을 사람이 없었던 것이다. 순도 100% 레몬에이드를 만들었지만 가격이 어마무시하니 아이들은 당연히 .. 2014. 7. 28.
세상에 첫발을 디딘 신생 브랜드 "made by KIMSOO" 내가 일하고 있는 대안학교는 교육과정 체계가 대학과 비슷하다. 작은나무(중1) 때는 공통 필수 과목을 배우고 가온나무(중2) 때부터는 선택과목이 다양하게 열리는 데 자유 선택이 아닌 필수 선택이라 공강을 할 수는 없다. 큰나무(중3) 때부터는 듣고 싶은 수업이 없을 경우 공강을 할 수 있는데 이 때 본인이 원하면 대체학습을 신청해서 평가 기준을 통과하면 수업을 이수할 수 있다. 올해 초 이번에 내가 멘토를 맡게 된 학년에서 한 친구가 양재를 하고 싶은데 학교에서는 배울 수가 없다며 대체학습을 신청했다. 원래 손재주가 뛰어난 녀석이라 괜찮겠다 싶어 상담을 통해 결정을 내렸고 평가 기준은 직접 가방과 치마를 만들어보는 걸로 정했다. 그냥 가방을 만들라고 하면 왠지 동기부여가 덜 될 것 같아 이왕 하는 거 직.. 2014. 7. 25.
작업장플러스 | 소셜벤처공방 작년 내가 담당하고 있던 청소년센터 일을 맡으면서 사업 기획서 업그레이드를 위해 소셜벤처경연대회 참여한 적이 있다. 기획서 업그레이드가 목표였지만 대회를 참여하면서 사회적 기업에 대해 공부할 수 있었던 것은 정말 큰 행운이었다. '사회적 기업'이 최근에 뜨는 유행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미래에 꼭 필요한 경제 모델이라는 것을 인식하게 된 계기이기도 했다. 그래서 대회 참여 말고는 아무런 경험이 없는 내가 올해 작업장 플러스 수업으로 '소셜벤처' 수업을 열었다. 내 부족한 내공을 보완하기 위해 유스바람개비의 대표이자 사회적 기업 운영자이기도 하신 김정삼 선생님을 오픈 특강으로 모셨다. 총 3시간 동안의 강의였는데 특강만 들어도 좋으니 관심있는 친구들은 다 오라는 말에 열 명이 넘는 친구들이 신청을.. 2014. 7. 25.
[컴퓨터] 미니셸의 반격 작년 봄여름 작업장 영역 컴퓨터 수업에서 무비 메이커로 아이들이 만든 영상 하나 올린다. 대형 초콜렛과 소형 초콧렛의 싸움을 컷아웃 애니메이션 방식으로 제작했는데 이게 겉으로 볼 때는 단순해 보여도 엄청난 노가다 작업이라는 해 본 사람은 알 것이다. 처음에는 그냥 초콜렛끼리 아웅다웅하는 건가 싶었는데 나중에 설명을 들으니 거대 자본을 등에 업은 대기업의 횡포에 맞서 대항하여 결국 승리하는 중소기업에 대한 이야기라고 한다 ㅎㅎ 가벼움 속에 제법 진지한 메시지가 들어 있는 것을 보니 왠지 기특해 보인다. 굳잡! 2014. 1. 30.
[동아리] 몰라의 여덟번째 겨울 여행 '빙.신.들' 1월 13일부터 15일까지 2박 3일간 몰라 여행을 다녀왔다. 이번 여행의 제목은 '빙어 잡는 신가경과 호빗들' 줄여서 '빙.신.들' ㅋㅋ 여름이야 아무 곳에서나 발 뻗고 자면 그만이니 여행 아이템이 많은 편이지만 겨울은 날씨가 추워 활동적인 청소년 친구들과 다녀올 곳이 많지 않다. 그래서 몇 번의 몰라 회의 끝에 나온 결론은 빙어 잡으로 가자! 그래서 빙어 축제로 유명한 곳들을 물색했고 교통비가 거의 들지 않는 청평 빙어 축제를 가기로 결정했다. 청평역에 내리니 365마트, 레몬마트, 삼성마트 등 다양한 마트에서 펜션까지 픽업 차량을 지원해주고 있었다. 우리는 365마트 차량을 이용했는데 우리가 탄 차가 사장님이 직접 운전하시는 차였다. 학생들끼리 놀러 온 게 이뻐보이셨는지 여행 끝날 때까지 서비스로 .. 2014. 1. 17.
[세바시] 김창옥: 그래, 여기까지 잘 왔다. 오랜 만에 세바시 강연을 봤다. 내가 TED나 세바시 같은 강연을 볼 때는 주로 내 주변 상황이 어수선할 때이다. 최근에도 하는 일이 잘 풀리지 않아 답답했던 일이 많았다. 적지 않은 기간 동안 지금 몸담고 있는 공간에서 일을 하면서 여러가지 일들을 겪어 왔지만, 최근에 마주쳤던 일은 나에게 근본적인 회의감을 불러 일으켰다. 몇 년 동안 복잡하게 얽히고 설킨 실들을 정리하려고 근 일년동안 열심히 노력해왔고 이제 조금씩 희망이 보인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그 안은 아직도 텅 비어 있었다. 공허하다는 심정이 턱 끝까지 치밀어 오르려는 찰나 아마도 일을 시작하고 난 후 처음으로 직장에 연락을 해 늦게 출근하겠다는 말을 했던 것 같다. 그리고 눈을 뜨지 않고 6시간 동안 누워 있으면서 생각을 정리.. 2013. 12. 17.
[TED] 수잔 케인: 내성적인 사람들의 힘 (수잔 케인의 강의를 들으려면 Q를 클릭해주세요) 오랜 만에 TED 강연을 봤다. TED 강연은 명강연을 제외하고는 한국어 번역이 잘 되어 있는 경우가 많지 않아서 즐겨 보지는 않는다. TED를 위해서라도 영어 공부를 시작할까 살짝 고민했지만 영어를 배워서 써먹을 곳이 그리 많지 않다는 생각에 그냥저냥 자막에 의존하며서 살고 있다. 번역가도 먹고 살아야지.. 아무튼. 수잔 케인의 강의를 들으며 내 어릴 때 생각이 많아 났다. 수업 시간에 똥이 마렵다는 얘기를 부끄럽다는 이유로 하지 못해 그만 바지에 똥을 싸고 만 나는 아마도 내성적인 성격을 타고 났던 것 같다. 하지만 나는 어렸을 때부터 그런 내 모습이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적어도 수업 시간에 당당하게 손을 들고 화장실에 가고 싶다고 말하는 사람이 되.. 2013. 12. 17.
풋풋한 오리엔테이션, 'WOW' 참 늦게도 올리는 포스팅 @.@:: 올해 3월에 있던 일을 지금에서야 올리다니.. ㅠ.ㅠ 아무튼 한 해동안 찍은 사진을 정리하다가 그냥 쳐박아놓기에는 이쁜 사진들이 많기에 뒤늦은 후기를 올린다. 그래도 이렇게 다시 꺼내놓고 하나하나 찬찬히 훑어보니 이 친구들과 올 한해도 무사히 잘 보냈다는 생각에 흐뭇한 미소가 살짝, 훗! 너희들은 분명 멋진 어른이 될거야 ㅎㅎ 진짜? 넹! 매해 3월이 되면 신입생 환영 기념으로 이렇게 오리엔테이션을 한다. 처음 할 때만 해도 실내에서 조촐하게 진행을 했는데 이젠 학생수가 많다보니 야외에서 진행을 한다. 그 동안 선배들이 쌓아놓은 공력들이 있어서인지 아이들이 진행하기에는 제법 큰 규모의 행사임에도 어른들의 도움 없이 알아서 척척 진행한다. 일 년에 몇 번 볼 수 없는 해.. 2013. 12. 8.